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춤과 소리 만방에 전하는 평화대사

고양시에 '국악의 터전' 세워 예술혼 전승 노력

지역내일 2001-09-05
'둥실둥실 내 삿갓 꼭 빈배와 같은데 한번 쓰니 어느덧 사십 평생의 세월이라...'
김삿갓의 시구처럼 정귀채 단장(59·한국민속예술단 단장)의 예술인생을 어찌 '사십 평생의 세월'에 비길까.
1943년 고양시 출생으로 지금껏 한번도 고양시를 벗어나 본 적이 없는 그이기에 고양시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고양시만큼 공기 좋고 아름다운 도시는 없다는 것.
그래서인지 그는 고양시의 문화를 살리는 일이면 발벗고 나선다. 게다가 그럴 듯한 소극장 하나 없는 이곳의 취약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늘 안타까워하는 그다.
14세에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 2기생으로 입문해 6년간 정예화 된 국악교육을 받았다. 이왕직 아악부원양성소의 후신인 그곳은 국악전문교육도 받고 출연수당도 받을 수 있어 어려운 가정형편과 시대적 상황 속에서 그가 택한 최선의 학문의 길이었다.
일정과정이 끝나면 엄한 스승들의 지명에 따라 가야금 단소 거문고 해금... 등의 전공과정으로 넘어가 본격적인 전문교육을 받게 된다. 손크기, 입술모양, 손가락 길이, 키와 몸집의 크기 그리고 소양에 이르기까지 스승들은 날카로운 평가를 거친 후 그 아이에게 적합한 악기를 선택해 주는 것. 그렇게 운명처럼 받아들인 국악과의 인연은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한 후에도 부인 강윤나씨(고양무용단 단장)를 만나기까지 그를 뒷받침해 주었다.

'농익은 나이'에 맨발의 건재
올해 2월까지 7년간의 (사)고양시국악협회 지부장을 맡아 장기집권(?)의 영광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며 겸손해 하는 그는 현재 60을 바라보는 '농익은 나이' 앞에 서있다.
요즘 부쩍 "이 나이야말로 예술을 비로소 조금 이해할 줄 아는 나이임을 실감한다"고 말하는 정 단장은 앞으로의 새로운 인생설계로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잠에서 깬다.
얼마전 그는 주엽고 학생들을 이끌고 중국엘 다녀왔다. 조선족 학교와 마을을 방문해 준비해 간 단소 50개, 악보 50장을 전달하고 교육예정 시간까지 늘여 그곳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악기강습과 국악이론 강좌를 하고 돌아왔다.
더구나 그곳의 열악한 화장실 시설에 당황한 그는 좀더 위생적이고 편리한 시설개조를 위해 요즘은 기금모금까지 하고 있으니 민간사절로서의 몫을 톡톡히 한 셈이다.
결국 맏아들로서 한의원을 운영하시는 아버지의 가업을 막내동생에게 돌리고 말았다는 그가 택한 길은 '춤과 소리를 좋아하는 끼' 그 이상의 의미를 담은 역사가 된 것이다.
학창시절, 그는 재주 많은 악동의 세월을 보냈다. 일찍이 어린 나이에 대중 앞에서의 공연과 출연료라는 수당을 받았기 때문에 그 나이답지 않은 조숙함을 발휘해 사람들과 어울리고 어르는 법을 터득하게 되고 이것은 훗날 청장년기 정훈장교 시절과 그의 다양한 사업에도 꽤 많은 덕을 주었다.
국악대공연, 경기국악경연대회, 고양청소년 국악제, 고양열린문화한마당 등 다양한 공연활동 외에도 약간은 '괴짜스런' 그의 끼로 인해 그는 잘하는 영역이 많다. ROTC 시절엔 정훈장교로 문필에 재주를 발휘했고 사업에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경제적으로도 성공했다.
가야금을 전공한 그는 단소 거문고 장구 사물놀이 가곡 가사 시조 단가 무용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지도가 가능하다.
"우리 전통음악은 호흡을 중시하는 3박자에 뿌리를 둔 음악이다. 명상성을 드러내는 그 유장한 멋은 다른 어떤 것에도 비유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일산구청과 문화센터에서 청소년들에게 단소교육을 할 때면 무엇보다 '우리문화'를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이해하는 것이 흐뭇하다.
고양시 문화상, 서울시 지방경찰청장 감사장, 행주문화상 등 많은 감사패와 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한 정귀채 단장은 앞으로 고양시에 국악을 전문으로 공연할 수 있고 교육할 수 있는 교육문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소원이다.
이번 9월 '세계 평화대사'로 임명된 것을 계기로 그의 농익은 인생에 색다른 전환과 함께 지금처럼 부인 강윤나 단장과 더불어 국악을 전하는 예술인으로서 그리고 고양시의 문화발전을 뒷받침하는 문화인으로서 혹은 한 가정의 환영받는 아버지로서 그의 영혼에 힘이 고갈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031-919-0019)
이영란 리포터 dazzle77@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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