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웅 칼럼

지역내일 2009-12-30
2009년, 세모(歲暮)는 따뜻했네

임춘웅 칼럼 (본지 논설고문)

언제부턴가 한국의 세모는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함께 온다. 바삐 사느라 무심코 지네다 거리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하고 딸랑딸랑 종소리가 울려 퍼지면 아! 또 한해가 가는구나 하고 가는 세월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는 문득 추위속에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게 된다. 올해도 거리의 자선냄비에는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다. 종종걸음을 치던 아줌마들이 선뜻 지갑을 열어 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넣고는 황급히 지나가는 모습, 1억원의 거금을 냄비속에 넣은 80대 노부부, 한량짜리 순금열쇠(시가 약 2백만원)를 넣고 간 사람도 있었다.
올해에도 이어질까 관심을 모았던 전주의 ‘얼굴없는 천사’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벌써 10년째다. 금년에도 8천만원을 내놓았다. 8억원이란 거금을 기부해 화제를 모았던 홍명보 한국올림픽 축구팀 감독은 구세군 홍보대사로 올 연말에는 혹한속에 광화문 네거리에 나섰다.기부천사 배우 문근영, 가수 김장훈등 연예인들, 최경주 신지애등 많은 스포츠 스타들도 기부를 이어갔다. 신문 TV에는 연일 기부금을 내준 기업의 임직원들의 얼굴이 소개되고 있다. 그밖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위해 나서고 있다. 산동네에 연탄을 배달하는 사람들, 독거노인들에 쌀자루를 건네는 이웃들이 줄지어 있다.

부조넘어 사회적 약자 지원해야
우리나라에 기부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한게 90년대 초부터가 아닌가 한다.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 삶에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이웃을 생각하게 됐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실은 한국사람들의 상부상조 의식은 세계 어느나라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외국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관혼상제 부조관습이 한국사회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우리문화에는 그처럼 어려울때 서로돕는 미풍양속이 오래오래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삶에 커다란 한 축이 되는 부조는 우리들의 귀중한 기부문화다. 그러나 통계에는 잡히지 않고 있다. 다만 부조는 계의 성격이 강해 계층간 이동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제 우리도 부조를 넘어 불우한 이웃과 사회적 약자를 돕는 서양식 기부를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실천에 옮길때가 됐다. 아직도 우리인구의 10%가 빈곤층에 속한다.
통계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 할수 있다. 미국민이 내는 연간 기부액이 GDP의 2% 수준인데 반해 한국은 0.16% 선에 머물고 있다. 기부통계는 매우 유동적이어서 통계 숫자가 제각각이다. 앞서 언급했드시 한국의 부조는 통계에 잡힐수 없는 성격의 것이고 종교단체에 내는 헌금이나 시주도 통계에 넣기 곤란하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서양식 기부개념에서는 한국의 기부는 아직도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한국의 기부문화 발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많은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기부의 사회적 중요성에 대한 일반적 인식의 확산이다. 기부가 단순히 베품이나 나눔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건전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것, 바로 나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소득 1% 기부하는 사회 만들자
따라서 기부문화 캠페인을 좀더 대대적으로 펼 필요가 있다. 자기가 낸 기부금이 효과적으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눈 일도 중요하다. 투명성 뿐만 아니라 쓰여야 할곳에 제대로 쓰이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각종 사회단체나 개인이 내는 기부가 잘 쓰이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시스템 확보도 필요해 보인다.
기부는 하기가 쉽고 편리해야 한다. 막상 기부를 하려고 해도 어디에 어떻게 하는지 몰라 망설이다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은행창구나 동회같은 데서도 쉽게, 형편에 따라, 생각날 때 기부할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의 확대등 제도적 보완도 시급해 보인다. 우리사회의 기부에 대해 일회성이다, 이벤트성이다, 감성적이다 하는 얘기가 많다. 기부를 일상화 할수있는 시스템이 안돼있기 때문에 이벤트가 있을때만 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11월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DAC(개발원조위원회)정식 멤버로 가입했다. 원조를 받던 한국이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해서 많은 국민들이 자못 흐뭇한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다. 기부와는 다른 얘기이나 한국형 원자로 수출 낭보도 세모를 더욱 흐뭇하게 했다. 대통령이 이런 일을 할수있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했다. 이명박대통령이 이룬 외교적 쾌거였다.
이제 한국인은 세계시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당당히 걷지 않으면 안된다. 소득의 1%를 기부하기 캠페인이 있어왔다. 2010년은 1%기부문화 정착을 위한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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