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이기적인 대학들
조효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 은광여고 교사)
1월 초부터 2010년 대학입시 정시 합격자 발표가 시작된다. 수험생 학부모 진학교사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만 합격자 발표를 기다릴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장에서 입시를 지도했던 진학 담당자들은 각 대학에서 발표한 경쟁률에 귀 기울이며 마지막 합격자 발표일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쉬웠던 해가 없었기는 했지만, 올 대학입시(정시)는 거의 1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변수가 집중돼 학생들과의 상담이 전례없이 어려웠다. 무엇보다 응시생이 늘었다. 올 응시생은 모두 63만8216명으로 전년대비 7만8741명, 14.1% 늘어났다. 경쟁률의 증가로 커트라인을 높일 수밖에 없다.
둘째, 표준점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560점은 전년도 최고점(표준점수/탐구영역 3과목 기준)에 비해 20점 가량 떨어진 점수다. 수리영역의 최고점 하락이 가장 큰 요인인데, 최상위권의 낙폭 차이는 진학지도교사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셋째, 탐구영역의 영향력이 컸다. 이번 수능에서 탐구영역 4과목의 점수가 다 좋은 학생들이 많지 않았고 제 2외국어 역시 환산표준점수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전례 없는 변수, 상담 어려워
서울대의 경우 각 영역별 최고점은 언어 134점 수리 142점 외국어 140점 탐구 147점이었다. 향후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은 탐구영역과 제 2외국어영역에 대한 학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각 사설기관의 대학 배치참고점이 의외로 높았다. 일선학교 역시 이점을 도외시할 수 없다. 따라서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불안감이 증폭될 수밖에 없었고 지원전략의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학과보다는 대학을 선택하는 양상의 강화,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하향 안전지원에 따른 영향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2010학년도 대학입시 역시 적지 않은 문제점과 개선과제를 남겨두었다.
먼저 표준점수의 총점에 대한 누적인원의 공개가 필요하다. 이는 배치 상담에서의 혼란을 줄이고 하향지원이나 상향지원, 그리고 재수의 부담 등을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한국교육평가원이 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현장에서의 진학지도 부담이 한층 가중되었다.
둘째 쉬운 수능으로 언어와 수리, 외국어 영역의 변별력이 떨어진 반면 탐구영역의 영향력이 컸다. 그 예로 서울대의 경우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이 모두 1등급이었음에도 탐구영역에서 과목당 1등급과 2등급에서 5점 차이가 나면 서울대 중위권 학과에 지원가능한 점수밖에 될 수 없었다.
셋째, 대학은 자체 변환 표준점수 발표를 앞당겨야 한다. 학생들과의 상담에서 변화표준점수는 필수자료다. 하지만 이런 학교현장의 처지와 심정과는 달리 수능 성적표를 받고도 일주일이 지나서야 발표한 대학들도 적지 않다. 대학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경쟁 대학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과 학부모 배려해야
이런 대학의 이기적이 태도 때문에 일선 고등학교는 학생들과의 상담조차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 또 수험생들이 결국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2010년 입시를 다시 돌아보면서 대학이 자신이 가진 사회적 책무성을 깊이 인식하고 수요자인 수험생과 학부모, 고등학교 현장을 같이 배려하는 철학을 가져주기를 기대해 본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조효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 은광여고 교사)
1월 초부터 2010년 대학입시 정시 합격자 발표가 시작된다. 수험생 학부모 진학교사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만 합격자 발표를 기다릴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장에서 입시를 지도했던 진학 담당자들은 각 대학에서 발표한 경쟁률에 귀 기울이며 마지막 합격자 발표일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쉬웠던 해가 없었기는 했지만, 올 대학입시(정시)는 거의 1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변수가 집중돼 학생들과의 상담이 전례없이 어려웠다. 무엇보다 응시생이 늘었다. 올 응시생은 모두 63만8216명으로 전년대비 7만8741명, 14.1% 늘어났다. 경쟁률의 증가로 커트라인을 높일 수밖에 없다.
둘째, 표준점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560점은 전년도 최고점(표준점수/탐구영역 3과목 기준)에 비해 20점 가량 떨어진 점수다. 수리영역의 최고점 하락이 가장 큰 요인인데, 최상위권의 낙폭 차이는 진학지도교사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셋째, 탐구영역의 영향력이 컸다. 이번 수능에서 탐구영역 4과목의 점수가 다 좋은 학생들이 많지 않았고 제 2외국어 역시 환산표준점수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전례 없는 변수, 상담 어려워
서울대의 경우 각 영역별 최고점은 언어 134점 수리 142점 외국어 140점 탐구 147점이었다. 향후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은 탐구영역과 제 2외국어영역에 대한 학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각 사설기관의 대학 배치참고점이 의외로 높았다. 일선학교 역시 이점을 도외시할 수 없다. 따라서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불안감이 증폭될 수밖에 없었고 지원전략의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학과보다는 대학을 선택하는 양상의 강화,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하향 안전지원에 따른 영향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2010학년도 대학입시 역시 적지 않은 문제점과 개선과제를 남겨두었다.
먼저 표준점수의 총점에 대한 누적인원의 공개가 필요하다. 이는 배치 상담에서의 혼란을 줄이고 하향지원이나 상향지원, 그리고 재수의 부담 등을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한국교육평가원이 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현장에서의 진학지도 부담이 한층 가중되었다.
둘째 쉬운 수능으로 언어와 수리, 외국어 영역의 변별력이 떨어진 반면 탐구영역의 영향력이 컸다. 그 예로 서울대의 경우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이 모두 1등급이었음에도 탐구영역에서 과목당 1등급과 2등급에서 5점 차이가 나면 서울대 중위권 학과에 지원가능한 점수밖에 될 수 없었다.
셋째, 대학은 자체 변환 표준점수 발표를 앞당겨야 한다. 학생들과의 상담에서 변화표준점수는 필수자료다. 하지만 이런 학교현장의 처지와 심정과는 달리 수능 성적표를 받고도 일주일이 지나서야 발표한 대학들도 적지 않다. 대학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경쟁 대학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과 학부모 배려해야
이런 대학의 이기적이 태도 때문에 일선 고등학교는 학생들과의 상담조차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 또 수험생들이 결국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2010년 입시를 다시 돌아보면서 대학이 자신이 가진 사회적 책무성을 깊이 인식하고 수요자인 수험생과 학부모, 고등학교 현장을 같이 배려하는 철학을 가져주기를 기대해 본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