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지방시대-2.1연구소 이계안 이사장
서울시 구석구석 100일 동안 걸어보니
세종시 원안대로 가는 것이 서울시민에게 좋다
뉴타운정책은 서민은 서울서 살지 말라는 것
마음놓고 아이낳아 기를 수 있는 서울 만들어야
이계안 이사장은 7월부터 서울 거리를 걸었다. 12월말까지 일곱바퀴를 돌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하고 나서 서울 땅 곳곳에서 살아가는 서울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살펴보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은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겉모습이 바뀌고 있는데, 그 속에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뉴타운 열풍으로 서민들은 서울에서 쫓겨나고 전국의 돈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은 지금 정상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진단한 그는 “세종시 건설은 서울의 공간재배치를 위한 정책이며, 서민들이 서울에서 밀려나지 않고 살수 있는 서울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100일이 넘는 걷기를 통해 서울의 비전을 ‘출산율 2.1’로 압축했다. ‘마음 놓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서울’을 뜻하는 ‘2.1’을 강조하여 2.1연구소도 설립했다.
이 넓은 서울을 매일 어떻게 걸었는지 궁금하다.
거의 매일, 상을 당했을 때와 비가 너무 많이 왔을 때 빼곤 거의 매일 걸었다. 먼저 한강변과 그 지류를 걸었는데 오세훈 시장이 한강르네상스라고 해서 엄청나게 돈 들여서 벌여놓은 한강둔치 공사를 보았다. 홍수가 나면 어찌될 것인지 대책없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강지류에 환경오염물질이 허벌나게 많이 버려지고 있다.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하고, 고기떼가 죽어 뒤집어진 모습을 보는 건 다반사다. 지금 한강이 잘 되어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진짜 어떤 게 좋은 건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4대문 안은 여러번 다녔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이 구역의 재생프로그램은 서울시장의 핵심과제라고 생각한다.
25개 지역의 뉴타운 벨트를 모두 뒤졌다. 아직 추진실적은 없고 개발하자 말자 프랑카드만 나부끼고 있다.
100일 넘게 걸어본 서울은 어떤 모습이던가.
겉모습은 급속히 변하고 있지만 거기에 ‘사람’은 없다, 이게 첫소감이다. 차를 타고 지나가보면 세계 어느 대도시에 비해도 견줄만한 외형을 갖추어 가고 있는 게 서울이다. 그러나 안으로 걸어 들어가보니 거기에 살던 그 많은 서울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재개발지역 주민들, 재래시장 상인들, 피맛골 순대국집 골목 사이에 분주했던 서울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고 전국의 돈많은 사람들이 재개발 자리를 차고 들어와 있었다.
서울은 사람이 살기에 무지무지 어려워졌더라. 한강지류에선 악취 때문에, 재개발 현장에선 먼지 때문에, 그리고 서울거리는 거리다니기엔 너무 힘들게 만들어져 있다. 좁은 골목길을 차와 사람이 부닥치고 자전거길까지 끼어들어 경쟁한다. 예전엔 연말에 교체하던 보도블럭을 지금은 연중무휴로 하고 있다.
집값이 무지하게 높아졌다. 평균 아파트가격이 3억에서 5억대로 바로 뛰었다. 뉴타운지역에서 전세주민이 평균 50%인데 그들이 살 싼집이 없어졌다. 중대형으로 지으니 지분이 적은 주택소유자들도 추가부담을 할 능력이 안된다. 예전엔 이곳에서 개발되면 저곳으로 옮겨가 살았지만 지금은 한꺼번에 뉴타운을 하기 때문에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옮겨가야 한다. 길음지구 같은데는 원주민재정착율이 12%에 불과하다. 열에 아홉은 쫓겨난 셈이다. 뉴타운 재개발정책은 한마디로 서민은 서울에서 살지 말라는, 서민 몰아내는 정책이다. 뉴타운은 서울시민의 탐욕에 불을 지른 잘못된 정책이다. 1973년부터 2003년까지 30년동안 350만평을 재개발했는데 이명박 서울시장은 2003년 한해 동안 810만평을 뒤집어 놓았다. 서울시내가 거대한 공사장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서울이 예전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나.
공기질 측정이래 가장 양호하다는 말이 있는데, 세계의 대도시들과 좌우로 비교해야지 서울의 과거를 상대로 앞뒤로만 비교하는 건 발전적이지 못하다. 보스톤은 흰 와이셔츠를 이틀을 입을 수 있는데 서울은 오전에 청계천 주변을 와이셔츠 입고 걸어봐라, 오후에 그대로 입고 싶어지는지.
걸으면서 생각한 서울의 미래비전은 무엇인가.
상징적인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 2.1사회! 서울의 출산율은 현재 1.01명이다. 인구가 지속증가하려면 최소 2.1명이 되어야 한다. 마음 놓고 아이 낳아 키울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 수많은 출산거부 이유가 있겠지만 2.1서울로 가려면 일자리, 주택, 교육, 안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2조원의 서울시 예산을 건물이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바꾸어 써야 한다. 예산을 사람중심으로 투자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2.1연구소가 곧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어떤 노력을 좀 한다고 해서 서울이 과연 살기좋은 도시로 바뀔 것인가. 너무 얽혀 있고 땅값이 천문학적인데 서울시 예산가지고 살기좋은 서울을 만들 수 있겠는가.
서울은 마곡지구 상암지구 그리고 경희대에서 육사방향에 약간의 활용가능한 공간이 남아있을 뿐 더 이상 주택택지를 공급할 수가 없는 포화상태다. 하드웨어 바꾸기로는 어렵고 예산을 소프트웨어에 잘 투입하는 수밖에 없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복원했고, 오세훈 시장은 육교나 고가도로 없애고 있지만 다음 시장은 건물이 아닌 사람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정책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면 지금 정신여고는 평일엔 학교강당으로 쓰다가 저녁이나 휴일엔 종교단체가 겸용한다. 앞으로 뉴타운 개발 때 들어설 시설은 복합 활용도를 높이도록 유도하고 남은 예산은 장학금이나 맞벌이부부 자녀의 방과후수업비로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세종시 문제가 뜨겁다. 서울시민들의 입장이 궁금하다.
서울은 지나치게 복잡하다. 먹구름 가득 낀 막막한 상태다. 서울은 지금 상태로는 더 이상 발전이 지속가능하지 않다. 도시경쟁력이나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가 없다.
모든 곳이 바글바글하다. 출퇴근 때만 아니다. 항상 미어터진 서울의 출퇴근차량속도는 시속 17킬로미터다. 자전거 속도인데 자동차 다 없애버리고 자전거만 다니게 하는 게 맞다. 325만대가 등록되어 있는데 서울시내에 이 차량을 소통시킬 도로를 낼 여력이 없다.
서울의 공간을 재배치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 덩어리를 떼어내서 서울 밖으로 뽑아내고 서울을 사람이 살 수 있게 재배치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도 한덩어리를 서울 밖으로 뽑아내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바로 뉴타운 정책이다. 뉴타운 재개발정책을 통해 서민을 서울 밖으로 뽑아내고 있다. 그런데 이 정책은 사람만 서울외곽으로 뽑아내고 일자리는 그대로 두고 있기 때문에 출퇴근을 위해 광역교통망을 확충해야하는 새로운 부담을 유발시키고 있다.
서울은 지금 도로 1킬로미터를 까는데 100억원이 든다고 볼 때 99억원은 땅 보상비로 나가고 공사비는 1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고비용 구조로는 더 이상 서울을 살기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투자할 수 없다.
사람과 함께 기능을 밖으로 뽑아내야 서울에 공간을 재배치할 여유가 생긴다. 세종시는 행정기능을 공무원 인력과 함께 지방으로 내려 보내는 정책이기 때문에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정책이다.
그럼 누가 나갈 것인가.
뉴타운재개발정책은 서민은 서울을 떠나고 전국의 돈많은 사람들더러 그 자리를 채우라는 정책이다. 행정기능을 세종시로 원안대로 내려보내고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들이 상징적으로 먼저 서울을 벗어나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울은 스스로 경쟁력을 잃고 시민의 삶의 질도 높일 수가 없으며 나라 전체의 경쟁력도 갉아먹게 된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면 행정효율이 떨어진다는데.
서울 이대로가 좋다는 사람들의 얘기인데, 서울은 이미 350만대의 차가 시속 17킬로미터로 기어가며 엉망이 되어 있는 효율 마이너스의 상태이다. 행정비효율문제는 청와대 비서들이 감놔라 대추놔라 하려 할 때 생긴다. 장관에게 부처업무를 맡기면 비효율문제는 사라진다. 국방부가 서울에 있고 군지휘부가 계룡대에 있다고 하여 그동안 안보에 문제가 생긴 적 있는지 묻고 싶다.
이 대통령은 국가백년대계 차원에서 세종시를 묵과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성격적으로 자기가 창업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전직이 한 일을 뒤치다꺼리하면서 숙제나 하고 지내고 싶어하지 않는 성격이다. 국가백년대계라면 국민들이 결정하는 것이지 대통령 혼자 정하는 게 아니다.
과거에 영남사람들이 권력을 가졌다고 했지만 간접적이었던 비해 지금 강남사람들은 경제의 부를 쥐고서 정권을 창출하고 정책을 좌우하는 특정한 ‘계급’이 되었다. 이 대통령이 국가백년대계를 걱정한다고 하는 말이 자칫 강남정권의 백년대계용 아닌가 하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서울을 걸어보면서 강남과 비 강남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었는가.
다른 것 다 떠나서 보도블럭 까는 것 보면 차이가 난다. 강남은 보도가 넓직넓직하고 블록이 편편하게 깔려 있다. 반면 강북은 노폭이 좁고 보도불럭이 삐뚤삐뚤 비스듬히 깔려 있어서 30분 걷다보면 허리가 틀어져 반대편으로 옮겨 걸어야 한다.
서울시민들은 세종시 수정 여론이 더 높게 나오는데 민주당이 원안사수를 고수하면 시장출마자들이 곤혼스럽지 않은가.
시민들이 차분하게 생각하면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지 않고서는 서울에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한 투자의 길이 없다는 걸 이해할 것이다. 원안대로 간다고 해서 서울에서 오페라 극장이 없어지고 지하철 건설계획이 취소되고 상공회의소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상징적으로 정부제1청사가 없어진다는 것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을 강행하면서 기업들의 배치여부도 쟁점이 됐다.
이 대통령이 시장경제주의자라면 과도한 인센티브를 주어서 기업들을 세종시로 몰아넣으려 해서는 안된다. 기업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에 가지 인센티브를 보고 가는 게 아니다. 인센티브는 마중물처럼 한번 주고 마는 것인데 만약 기업을 그곳에 계속 머물게 하려면 계속 인센티브를 주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전국의 다른 지역들이 뒤집어지게 된다. 정부가 아직은 힘이 있으니까 반발할 수 없도록 누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권은 단기적이고 기업은 장기적이다. 정권이 바뀌면 인센티브가 사라질 것을 아는 기업들 제대로 투자할 것이라고 보는가. 이 대통령은 관치경제때 기업을 운영한 탓인지 입장을 바꾸어서 기업들을 몰아대면 일이 풀릴 것으로 보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과거 수많은 농공단지가 실패한 이유를 보라. 인센티브 보고 갔다가 돈이 안되니까 다 망한 것 아니냐. 행정기능을 대신하여 기업을 입주시키겠다는 발상은 먹혀들 수가 없을 것이다.
특히 글로벌경제 시대에 기업들에게 과도한 인센티브를 주면 WTO의 불공정시비를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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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석구석 100일 동안 걸어보니
세종시 원안대로 가는 것이 서울시민에게 좋다
뉴타운정책은 서민은 서울서 살지 말라는 것
마음놓고 아이낳아 기를 수 있는 서울 만들어야
이계안 이사장은 7월부터 서울 거리를 걸었다. 12월말까지 일곱바퀴를 돌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하고 나서 서울 땅 곳곳에서 살아가는 서울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살펴보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은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겉모습이 바뀌고 있는데, 그 속에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뉴타운 열풍으로 서민들은 서울에서 쫓겨나고 전국의 돈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은 지금 정상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진단한 그는 “세종시 건설은 서울의 공간재배치를 위한 정책이며, 서민들이 서울에서 밀려나지 않고 살수 있는 서울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100일이 넘는 걷기를 통해 서울의 비전을 ‘출산율 2.1’로 압축했다. ‘마음 놓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서울’을 뜻하는 ‘2.1’을 강조하여 2.1연구소도 설립했다.
이 넓은 서울을 매일 어떻게 걸었는지 궁금하다.
거의 매일, 상을 당했을 때와 비가 너무 많이 왔을 때 빼곤 거의 매일 걸었다. 먼저 한강변과 그 지류를 걸었는데 오세훈 시장이 한강르네상스라고 해서 엄청나게 돈 들여서 벌여놓은 한강둔치 공사를 보았다. 홍수가 나면 어찌될 것인지 대책없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강지류에 환경오염물질이 허벌나게 많이 버려지고 있다.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하고, 고기떼가 죽어 뒤집어진 모습을 보는 건 다반사다. 지금 한강이 잘 되어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진짜 어떤 게 좋은 건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4대문 안은 여러번 다녔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이 구역의 재생프로그램은 서울시장의 핵심과제라고 생각한다.
25개 지역의 뉴타운 벨트를 모두 뒤졌다. 아직 추진실적은 없고 개발하자 말자 프랑카드만 나부끼고 있다.
100일 넘게 걸어본 서울은 어떤 모습이던가.
겉모습은 급속히 변하고 있지만 거기에 ‘사람’은 없다, 이게 첫소감이다. 차를 타고 지나가보면 세계 어느 대도시에 비해도 견줄만한 외형을 갖추어 가고 있는 게 서울이다. 그러나 안으로 걸어 들어가보니 거기에 살던 그 많은 서울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재개발지역 주민들, 재래시장 상인들, 피맛골 순대국집 골목 사이에 분주했던 서울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고 전국의 돈많은 사람들이 재개발 자리를 차고 들어와 있었다.
서울은 사람이 살기에 무지무지 어려워졌더라. 한강지류에선 악취 때문에, 재개발 현장에선 먼지 때문에, 그리고 서울거리는 거리다니기엔 너무 힘들게 만들어져 있다. 좁은 골목길을 차와 사람이 부닥치고 자전거길까지 끼어들어 경쟁한다. 예전엔 연말에 교체하던 보도블럭을 지금은 연중무휴로 하고 있다.
집값이 무지하게 높아졌다. 평균 아파트가격이 3억에서 5억대로 바로 뛰었다. 뉴타운지역에서 전세주민이 평균 50%인데 그들이 살 싼집이 없어졌다. 중대형으로 지으니 지분이 적은 주택소유자들도 추가부담을 할 능력이 안된다. 예전엔 이곳에서 개발되면 저곳으로 옮겨가 살았지만 지금은 한꺼번에 뉴타운을 하기 때문에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옮겨가야 한다. 길음지구 같은데는 원주민재정착율이 12%에 불과하다. 열에 아홉은 쫓겨난 셈이다. 뉴타운 재개발정책은 한마디로 서민은 서울에서 살지 말라는, 서민 몰아내는 정책이다. 뉴타운은 서울시민의 탐욕에 불을 지른 잘못된 정책이다. 1973년부터 2003년까지 30년동안 350만평을 재개발했는데 이명박 서울시장은 2003년 한해 동안 810만평을 뒤집어 놓았다. 서울시내가 거대한 공사장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서울이 예전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나.
공기질 측정이래 가장 양호하다는 말이 있는데, 세계의 대도시들과 좌우로 비교해야지 서울의 과거를 상대로 앞뒤로만 비교하는 건 발전적이지 못하다. 보스톤은 흰 와이셔츠를 이틀을 입을 수 있는데 서울은 오전에 청계천 주변을 와이셔츠 입고 걸어봐라, 오후에 그대로 입고 싶어지는지.
걸으면서 생각한 서울의 미래비전은 무엇인가.
상징적인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 2.1사회! 서울의 출산율은 현재 1.01명이다. 인구가 지속증가하려면 최소 2.1명이 되어야 한다. 마음 놓고 아이 낳아 키울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 수많은 출산거부 이유가 있겠지만 2.1서울로 가려면 일자리, 주택, 교육, 안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2조원의 서울시 예산을 건물이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바꾸어 써야 한다. 예산을 사람중심으로 투자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2.1연구소가 곧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어떤 노력을 좀 한다고 해서 서울이 과연 살기좋은 도시로 바뀔 것인가. 너무 얽혀 있고 땅값이 천문학적인데 서울시 예산가지고 살기좋은 서울을 만들 수 있겠는가.
서울은 마곡지구 상암지구 그리고 경희대에서 육사방향에 약간의 활용가능한 공간이 남아있을 뿐 더 이상 주택택지를 공급할 수가 없는 포화상태다. 하드웨어 바꾸기로는 어렵고 예산을 소프트웨어에 잘 투입하는 수밖에 없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복원했고, 오세훈 시장은 육교나 고가도로 없애고 있지만 다음 시장은 건물이 아닌 사람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정책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면 지금 정신여고는 평일엔 학교강당으로 쓰다가 저녁이나 휴일엔 종교단체가 겸용한다. 앞으로 뉴타운 개발 때 들어설 시설은 복합 활용도를 높이도록 유도하고 남은 예산은 장학금이나 맞벌이부부 자녀의 방과후수업비로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세종시 문제가 뜨겁다. 서울시민들의 입장이 궁금하다.
서울은 지나치게 복잡하다. 먹구름 가득 낀 막막한 상태다. 서울은 지금 상태로는 더 이상 발전이 지속가능하지 않다. 도시경쟁력이나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가 없다.
모든 곳이 바글바글하다. 출퇴근 때만 아니다. 항상 미어터진 서울의 출퇴근차량속도는 시속 17킬로미터다. 자전거 속도인데 자동차 다 없애버리고 자전거만 다니게 하는 게 맞다. 325만대가 등록되어 있는데 서울시내에 이 차량을 소통시킬 도로를 낼 여력이 없다.
서울의 공간을 재배치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 덩어리를 떼어내서 서울 밖으로 뽑아내고 서울을 사람이 살 수 있게 재배치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도 한덩어리를 서울 밖으로 뽑아내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바로 뉴타운 정책이다. 뉴타운 재개발정책을 통해 서민을 서울 밖으로 뽑아내고 있다. 그런데 이 정책은 사람만 서울외곽으로 뽑아내고 일자리는 그대로 두고 있기 때문에 출퇴근을 위해 광역교통망을 확충해야하는 새로운 부담을 유발시키고 있다.
서울은 지금 도로 1킬로미터를 까는데 100억원이 든다고 볼 때 99억원은 땅 보상비로 나가고 공사비는 1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고비용 구조로는 더 이상 서울을 살기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투자할 수 없다.
사람과 함께 기능을 밖으로 뽑아내야 서울에 공간을 재배치할 여유가 생긴다. 세종시는 행정기능을 공무원 인력과 함께 지방으로 내려 보내는 정책이기 때문에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정책이다.
그럼 누가 나갈 것인가.
뉴타운재개발정책은 서민은 서울을 떠나고 전국의 돈많은 사람들더러 그 자리를 채우라는 정책이다. 행정기능을 세종시로 원안대로 내려보내고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들이 상징적으로 먼저 서울을 벗어나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울은 스스로 경쟁력을 잃고 시민의 삶의 질도 높일 수가 없으며 나라 전체의 경쟁력도 갉아먹게 된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면 행정효율이 떨어진다는데.
서울 이대로가 좋다는 사람들의 얘기인데, 서울은 이미 350만대의 차가 시속 17킬로미터로 기어가며 엉망이 되어 있는 효율 마이너스의 상태이다. 행정비효율문제는 청와대 비서들이 감놔라 대추놔라 하려 할 때 생긴다. 장관에게 부처업무를 맡기면 비효율문제는 사라진다. 국방부가 서울에 있고 군지휘부가 계룡대에 있다고 하여 그동안 안보에 문제가 생긴 적 있는지 묻고 싶다.
이 대통령은 국가백년대계 차원에서 세종시를 묵과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성격적으로 자기가 창업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전직이 한 일을 뒤치다꺼리하면서 숙제나 하고 지내고 싶어하지 않는 성격이다. 국가백년대계라면 국민들이 결정하는 것이지 대통령 혼자 정하는 게 아니다.
과거에 영남사람들이 권력을 가졌다고 했지만 간접적이었던 비해 지금 강남사람들은 경제의 부를 쥐고서 정권을 창출하고 정책을 좌우하는 특정한 ‘계급’이 되었다. 이 대통령이 국가백년대계를 걱정한다고 하는 말이 자칫 강남정권의 백년대계용 아닌가 하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서울을 걸어보면서 강남과 비 강남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었는가.
다른 것 다 떠나서 보도블럭 까는 것 보면 차이가 난다. 강남은 보도가 넓직넓직하고 블록이 편편하게 깔려 있다. 반면 강북은 노폭이 좁고 보도불럭이 삐뚤삐뚤 비스듬히 깔려 있어서 30분 걷다보면 허리가 틀어져 반대편으로 옮겨 걸어야 한다.
서울시민들은 세종시 수정 여론이 더 높게 나오는데 민주당이 원안사수를 고수하면 시장출마자들이 곤혼스럽지 않은가.
시민들이 차분하게 생각하면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지 않고서는 서울에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한 투자의 길이 없다는 걸 이해할 것이다. 원안대로 간다고 해서 서울에서 오페라 극장이 없어지고 지하철 건설계획이 취소되고 상공회의소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상징적으로 정부제1청사가 없어진다는 것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을 강행하면서 기업들의 배치여부도 쟁점이 됐다.
이 대통령이 시장경제주의자라면 과도한 인센티브를 주어서 기업들을 세종시로 몰아넣으려 해서는 안된다. 기업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에 가지 인센티브를 보고 가는 게 아니다. 인센티브는 마중물처럼 한번 주고 마는 것인데 만약 기업을 그곳에 계속 머물게 하려면 계속 인센티브를 주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전국의 다른 지역들이 뒤집어지게 된다. 정부가 아직은 힘이 있으니까 반발할 수 없도록 누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권은 단기적이고 기업은 장기적이다. 정권이 바뀌면 인센티브가 사라질 것을 아는 기업들 제대로 투자할 것이라고 보는가. 이 대통령은 관치경제때 기업을 운영한 탓인지 입장을 바꾸어서 기업들을 몰아대면 일이 풀릴 것으로 보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과거 수많은 농공단지가 실패한 이유를 보라. 인센티브 보고 갔다가 돈이 안되니까 다 망한 것 아니냐. 행정기능을 대신하여 기업을 입주시키겠다는 발상은 먹혀들 수가 없을 것이다.
특히 글로벌경제 시대에 기업들에게 과도한 인센티브를 주면 WTO의 불공정시비를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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