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지역내일 2009-11-04
‘EU’라는 이름의 한 지붕 27가족

회원국간 소득차 10배 이상 … 이해관계 제각각
‘유로화 환상’에 젖었던 동유럽에 혹독한 수업료

국경을 철폐하고 단일시장으로!
유럽연합(EU)의 이 같은 목표가 리스본 조약 발효를 통해 한 발 가까워졌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공산권 출신과 서구, 큰 나라와 작은 나라, 그리고 큰 나라 사이에서조차 이해관계가 천차만별이다. 그 과정에서 자국 이해관계 지키기를 위해 첨예한 긴장관계를 연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이익 먼저” … 원칙무시도 다반사 =
지난 10월 자동차사 오펠(Opel) 매각과정을 보자. GM에서 분리 매각되는 오펠 인수과정에서 독일 정부는 45억 유로(67억 달러:약 7조원)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독일 내 오펠 공장 4곳은 손대지 않고 더 생산성이 높은 스페인 공장을 축소하겠고 제안한 ‘마그나 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서다. EU 규정에 따르면 경기침체 지역 재건 등 특정한 조건에서만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지는 합병이나 투자에 대해서는 정부의 보조금이 금지돼 있다. 영국 등 오펠 공장이 있는 각국이 독일 정부의 이 결정에 발끈한 건 당연한 일. EU 경쟁위원회의 공식 조사가 이뤄지기에 충분한 사유다. 하지만 ‘마그나 컨소시엄’은 영국 등에서도 감원하지 않겠다고 이면계약을 체결했고 위원회 조사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흥청망청’ 취했던 EU 통합효과 =
각국 성장률을 보면 ‘단일시장’이라는 원대한 목표가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인지를 알 수 있다. EU라는 한 울타리 안에 있지만 국민소득 평균은 최대 10배나 차이가 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최저 6857 달러(불가리아)부터 최대 11만3044 달러(룩셈부르크)까지 그 간극이 크게 벌어져 있다(미국 달러 기준).
경제 성장률도 천차만별이다. 1분기 대비 2분기 성장률을 보면 폴란드(0.7%)와 독일·프랑스(0.3%)는 회복국면에 들어온 반면 영국은 -0.4%로 여전히 침체중이다. 덴마크(-2.6%), 네덜란드(-1.1%) 역시 마이너스 성장중이다. 특히 금융위기 최대 피해자로 불리는 발트해 3국은 라트비아(-1.6%), 에스토니아(-3.7%), 리투아니아(-9.8%) 등에서 보듯 피멍이 들어 있다.

◆발트해 3국 등 IMF 구제금융 신세 =
이처럼 동유럽 국가들이 경제위기 충격파를 고스란히 받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이들이 EU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유로화 도입으로 저금리 자금조달이 쉬워지면서 취약한 경제구조는 내버려둔 채 ‘거품 성장’을 구가해온 탓이다. 대외경제연구원 강유덕 박사에 따르면 발트 3국 및 헝가리, 슬로바키아 은행들이 외국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선다. 이 과정에서 Bank Austria, Swedbank 등 오스트리아와 스웨덴 은행들은 수입의 30% 이상을 동유럽에서 올리는 등 빚잔치를 같이 즐겼다. 그리고 금융위기가 닥치자 서로의 꼬리를 물고 위기가 전파되고 있는 것. 높은 수출의존도와 외국자본 의존도에 기댄 동유럽의 화폐가치가 일제히 하락하고 이는 채무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돈을 빌려준 서유럽은행들까지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1997년 동아시아를 휩쓸었던 금융위기가 동유럽을 덮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해 12월 라트비아가 24억 달러의 구제금융에 합의했으며, 루마니아와 폴란드는 올해 각각 171억 달러의 구제금융과 200억 달러의 단기외환자금을 세계통화기금(IMF)에 요청했다.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유로바로미터 조사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EU 회원국이 되면서 당신 국가는 혜택을 보았나요’라는 설문에 응답자 절반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80%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던 아일랜드조차도 지난해 금융위기 시작 이후 긍정답변 비율이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그래프 참조).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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