시론

지역내일 2009-11-20
저출산율, 강 건너 불 아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세계에서 꼴찌라는 유엔인구기금(UNFPA) 보고서는 놀라운 소식이다. 과감한 출산 장려시책을 약속한 것이 언제 일인데, 아직도 꼴찌를 맴돌고 있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인구보건복지협회가 18일 발표한 UNFPA의 2009년 세계 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1.22명으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1.21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다. 이는 과거 5년간의 자료를 근거로 추정한 수치인데, 근년 통계청 자료로는 세계 최하위다. 한국여성 합계출산율은 근년에 1.2명을 넘어본 일이 없다.
^출산율 1.22명이라면 산술적으로는 인구의 정체를 의미한다. 그러나 영유아 사망률 등의 요인을 대입하면 인구가 줄게 되는 수치다. 이대로 가면 2018년부터 인구가 줄기 시작해 2040년에는 400만 명이 감소하고, 2100년에는 현재의 반 또는 3분의 1, 2200년에는 50만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있다.
^거기에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 76.2세, 여자 82.8세로 늘어 노령사회가 폭발성 큰 문제가 된다. 30년 전인 1980년에 태어난 아이는 87만여 명이었던 데 비해, 지난해에는 절반 수준인 46만여 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월평균 1800명 정도 줄었다.
^반면 65세 노령인구는 급속히 늘고 있다.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가 넘어 노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내년에 11%를 넘어선다. 2050년에는 38.2%로 늘어나 세계 최고의 노인국가가 된다는 것이 통계청 분석이다. 젊은이 넷이 한 사람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늙은이 세상’이 불과 40년 앞으로 닥쳐오는 것이다.
^젊은이 8명이 한 사람을 부양하는 꼴인 지금도 각종 연금재정과 의료보장 등에 소요되는 재정 부담으로 이 아우성인데, 그 때 우리 후손들이 당할 고통을 생각해 보라. 저출산 문제는 촌음도 허비할 수 없는 화급한 과제가 아닌가.
^정부는 그동안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여러 가지 장려시책을 펴 왔다. 2006년에는 30조원의 재정을 쏟아 부어 출산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시책들이 발표되었다. “낳기만 하면 아이는 나라가 키워주겠다”던 대통령 말에서 확고한 의지가 묻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3년 여 사이에 출산율이 올라가기를 기대하는 것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 할지 모르지만, 겉보기에 무언가 변화의 조짐이 있어야 할 텐데 그것이 안 보인다.
^육아시설과 출산경비 지원을 크게 늘리고, 육아휴가 급여를 국가가 지원하겠다던 약속이 어디까지 지켜졌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직장 관리자들 눈총이 무서워서, 산후휴가 얻기가 어려워서, 낳아도 육아를 맡아줄 데가 없어서, 양육비와 사교육비 부담이 걱정스러워서···. 젊은 맞벌이 주부들은 지금도 과거와 똑같은 걱정으로 아이 갖기를 꺼리고 있다. 어떤 시책도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만혼풍조와 결혼 기피현상으로 보면, 저출산 현상은 더욱 심화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통계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5년 사이 30~34세 여성의 미혼비율은 10.5%에서 19%로 늘어났다. 35~39세 여성은 4.1%에서 7.6%로 늘었다.
^30대 가임여성의 26.6%가 결혼을 하지 않고 있으니 출산율 높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럴수록 과감하고 현실성 있는 시책이 아쉽다. 오랜 인구정체를 걱정하던 프랑스와 스웨덴, 이웃 일본 같은 나라들이 거두고 있는 과감한 출산율 높이기 정책의 열매가 부럽지 않은가.
^프랑스 정부는 “돈으로 아이를 산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온갖 명목의 출산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 인구가 세계최고(80%)인 스웨덴은 엄마에게는 물론, 아버지에게까지 의무적인 출산휴가를 주어 가면서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우리보다 사정이 나은 일본에서는 2005년 정부에 후생성과 별도로 저출산[小子化] 담당 장관 직제를 두어, 갖가지 출산장려 시책을 펴고 있다. 비상경고등이 켜졌는데도 위기를 느끼지 못 하면 앉아서 재앙을 기다리는 꼴이 되고 만다.
( 문 창 재 논설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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