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은 세계 경기침체 한파로 기업들에게는 어려운 시기였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떠오르는 기업’은 있었다. STX는 그중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을 만하다. STX는 올해 전 세계적인 조선·해운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굵직한 경영성과를 잇달아 올리며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동시에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성장의 발판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TX로부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경영모델을 제시해본다.
편집자 주
“글로벌 시장 넓히고 신사업 강화하고”
STX 공격경영으로 ‘두마리 토끼’ 잡았다
“올해는 그동안 조선·기계, 해운·무역, 플랜드·건설, 에너지 등 4대 사업축을 중심으로 축적해온 핵심사업 역량과 신성장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해야 한다.”
올초 강덕수 STX 회장은 ‘도전’을 화두로 던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쟁업체들이 움츠러든 것을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신사업을 강화하자는 주문이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강 회장의 주문은 상당부분 현실이 됐다.
◆글로벌 종합조선소로 도약 =
우선 STX는 올해 한국-유럽-중국을 잇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안정화시키며 일반상선에서부터, 여객선, 해양플랜트·특수선, 방산용 군함 등 4대 전 선종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유일 글로벌 종합조선소’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월 STX는 노르웨이 오슬로증권거래소로부터 STX유럽 상장폐지 승인을 받으며 STX유럽 지분 100%를 확보했다. STX유럽의 경영 지배력을 확실히 확보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춤으로써 STX그룹 특유의 속도경영을 펼칠 수 있게 된 것.
또 지난해 4월 철판 가공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에 들어간 STX다롄 생산기지도 1년여 만인 올 4월 STX팬오션으로부터 수주한 5만8000DWT급 벌크선 2척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면서 안정적인 현지경영에 돌입했다. 특히 STX다롄 생산기지는 중국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28억5000만위안(한화 약 56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현지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았고, 지난 9월에는 STX다롄 생산기지 현장을 방문한 중국 최고 국가지도자인 원자바오 총리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기도 했다.
STX가 조선업계 최악의 수주가뭄 속에서도 총 31척, 25억달러라는 국내 최고 수준의 수주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틈새시장을 공략한 덕분이었다.
해운부문에서도 STX팬오션은 지난 7월 중국 안강그룹과 2억3300만달러 규모의 철광석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9월에는 2011년부터 25년간 최대 58억4000만달러 규모의 철광석을 수송하기로 계약을 맺는 등 경쟁업체에 비해 양호한 경영성과를 올렸다.
◆중공업·건설도 해외경영 확대 =
STX중공업, STX엔진, STX건설 등 주요 계열사들도 해외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그로벌 경영 폭을 넓혔다. STX중공업은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억달러 규모의 일관공정 철강플랜트 건설을 위한 계약을 체결, 세계적인 종합 플랜트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세계적인 디젤엔진 제조업체인 독일 만디젤과 브라질 민자발전사업자인 아구아스 과리로바에 공급할 예정인 2400억원 규모의 디젤발전설비 공급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디젤발전설비 중 엔진은 STX엔진이 맡았다.
STX건설은 최근 아프리카 가나 정부와 수도 아크라를 비롯한 주요 10개 도시에 공동주택 20만호와 도시기반 시설 등을 건설하기로 계약해 주목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총 사업규모가 100억달러(한화 약 12조원)에 달한다.
STX는 신사업분야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STX는 지난 5월 녹색산업분야를 그룹의 신성장동력의 핵심축으로 삼고 2015년까지 해당분야에서 매출 6조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경영비전을 세웠다.
이에 따라 STX솔라는 지난 8월 경북 구미에 연산 50MW규모의 태양전지 및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단결정 태양전지 생산을 시작했다. 또 플랜트 설계 및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종합EPC(설계-계획-시공) 능력을 보유한 STX중공업, 발전소 개발과 운영사업 경험을 갖춘 STX에너지 등 게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태양광발전과 관련된 일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시스템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풍력발전 설비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STX는 지난 7월 네덜란드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STX윈드파워(옛 하라코산유럽)를 전격 인수한 데 이어 10월에는 루마니아 민간발전사업자로부터 2MW급 풍력발전설비 6기에 대한 공급계약을 따냈다. 또 최근 폴란드 풍력발전단지 개발 컨소시엄과 5000억원 규모의 풍력발전단지 사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속도내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
이처럼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과 신사업에 대한 투자는 빠른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 3분기 STX조선해양은 분기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인 2055억원의 세전이익을 달성했으며, STX팬오션은 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국내 해운업계에선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STX엔진과 STX엔파코는 각각 598억원과 1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이로써 STX그룹은 1분기 순손실에서 2분기 흑자로 전환한데 이어 3분기에는 흑자폭을 더욱 확대할 수 있었다.
이같은 실적개선을 토대로 강덕수 회장은 지난달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중점 추진과제로 △내부혁신을 통한 체질개선 △미래 경쟁력 강화 △위기극복 이후 재도약을 제시했다. 강도 높은 혁신으로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STX만의 무한 경쟁력’을 갖추고 조선·해운, 건설 등 기존 사업 뿐 아니라 해양 및 산업플랜트, 자원개발, 태양광·풍력 등 신사업 분야도 강화해 미래경쟁력을 높이자는 주문이다.
STX관계자는 “새해는 그룹 출범 10년을 맞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위기 이후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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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넓히고 신사업 강화하고”
STX 공격경영으로 ‘두마리 토끼’ 잡았다
“올해는 그동안 조선·기계, 해운·무역, 플랜드·건설, 에너지 등 4대 사업축을 중심으로 축적해온 핵심사업 역량과 신성장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해야 한다.”
올초 강덕수 STX 회장은 ‘도전’을 화두로 던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쟁업체들이 움츠러든 것을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신사업을 강화하자는 주문이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강 회장의 주문은 상당부분 현실이 됐다.
◆글로벌 종합조선소로 도약 =
우선 STX는 올해 한국-유럽-중국을 잇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안정화시키며 일반상선에서부터, 여객선, 해양플랜트·특수선, 방산용 군함 등 4대 전 선종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유일 글로벌 종합조선소’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월 STX는 노르웨이 오슬로증권거래소로부터 STX유럽 상장폐지 승인을 받으며 STX유럽 지분 100%를 확보했다. STX유럽의 경영 지배력을 확실히 확보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춤으로써 STX그룹 특유의 속도경영을 펼칠 수 있게 된 것.
또 지난해 4월 철판 가공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에 들어간 STX다롄 생산기지도 1년여 만인 올 4월 STX팬오션으로부터 수주한 5만8000DWT급 벌크선 2척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면서 안정적인 현지경영에 돌입했다. 특히 STX다롄 생산기지는 중국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28억5000만위안(한화 약 56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현지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았고, 지난 9월에는 STX다롄 생산기지 현장을 방문한 중국 최고 국가지도자인 원자바오 총리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기도 했다.
STX가 조선업계 최악의 수주가뭄 속에서도 총 31척, 25억달러라는 국내 최고 수준의 수주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틈새시장을 공략한 덕분이었다.
해운부문에서도 STX팬오션은 지난 7월 중국 안강그룹과 2억3300만달러 규모의 철광석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9월에는 2011년부터 25년간 최대 58억4000만달러 규모의 철광석을 수송하기로 계약을 맺는 등 경쟁업체에 비해 양호한 경영성과를 올렸다.
◆중공업·건설도 해외경영 확대 =
STX중공업, STX엔진, STX건설 등 주요 계열사들도 해외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그로벌 경영 폭을 넓혔다. STX중공업은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억달러 규모의 일관공정 철강플랜트 건설을 위한 계약을 체결, 세계적인 종합 플랜트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세계적인 디젤엔진 제조업체인 독일 만디젤과 브라질 민자발전사업자인 아구아스 과리로바에 공급할 예정인 2400억원 규모의 디젤발전설비 공급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디젤발전설비 중 엔진은 STX엔진이 맡았다.
STX건설은 최근 아프리카 가나 정부와 수도 아크라를 비롯한 주요 10개 도시에 공동주택 20만호와 도시기반 시설 등을 건설하기로 계약해 주목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총 사업규모가 100억달러(한화 약 12조원)에 달한다.
STX는 신사업분야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STX는 지난 5월 녹색산업분야를 그룹의 신성장동력의 핵심축으로 삼고 2015년까지 해당분야에서 매출 6조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경영비전을 세웠다.
이에 따라 STX솔라는 지난 8월 경북 구미에 연산 50MW규모의 태양전지 및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단결정 태양전지 생산을 시작했다. 또 플랜트 설계 및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종합EPC(설계-계획-시공) 능력을 보유한 STX중공업, 발전소 개발과 운영사업 경험을 갖춘 STX에너지 등 게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태양광발전과 관련된 일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시스템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풍력발전 설비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STX는 지난 7월 네덜란드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STX윈드파워(옛 하라코산유럽)를 전격 인수한 데 이어 10월에는 루마니아 민간발전사업자로부터 2MW급 풍력발전설비 6기에 대한 공급계약을 따냈다. 또 최근 폴란드 풍력발전단지 개발 컨소시엄과 5000억원 규모의 풍력발전단지 사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속도내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
이처럼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과 신사업에 대한 투자는 빠른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 3분기 STX조선해양은 분기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인 2055억원의 세전이익을 달성했으며, STX팬오션은 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국내 해운업계에선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STX엔진과 STX엔파코는 각각 598억원과 1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이로써 STX그룹은 1분기 순손실에서 2분기 흑자로 전환한데 이어 3분기에는 흑자폭을 더욱 확대할 수 있었다.
이같은 실적개선을 토대로 강덕수 회장은 지난달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중점 추진과제로 △내부혁신을 통한 체질개선 △미래 경쟁력 강화 △위기극복 이후 재도약을 제시했다. 강도 높은 혁신으로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STX만의 무한 경쟁력’을 갖추고 조선·해운, 건설 등 기존 사업 뿐 아니라 해양 및 산업플랜트, 자원개발, 태양광·풍력 등 신사업 분야도 강화해 미래경쟁력을 높이자는 주문이다.
STX관계자는 “새해는 그룹 출범 10년을 맞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위기 이후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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