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3- 보 건설, 수질에 독인가 약인가
오염지천·정체수역 대책이 허술하다
오염시 물 빼는 ‘가동보’가 주대책 … 소하천 조사는 아예 빠져
금호강(2008년 연평균 BOD 3.6ppm)을 만나 3.0ppm(화원나루)까지 악화된 낙동강은 분산을 향해 느릿느릿 흘러간다.
대구 이남의 낙동강을 보면 물 흐름을 거의 느낄 수 없는 구간이 많다. 대구에서 부산까지 가야 하는데, 대구 화원나루의 해발고도는 20m에 불과하다. 표고 20m 차이로 165km를 더 흘러야 하는 길고도 어려운 여정이다.
낙동강은 발원지인 태백에서 봉화 일대까지는 해발고도가 높지만 안동으로 내려오면 하상 높이가 82.85m로 뚝 떨어진다. 안동에서 부산까지 345km를 100m도 안되는 고도 차이로 흘러가야 한다.
하상 높이는 하류로 내려올수록 급격히 낮아져서 △예천 삼강나루(내성천 합수지점) 50.12m △대구 화원나루(금호강 합수지점) 20.57m △밀양(밀양강 합수지점) 1.91m까지 떨어진다.
이렇게 낮은 고도 차이로 흘러가면서 강물이 정체되기 때문에 대구 이남의 낙동강은 여름에는 녹조류, 겨울철엔 규조류가 과다번식해 오염도가 높아지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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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화원나루를 지난 낙동강은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과 경북 고령군 성산면 사이로 큰 S자를 그린다. 이곳 ‘고령’(고령교)지점은 낙동강 본류 수계에서 수질이 가장 나쁜 곳이다.
2008년 환경부 수질측정 결과, 고령 지점의 연평균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은 3.1ppm으로 낙동강 본류 수계 전체 수질측정지점 가운데 가장 나빴다. 2009년 월평균 수질도 심각한 수준이다. △2월(5.0ppm) △3월(6.3ppm) △4월(4.2ppm) △5월(4.0ppm) △6월(3.4ppm) 등이다.
낙동강 본류 구간에서 2008년 연평균 수질이 BOD 3.0ppm을 초과한 곳은 △화원나루(3.0ppm) △고령(3.1ppm) △현풍(3.0ppm) △임해진(3.0ppm) △하남(3.0ppm) 등이다. 이 가운데 화원나루는 연평균 3.6ppm을 기록한 금호강의 영향으로 봐야 하고, 나머지 지점은 모두 ‘정체수역’이란 공통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고령 지점은 정체로 인한 수질오염 때문에 하절기에 금호강 하류보다 오염도가 더 높아지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낙동강 본류가 금호강 하류보다 수질이 더 나쁠 수 있을까?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정답은 ‘그렇다’이다.
실제 2000년 이후 ‘금호강6’지점과 ‘고령’지점의 월평균 수질을 비교해보면 △2001년 6월(금호강 6.1ppm, 고령 7ppm) △2001년 9월(금호강 4.4ppm, 고령 4.4ppm) △2002년 4월(금호강 4.9ppm, 고령 5.9ppm) △2002년 6월(금호강 5.7ppm, 고령 6ppm) △2002년 7월(금호강 3.9ppm, 고령 4ppm) 등이다.
2002년 7월 이후에는 이런 역전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정체수역의 조류 과다번식이 수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잘 보여주는 현상이다.
고령 지점은 ‘달성보’ 3km 상류에 위치한다. 보 건설시 강물의 정체가 심해지면서 조류 번식으로 인한 수질오염이 가장 우려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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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환경부에 제출한 ‘낙동강 2권역 환경영향평가서’(2009.9.30)도 이런 우려에 대해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평가서는 ‘보 설치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하상의 모래 퇴적 △정체수역 발생으로 수질악화 △홍수시 수위 상승이라고 진단했다.
평가서는 ‘개선방안’으로 △가동보 설치로 퇴적 방지 △가동보 설치로 정체수역 최소화 △수위조절이 가능한 가동보 설치 등을 제시했다. 고정식 보가 아닌 수문을 열 수 있는 ‘가동보’를 설치해 보 상류의 퇴적도 방지하고 정체도 막고 홍수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대구지방환경청)는 여기에 대해 “보 구간에서 조류 발생시 보의 수문을 열어 방류하는 대책 외에 방제대책을 수립·제시하라”는 보완의견(2009.10.21)을 제시했다.
보완서(2009.10)는 여기에 대해 △환경기초시설 확충 △비점오염 저감 △하천유지용수 확보 등 기존 평가서와 유사한 대책을 추가로 제시했다.
특히 ‘정체수역 내 추가 저감대책’으로 제시한 달성보 수질개선 공법은 △고정보 구간 폭기시설 도입 △고사분수를 이용한 정체수역 내 수질개선 △생태습지 갈대정화 △태양전지를 이용한 교반순환 등 기존 평가서와 완전히 동일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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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수질 문제에서 또 다른 변수는 지방2급하천을 포함한 소하천의 수질이다. 구미 이후 낙동강의 특징은 도시는 물론 농촌지역도 고밀도로 개발돼 있어 소하천의 수질이 매우 나쁘다는 것이다.
구미시의 구미천, 이계천 등은 도시지역을 흘러내려 오염도가 높다. 칠곡(왜관)에서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경호천은 농경지와 축사 등에서 흘러나온 오폐수로 오염돼 있다. 홍수시 경호천은 초당 135톤의 오폐수를 그대로 낙동강으로 쏟아낸다.
홍수시 초당 100톤 이상의 물이 흐르는 지방하천은 이밖에도 △천내천(130톤·대구 달성) △금포천(115톤·대구 달성) △현풍천(185톤·대구 달성) △차천(640톤·대구 달성) △용호천(192톤·경남 창녕) 등이 있다. 환경영향평가서는 이들 하천의 수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물의 흐름을 막는다면 어떻게 될까. 가동보만 잘 가동하면 낙동강 수질이 지금보다 더 좋아진다는 평가결과를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박창근 관동대 토목학과 교수(시민환경연구소장)는 “낙동강 살리기는 구미와 대구지역에 100% 분류식 하수관거를 보급하는 사업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그 다음으로는 하천부지 내 각종 경작시설 정비, 도시와 농촌지역의 오염된 지천(샛강) 살리기가 시급한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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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지천·정체수역 대책이 허술하다
오염시 물 빼는 ‘가동보’가 주대책 … 소하천 조사는 아예 빠져
금호강(2008년 연평균 BOD 3.6ppm)을 만나 3.0ppm(화원나루)까지 악화된 낙동강은 분산을 향해 느릿느릿 흘러간다.
대구 이남의 낙동강을 보면 물 흐름을 거의 느낄 수 없는 구간이 많다. 대구에서 부산까지 가야 하는데, 대구 화원나루의 해발고도는 20m에 불과하다. 표고 20m 차이로 165km를 더 흘러야 하는 길고도 어려운 여정이다.
낙동강은 발원지인 태백에서 봉화 일대까지는 해발고도가 높지만 안동으로 내려오면 하상 높이가 82.85m로 뚝 떨어진다. 안동에서 부산까지 345km를 100m도 안되는 고도 차이로 흘러가야 한다.
하상 높이는 하류로 내려올수록 급격히 낮아져서 △예천 삼강나루(내성천 합수지점) 50.12m △대구 화원나루(금호강 합수지점) 20.57m △밀양(밀양강 합수지점) 1.91m까지 떨어진다.
이렇게 낮은 고도 차이로 흘러가면서 강물이 정체되기 때문에 대구 이남의 낙동강은 여름에는 녹조류, 겨울철엔 규조류가 과다번식해 오염도가 높아지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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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화원나루를 지난 낙동강은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과 경북 고령군 성산면 사이로 큰 S자를 그린다. 이곳 ‘고령’(고령교)지점은 낙동강 본류 수계에서 수질이 가장 나쁜 곳이다.
2008년 환경부 수질측정 결과, 고령 지점의 연평균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은 3.1ppm으로 낙동강 본류 수계 전체 수질측정지점 가운데 가장 나빴다. 2009년 월평균 수질도 심각한 수준이다. △2월(5.0ppm) △3월(6.3ppm) △4월(4.2ppm) △5월(4.0ppm) △6월(3.4ppm) 등이다.
낙동강 본류 구간에서 2008년 연평균 수질이 BOD 3.0ppm을 초과한 곳은 △화원나루(3.0ppm) △고령(3.1ppm) △현풍(3.0ppm) △임해진(3.0ppm) △하남(3.0ppm) 등이다. 이 가운데 화원나루는 연평균 3.6ppm을 기록한 금호강의 영향으로 봐야 하고, 나머지 지점은 모두 ‘정체수역’이란 공통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고령 지점은 정체로 인한 수질오염 때문에 하절기에 금호강 하류보다 오염도가 더 높아지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낙동강 본류가 금호강 하류보다 수질이 더 나쁠 수 있을까?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정답은 ‘그렇다’이다.
실제 2000년 이후 ‘금호강6’지점과 ‘고령’지점의 월평균 수질을 비교해보면 △2001년 6월(금호강 6.1ppm, 고령 7ppm) △2001년 9월(금호강 4.4ppm, 고령 4.4ppm) △2002년 4월(금호강 4.9ppm, 고령 5.9ppm) △2002년 6월(금호강 5.7ppm, 고령 6ppm) △2002년 7월(금호강 3.9ppm, 고령 4ppm) 등이다.
2002년 7월 이후에는 이런 역전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정체수역의 조류 과다번식이 수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잘 보여주는 현상이다.
고령 지점은 ‘달성보’ 3km 상류에 위치한다. 보 건설시 강물의 정체가 심해지면서 조류 번식으로 인한 수질오염이 가장 우려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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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환경부에 제출한 ‘낙동강 2권역 환경영향평가서’(2009.9.30)도 이런 우려에 대해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평가서는 ‘보 설치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하상의 모래 퇴적 △정체수역 발생으로 수질악화 △홍수시 수위 상승이라고 진단했다.
평가서는 ‘개선방안’으로 △가동보 설치로 퇴적 방지 △가동보 설치로 정체수역 최소화 △수위조절이 가능한 가동보 설치 등을 제시했다. 고정식 보가 아닌 수문을 열 수 있는 ‘가동보’를 설치해 보 상류의 퇴적도 방지하고 정체도 막고 홍수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대구지방환경청)는 여기에 대해 “보 구간에서 조류 발생시 보의 수문을 열어 방류하는 대책 외에 방제대책을 수립·제시하라”는 보완의견(2009.10.21)을 제시했다.
보완서(2009.10)는 여기에 대해 △환경기초시설 확충 △비점오염 저감 △하천유지용수 확보 등 기존 평가서와 유사한 대책을 추가로 제시했다.
특히 ‘정체수역 내 추가 저감대책’으로 제시한 달성보 수질개선 공법은 △고정보 구간 폭기시설 도입 △고사분수를 이용한 정체수역 내 수질개선 △생태습지 갈대정화 △태양전지를 이용한 교반순환 등 기존 평가서와 완전히 동일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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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수질 문제에서 또 다른 변수는 지방2급하천을 포함한 소하천의 수질이다. 구미 이후 낙동강의 특징은 도시는 물론 농촌지역도 고밀도로 개발돼 있어 소하천의 수질이 매우 나쁘다는 것이다.
구미시의 구미천, 이계천 등은 도시지역을 흘러내려 오염도가 높다. 칠곡(왜관)에서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경호천은 농경지와 축사 등에서 흘러나온 오폐수로 오염돼 있다. 홍수시 경호천은 초당 135톤의 오폐수를 그대로 낙동강으로 쏟아낸다.
홍수시 초당 100톤 이상의 물이 흐르는 지방하천은 이밖에도 △천내천(130톤·대구 달성) △금포천(115톤·대구 달성) △현풍천(185톤·대구 달성) △차천(640톤·대구 달성) △용호천(192톤·경남 창녕) 등이 있다. 환경영향평가서는 이들 하천의 수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물의 흐름을 막는다면 어떻게 될까. 가동보만 잘 가동하면 낙동강 수질이 지금보다 더 좋아진다는 평가결과를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박창근 관동대 토목학과 교수(시민환경연구소장)는 “낙동강 살리기는 구미와 대구지역에 100% 분류식 하수관거를 보급하는 사업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그 다음으로는 하천부지 내 각종 경작시설 정비, 도시와 농촌지역의 오염된 지천(샛강) 살리기가 시급한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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