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축구선수가 꿈인 소년이 있었다. 매일 학교운동장에서 해질녘까지 친구들과 축구공을 쫓았다. 그러다 교통사고를 당했고 하반신마비가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지금, 김을환(29·연세대 심리학과 4년·사진)씨는 촉망받는 휠체어농구 선수다. “달리기에 대한 로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이 휠체어농구였습니다.” 김씨는 뒤늦게 농구를 시작했지만 지난해 국가대표로 선발될 만큼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국가대표직은 잠시 반납했다. 지난 2월부터 서울시장애인체육회에서 전일제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초등학교 특수학급 아동들을 대상으로 농구를 가르칩니다. 장애아동은 운동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비만이 되기 쉬워요. 그러다보니 운동을 더욱 소홀히하고요. 악순환인 셈이죠. 하지만 지금 (제게 배우는) 아이들은 너무 즐거워해요. 어릴적부터 잘만 가르치면 운동을 좋아하게될겁니다.”
김씨는 내년 대학원에 진학해 장애아동체육을 전공할 생각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장애아동이 되도록 돕고싶다는 포부다.
김씨는 지도자와 학자의 길을 고민 중이지만 여전히 휠체어농구팀 ‘TSMC 나이츠’에서 활약 중인 선수이기도하다.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있는 한사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있다. “감독님 이름 좀 꼭 써주세요. 감독님도 어려운 형편이지만 선수들이 힘껏 뛸 수 있도록 항상 헌신하시는 분입니다.”
현재 휠체어농구에는 27개의 클럽팀이 뛰고 있다. 현실은 열악하다. “장애인이 휠체어농구에만 몰두하는건 어려운 일입니다. 경기용휠체어는 500만 원을 훌쩍 넘구요, 국가대표가 된다해도 연간 40일 훈련기간동안 일당 3만 원을 받는게 고작입니다.”
김씨도 한때 방황을 했었다. 대학 2학년 때부터 시작된 3년간의 휴학기간 동안 대입 재수를 했고 잠시 술과 도박에 빠져 인생을 허비했다. “복학 뒤 (전공인) 심리학 공부에 전념하고 이를 활용해 비행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상담활동을 하면서 나를 알게됐고 나의 소중함도 깨닫게 됐습니다.”
연세대에서 만난 김씨는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했고 누구보다 아이들에 대한 진한 애정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세상 누구보다 훨씬 더 커 보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휠체어농구란
휠체어농구는 각 팀 5명의 선수가 휠체어를 타고 할 뿐 비장애인들의 농구와 규정이 비슷하다. 4쿼터로 진행되고 동점일 경우 5분 연장전을 가진다. 선수는 국제장애인농구협회(IWBF) 선수등급분류위원회가 규정한 선수등급에 따라 1, 1.5, 2, 2.5, 3, 3.5, 4, 4.5로 분류되고 한 팀의 선수등급 총점은 14점을 넘을 수 없다. 장애정도가 가벼울 경우 높은 점수를 받는다.
드리블 없이 휠체어를 미는 횟수는 2회를 초과할 수 없다. 휠체어의 최대높이는 1.0~3.0등급의 선수는 방석포함 63㎝를 초과할 수 없고 3.5~4.5등급의 선수는 방석포함 58㎝를 넘을 수 없다.
“몸과 마음이 튼튼해집니다”
“그들도 함께 뜁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내일신문이 함께 장애인 체육활성화를 위한 기획을 시작합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후원에 나섰습니다.
장애인에게 체육활동은 쉽지않은 일입니다. 공간과 시간, 경제적 여유가 충분치않습니다. 정부 지원도 부족하기만합니다. 이러다보니 장애인은 체육에서 소외되기 일쑤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기회는 점점 드물어집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내일신문은 앞으로 장애인체육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비장애인들이 익숙치않은 장애인종목을 소개해 장애인체육 활성화에 일조하고자 합니다. 후원사인 한국증권에선 정보취득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에게 1년간 ‘내일신문’을 보내주기로했습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윤석용 회장은 “진통제없이 하루를 견디지못하는 보훈병원 환자들이 체육활동을 하면서 진통제를 안 맞고 잘 견디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장애인의 몸과 마음이 튼튼해지려면 좀 더 쉽고 편하게 체육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사회와 정부, 기업이 좀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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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6년이 흐른 지금, 김을환(29·연세대 심리학과 4년·사진)씨는 촉망받는 휠체어농구 선수다. “달리기에 대한 로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이 휠체어농구였습니다.” 김씨는 뒤늦게 농구를 시작했지만 지난해 국가대표로 선발될 만큼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국가대표직은 잠시 반납했다. 지난 2월부터 서울시장애인체육회에서 전일제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초등학교 특수학급 아동들을 대상으로 농구를 가르칩니다. 장애아동은 운동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비만이 되기 쉬워요. 그러다보니 운동을 더욱 소홀히하고요. 악순환인 셈이죠. 하지만 지금 (제게 배우는) 아이들은 너무 즐거워해요. 어릴적부터 잘만 가르치면 운동을 좋아하게될겁니다.”
김씨는 내년 대학원에 진학해 장애아동체육을 전공할 생각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장애아동이 되도록 돕고싶다는 포부다.
김씨는 지도자와 학자의 길을 고민 중이지만 여전히 휠체어농구팀 ‘TSMC 나이츠’에서 활약 중인 선수이기도하다.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있는 한사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있다. “감독님 이름 좀 꼭 써주세요. 감독님도 어려운 형편이지만 선수들이 힘껏 뛸 수 있도록 항상 헌신하시는 분입니다.”
현재 휠체어농구에는 27개의 클럽팀이 뛰고 있다. 현실은 열악하다. “장애인이 휠체어농구에만 몰두하는건 어려운 일입니다. 경기용휠체어는 500만 원을 훌쩍 넘구요, 국가대표가 된다해도 연간 40일 훈련기간동안 일당 3만 원을 받는게 고작입니다.”
김씨도 한때 방황을 했었다. 대학 2학년 때부터 시작된 3년간의 휴학기간 동안 대입 재수를 했고 잠시 술과 도박에 빠져 인생을 허비했다. “복학 뒤 (전공인) 심리학 공부에 전념하고 이를 활용해 비행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상담활동을 하면서 나를 알게됐고 나의 소중함도 깨닫게 됐습니다.”
연세대에서 만난 김씨는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했고 누구보다 아이들에 대한 진한 애정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세상 누구보다 훨씬 더 커 보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휠체어농구란
휠체어농구는 각 팀 5명의 선수가 휠체어를 타고 할 뿐 비장애인들의 농구와 규정이 비슷하다. 4쿼터로 진행되고 동점일 경우 5분 연장전을 가진다. 선수는 국제장애인농구협회(IWBF) 선수등급분류위원회가 규정한 선수등급에 따라 1, 1.5, 2, 2.5, 3, 3.5, 4, 4.5로 분류되고 한 팀의 선수등급 총점은 14점을 넘을 수 없다. 장애정도가 가벼울 경우 높은 점수를 받는다.
드리블 없이 휠체어를 미는 횟수는 2회를 초과할 수 없다. 휠체어의 최대높이는 1.0~3.0등급의 선수는 방석포함 63㎝를 초과할 수 없고 3.5~4.5등급의 선수는 방석포함 58㎝를 넘을 수 없다.
“몸과 마음이 튼튼해집니다”
“그들도 함께 뜁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내일신문이 함께 장애인 체육활성화를 위한 기획을 시작합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후원에 나섰습니다.
장애인에게 체육활동은 쉽지않은 일입니다. 공간과 시간, 경제적 여유가 충분치않습니다. 정부 지원도 부족하기만합니다. 이러다보니 장애인은 체육에서 소외되기 일쑤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기회는 점점 드물어집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내일신문은 앞으로 장애인체육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비장애인들이 익숙치않은 장애인종목을 소개해 장애인체육 활성화에 일조하고자 합니다. 후원사인 한국증권에선 정보취득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에게 1년간 ‘내일신문’을 보내주기로했습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윤석용 회장은 “진통제없이 하루를 견디지못하는 보훈병원 환자들이 체육활동을 하면서 진통제를 안 맞고 잘 견디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장애인의 몸과 마음이 튼튼해지려면 좀 더 쉽고 편하게 체육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사회와 정부, 기업이 좀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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