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음식물 쓰레기 감량 ‘탁월’
하루 발생량 16톤 줄여 ...... 전남에서 처음 납부필증제 도입

전남 순천시 삼산동 향림1차 현대아파트 주민들은 요즘 신이 난다. 골칫거리였던 음식물 쓰레기를 말끔히 처리해서다. 510세대 주민들은 지난 4월까지 하루에 음식물 쓰레기 270ℓ를 내놓았다. 분리수거조차 안 돼 악취가 진동했고 주민간의 다툼도 자주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순천시가 시행하는 ‘납부필증제(필증제)’를 실시하면서 이런 걱정이 모두 사라졌다. 음식물 쓰레기가 하루 195ℓ로 줄었고 축산농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한형수 관리소장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로 각 세대 당 매달 1000원씩을 징수하던 것을 내년부턴 600원 이하로 줄일 생각이다”고 즐거워했다.

순천시가 전남에서 처음으로 음식물 쓰레기 필증제를 실시해 감량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 일부를 축산농가가 수거토록 지원해 사료비 부담까지 덜어주고 있다.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꿈꾸는 순천시는 지난해 3월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위해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필증제’를 실시했다. 필증제 실시 이전까진 일반 주택과 상가에 대해선 음식물 쓰레기를 무상으로 수거했고, 1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대해선 세대 당 1000원을 징수했다. 배출자 부담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필증제는 조금한 칩이 꽂아 있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 통만 수거하는 제도로 주민들은 ℓ당 35원하는 칩을 사야 한다. 주민들은 칩을 사는 게 번거롭지만 생활환경이 깨끗해지고 쓰레기 처리비도 줄어 만족해하고 있다.
이 제도가 실시되면서 음식물 쓰레기가 크게 줄었다. 발생량은 2007년 3월 이전까진 하루 74톤 이었으나 7개월 후 60.8톤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예상외의 성과를 거두자 지난 7월부터 실시 대상을 희망하는 아파트로 확대했고, 현재 100세대 이상 26개 단지가 참여하고 있다. 실시 대상이 공동주택으로 확대되면서 발생량이 또다시 58톤으로 줄었다. 내년 하반기에 전 아파트로 확대되면 음식물 쓰레기가 크게 줄 전망이다.
순천시는 필증제가 정착되자 지난 9월부터 축산농가가 음식물 쓰레기 일부를 수거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현재 6농가가 참여, 하루 3톤 정도를 수거해 사료로 사용하고 있다. 순천시는 수거 농가 확대를 위해 파쇄기와 수거 용기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돼지 300여두를 키우고 있는 이인철(외서면)씨는 “하루 두 차례 음식물 쓰레기 1톤을 수거해 사료비 30% 정도를 절감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예산도 덩달아 절감됐다. 순천시는 지난 2006년 하루 50톤을 처리하는 음식물 쓰레기 사료화 공장을 신축했다. 이 공장은 톤당 7만4000원의 처리비용을 주고 민간에게 위탁했다. 음식물 쓰레기가 줄면서 우선 처리비용이 줄었고, 30억 원 이상이 들어가는 공장을 증설할 필요가 없어졌다. 전상호 순천시 생화자원과장은 “사료화 공장을 증설할 필요가 없어졌고 처리비용도 한 달 에 300만 원 이상 절감하는 이석이조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천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