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수기획2 - 아리수 마시는 사람들

지역내일 2009-12-02
아리수기획2 - 아리수 마시는 사람들

“정수기 없어도 안심이예요”
서울시민 50.9% “수돗물 마신다” … 아리수아파트 4곳 인증 앞둬

“왜 그랬나 몰라요. 꼭 정수기로 거른 물을 먹었어요. 밥물도 정수기에서 받아썼다니까요. 언론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건강에 더 좋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도 있었고….”
박종녀(56·서울 마포구)씨네는 몇해 전 정수기를 뗐다. 대신 친정어머니가 보내주시는 볶은 결명자나 옥수수 등을 넣어 끓여마셨다. 지난해부터는 끓인 물과 수돗물을 함께 마시고 있다. 얼음은 수돗물 그대로 얼려 먹는다.
“지난해 6월 수질검사를 받아보고 믿음이 생겼어요. 그 뒤 아리수 100주년 행사에 참여하게 됐는데 수도박물관과 함께 물 생산과정을 보고 나니 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어요.”
박씨는 “그간 막연하게 믿지 못했던 것 같다”며 “수돗물에 대해 알아갈수록 인식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1일 광화문광장 지하 아리수샘터. 광장과 해치서울을 둘러보던 시민들이 자연스레 물을 마신다. 해치서울 광화문점에서는 이름 그대로 샘터처럼 이용한다. 병에 물을 담던 직원 박희분(48)씨는 “차를 마시거나 더운 물이 먹고 싶을 때는 끓이고 시원한 물이 고플 때는 그냥 마신다”며 “방문객들도 즐겨마신다”고 말했다.
음수대 3개가 나란한 샘터 양 옆에는 수질검사 결과표가 붙어있다. 11월 11일자다. PH 탁도 잔류염소 철 구리 5가지 항목에 대한 검사를 거쳐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검사자와 연락처가 있어 더한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다.

◆수질정보 실시간 확인 가능 =
수돗물 먹는 서울시민이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2005년 36.7%였던 아리수 음용률이 2006년 37.3%, 2007년 39.7%, 지난해에는 50.9%까지 확대됐다. 2007년 여름 기준으로 서울역 등 20개 지하철역에 설치된 음수대는 하루 평균 79명이 이용한다.
한강시민공원 등 205개 아리수음수대와 광화문광장 등에 있는 12개 아리수샘터도 수돗물 음용인구를 늘리는 주역이다. 박성옥(34·서울 강서구 염창동)씨는 “전에는 물을 싸갖고 가거나 생수 판매처를 찾아다니곤 했는데 지금은 공원이나 공공시설에 있는 음수대를 이용한다”며 “두 딸과 함께 하는 나들이가 편해졌다”고 말했다.
음수대가 설치된 556개 ‘아리수학교’에서는 2008년 말 현재 학생 64%가 수돗물을 마신다. 교사는 70% 이상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저학년은 부모 영향을 많이 받아서 물을 싸오는 경우가 많다”며 “고교생 음용률은 70~80%에 달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6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옥내 배관이 낡은 556개 초·중·고교에 아리수 음수대 8888대를 설치했다. 아리수학교는 내년이면 630곳으로 늘어난다.
학교 음수대 물은 4~14℃까지 선택할 수 있고 고학년이나 교무실 행정실 등에서는 뜨거운 물도 얻을 수 있다. 정수기 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다 잔류염소가 각종 세균 번식을 막아주기 때문에 인기다. 최근 2개 초등학교에서 정수기보다 음수대 물이 안전하다는 판단을 하고 수질검사 결과를 첨부해 음수대를 설치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와 아리수 음수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수돗물만 먹는 아파트 곧 인증 =
조만간 단지 전체가 아리수 마시기를 시도하는 아파트도 생겼다. 마포구 마포동 쌍용아파트, 노원구 상계3동 대림아파트와 중계본동 현대아파트,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 경남아너스빌 4곳 2000여세대다. 특히 현대아파트는 450세대 주민 대다수가 ‘아리수아파트트’로 선정해달라고 동의서까지 받아 눈길을 끌었다.
시는 연말까지 4개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아리수 안전성과 우수성을 알려나가는 홍보활동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각 아파트에는 수질자동측정기를 설치하는 한편 홈네트워크나 엘리베이터 LCD를 통해 수질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고 아파트 내 수도배관 시설을 정밀 진단할 방침이다.
가길현 아리수아파트추진반장은 “이르면 내년 초 인증식을 하게 된다”며 “해당 아파트에 어떤 인센티브를 줄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올 연말까지 입주자대표 부녀회의 등을 통해 신청한 20여곳을 대상으로 16개 ‘아리수아파트’를 더 지정할 계획이다.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에는 수돗물 재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는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10대 주요 건설사를 포함한 27개 건설사와 협약을 맺고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주택 건설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훼손을 줄이기 위해 중앙정수처리장치와 세대별 정수기(선택사항)를 설치하지 않기로 한 것.
중앙정수처리장치는 서울 수돗물을 아파트 저수조전에서 맛·냄새제거 등을 위한 시설로 아파트 관리자의 전문성 부족으로 부적절하게 관리되거나 수질저하 운영비부담 등으로 방치되는 문제가 있었다. 2004년 중앙정수처리장치 설치 아파트는 64개 단지, 가동률은 80%였다. 올해는 203개 단지로 설치 아파트가 늘었지만 가동률은 69%로 떨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정부에 중앙정수처리장치 설치를 제한하는 규정마련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돗물 음용=환경 살리기 =
수돗물 음용은 곧 ‘녹색생활’과 직결된다. 이정관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아리수아파트는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하고 정수기·샘물 음용을 줄여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수돗물 음용은 정수기 사용이나 샘물(배달 병물) 음용에 비해 에너지 낭비와 폐기물 생산??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냉온정수기 월 평균 전력사용량은 309㎾로 냉장고(277㎾)나 김치냉장고(279㎾)보다 높다. 또 필터나 활성탄 등은 계속 교체해주어야 한다. 병물도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나 버려지는 물통 등 불필요한 낭비 요소가 많다.
조윤정 녹색소비자연대 본부장은 “정수기 사용이나 샘물(배달 병물) 음용은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과 폐기물을 유발한다”며 “수돗물에 비해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물을 먹으면서 낭비를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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