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선언 이후 1년9개월 만에 언론앞에 선 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행보는 파격이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 라스베가스 CES 전시장에 이 전 회장이 나타나자 국·내외 언론은 그의 행동과 말 한마디에 관심을 기울였다.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세계속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다 그 속에서 이건희라는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막대하기 때문이다.
이날 이건희 전 회장은 사면 후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행동을 보일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적극적인 움직임과 말을 쏟아냈다.
이날 낮 12시55분쯤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전시장에 도착한 이 전 회장은 떠날 때까지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밝혔다. 특히 관람을 시작하면서 “딸들을 광고 해야겠다”며 뒤에 있던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전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를 불러 자신의 양쪽에 세운 채 손을 잡고 걷는 등 여유롭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회장은 이날 삼성의 경쟁력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1993년 6월 ‘신경영론’),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2007년 1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 등 한국경제와 경영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로 띄웠던 것에 비하면 인식에 있어 변화가 확연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의 안내로 전시장 중앙에 자리 잡은 삼성전자 전시관과 하이얼, 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 경쟁업체의 전시관을 둘러본 이 전 회장은 중국의 추격에 대해서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소니와 파나소닉 등에 대해서도 “신경은 쓰지만 겁은 안 난다”고 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일본의 큰 전자회사 전체 10개사보다 이익을 더 많이 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10년 후를 내다보는 회사의 신수종 사업준비가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멀었다. 10년이 얼마나 긴 세월이냐”고 반문하며 “10년 전에는 삼성이 지금의 5분의 1 크기에 구멍가게 같았고 까딱 잘못하면 그렇게 된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사회에 대해서도 “각 분야가 정신을 좀 차려야 한다”고 경제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마음을 다잡을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으나 예를 들어달라는 말에 “나머지는 상상에 (맡긴다)”고 덧붙였다.
기계나 기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 전 회장은 일부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LED TV를 살펴본 뒤 “금속으로 테두리가 돼 있으니 어린이들에게 위험하지 않겠느나”고 지적하기도 했고, 자사의 프린터 제품에 대해서는 “작고 가볍고 성능이 좋아야지 하나라도 빠지면 경쟁력이 삐끗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쟁사인 소니의 부스에서 전용 안경을 쓰고 3D TV 제품을 살펴본 이 전 회장은 “안경은 이곳(코와 얼굴 옆면 지적)이 편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테안경을 꺼내 “이것과 비교해 보라”며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에게 건네주기도 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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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미 라스베가스 CES 전시장에 이 전 회장이 나타나자 국·내외 언론은 그의 행동과 말 한마디에 관심을 기울였다.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세계속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다 그 속에서 이건희라는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막대하기 때문이다.
이날 이건희 전 회장은 사면 후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행동을 보일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적극적인 움직임과 말을 쏟아냈다.
이날 낮 12시55분쯤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전시장에 도착한 이 전 회장은 떠날 때까지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밝혔다. 특히 관람을 시작하면서 “딸들을 광고 해야겠다”며 뒤에 있던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전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를 불러 자신의 양쪽에 세운 채 손을 잡고 걷는 등 여유롭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회장은 이날 삼성의 경쟁력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1993년 6월 ‘신경영론’),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2007년 1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 등 한국경제와 경영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로 띄웠던 것에 비하면 인식에 있어 변화가 확연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의 안내로 전시장 중앙에 자리 잡은 삼성전자 전시관과 하이얼, 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 경쟁업체의 전시관을 둘러본 이 전 회장은 중국의 추격에 대해서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소니와 파나소닉 등에 대해서도 “신경은 쓰지만 겁은 안 난다”고 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일본의 큰 전자회사 전체 10개사보다 이익을 더 많이 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10년 후를 내다보는 회사의 신수종 사업준비가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멀었다. 10년이 얼마나 긴 세월이냐”고 반문하며 “10년 전에는 삼성이 지금의 5분의 1 크기에 구멍가게 같았고 까딱 잘못하면 그렇게 된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사회에 대해서도 “각 분야가 정신을 좀 차려야 한다”고 경제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마음을 다잡을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으나 예를 들어달라는 말에 “나머지는 상상에 (맡긴다)”고 덧붙였다.
기계나 기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 전 회장은 일부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LED TV를 살펴본 뒤 “금속으로 테두리가 돼 있으니 어린이들에게 위험하지 않겠느나”고 지적하기도 했고, 자사의 프린터 제품에 대해서는 “작고 가볍고 성능이 좋아야지 하나라도 빠지면 경쟁력이 삐끗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쟁사인 소니의 부스에서 전용 안경을 쓰고 3D TV 제품을 살펴본 이 전 회장은 “안경은 이곳(코와 얼굴 옆면 지적)이 편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테안경을 꺼내 “이것과 비교해 보라”며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에게 건네주기도 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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