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모두="" ''잃어버린="" 10년''을="" 밟으려="" 한다"="">
"전 세계가 모두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뒤따르려는 것 같다."
통화당국 고위관게자가 최근 만난 해외의 한 경제전문가로부터 들었다는 말이다. 미국발 금융위기 발발후 세계 각국 정부가 재정이 망가지는 것을 백안시하며 앞다퉈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초저금리 정책을 취하면서 거품을 다시 양산, 실패한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개탄이었다.
이런 지적은 앞서 <이코노미스트> 등 서방 경제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각국 정상들이 ''표''를 의식해 재정이 파탄지경으로 엉망이 되고 빼야 할 거품이 다시 부풀어 오르는데도 퇴출시켜야 할 금융기관이나 기업을 살려주고 출구전략을 취하는 데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정치꾼들이 경제를 더욱 나락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질타였다.
이처럼 각국 정부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던 시점인 지난 12일 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는 18일부터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한다고 전격 발표한 것. 중국에서 지준율이 오른 것은 지난 2008년 6월 이후 19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앞서 인민은행은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발한 직후인 지난 2008년 12월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했었다. 리먼 사태 이전으로 복귀한 셈.
중국은 지난해 4조위안 규모의 매머드 경기부양책을 펼친 결과 신규대출이 전년도 2배가량인 약 10조위안에 달하면서 부동산과 주가가 급등하는 등 거품 양산 우려를 낳았다. 이같은 우려에 중국 당국이 마침내 결단을 내려 출구전략을 가동시키 것. 호주에 이어 주요국 두번째의 출구전략이었다.
중국의 출구전략은 "역시 중국"이란 평가를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서방 선진국과 동아시아 중국, 한국 등 신흥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다르다는 점을 지목하며 출구전략 시기가 달라야 한다고 조언했었다. 신흥국가들이 미국, 유럽처럼 출구전략을 늦췄다간 부동산, 주식 거품이 양산되면서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경고였다. 이 경고를 중국 수뇌부가 적극 수용한 모양새다.
"중국은 많은 관료가 부패했지만 핵심 지도부는 그렇지 않다. 국가관이 분명하고 청렴하며 국정운영 능력도 빼어나다. 이것이야말로 중국의 참된 저력"이란 한 한국은행 고위관계자 말처럼 중국은 연초 단행한 신속한 출구전략을 통해 ''국정 경쟁력''을 전 세계에 과시한 셈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이명박 대통령은 "상반기에 출구전략은 없다"란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하고 있다. 한때 한국은행이 이와 다른 뉘앙스의 발언을 했으나, 최근 기획재정부차관이 한은 금융통화위 회의에 전격 참가한 데에서도 알 수 있듯 상반기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금리인상을 막겠다는 정부 의지는 단호하다. 실제로 최근 은행들은 시중금리는 오르고 있으나, 이와 반대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앞다퉈 낮추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시중금리가 올라도 은행들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치루기 전에는 금리인상이 힘들 것"이란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5%대 성장을 자신하는 우리나라가 2%대 금리를 유지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보나마나 거품이다. 이미 우리나라 부동산은 세계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강남 등은 그 이상으로 오른 상태다. 여기에다 연초부터 강남 재건축과 전세값이 들썩이는 등 조짐이 심상찮다.
또한 우리나라가 출구전략을 늦춘다고 해도 한국경제에 얼마나 득이 될지도 미지수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출구전략이 한국 수출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고 주장한다. 출구전략 여파로 중국 위안화가 한국 원화보다 강세를 띠면서 중국제품과의 경쟁력이 생겨 한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단견이다. 지금 국제무대에서는 중국과 한국을 동일 패키지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스스로가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자랑해왔다. 그 결과 중국의 출구전략은 필연적으로 위안화 강세로 이어지고, 이는 가뜩이나 연초부터 급속히 진행중인 원화 강세를 한층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외환시장과 증시에서는 이런 흐름이 뚜렷히 읽히고 있다.
한 CEO는 최근 사석에서 "올해까지는 그럭저럭 잘 나갈 것이나, 내년부터가 걱정"이라며 "환율효과가 소멸되면서 수출에 제동이 걸리고 그 여파로 국내에서 부동산거품 등이 꺼지면 상당한 고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칭 ''더블 딥'' 우려다. 어쩌면 그때쯤 되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가 모두 같은 위기에 직면하면서, 앞에서 말했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박태견(<뷰스앤뉴스>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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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스앤뉴스>이코노미스트>"세계가>
"전 세계가 모두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뒤따르려는 것 같다."
통화당국 고위관게자가 최근 만난 해외의 한 경제전문가로부터 들었다는 말이다. 미국발 금융위기 발발후 세계 각국 정부가 재정이 망가지는 것을 백안시하며 앞다퉈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초저금리 정책을 취하면서 거품을 다시 양산, 실패한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개탄이었다.
이런 지적은 앞서 <이코노미스트> 등 서방 경제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각국 정상들이 ''표''를 의식해 재정이 파탄지경으로 엉망이 되고 빼야 할 거품이 다시 부풀어 오르는데도 퇴출시켜야 할 금융기관이나 기업을 살려주고 출구전략을 취하는 데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정치꾼들이 경제를 더욱 나락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질타였다.
이처럼 각국 정부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던 시점인 지난 12일 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는 18일부터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한다고 전격 발표한 것. 중국에서 지준율이 오른 것은 지난 2008년 6월 이후 19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앞서 인민은행은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발한 직후인 지난 2008년 12월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했었다. 리먼 사태 이전으로 복귀한 셈.
중국은 지난해 4조위안 규모의 매머드 경기부양책을 펼친 결과 신규대출이 전년도 2배가량인 약 10조위안에 달하면서 부동산과 주가가 급등하는 등 거품 양산 우려를 낳았다. 이같은 우려에 중국 당국이 마침내 결단을 내려 출구전략을 가동시키 것. 호주에 이어 주요국 두번째의 출구전략이었다.
중국의 출구전략은 "역시 중국"이란 평가를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서방 선진국과 동아시아 중국, 한국 등 신흥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다르다는 점을 지목하며 출구전략 시기가 달라야 한다고 조언했었다. 신흥국가들이 미국, 유럽처럼 출구전략을 늦췄다간 부동산, 주식 거품이 양산되면서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경고였다. 이 경고를 중국 수뇌부가 적극 수용한 모양새다.
"중국은 많은 관료가 부패했지만 핵심 지도부는 그렇지 않다. 국가관이 분명하고 청렴하며 국정운영 능력도 빼어나다. 이것이야말로 중국의 참된 저력"이란 한 한국은행 고위관계자 말처럼 중국은 연초 단행한 신속한 출구전략을 통해 ''국정 경쟁력''을 전 세계에 과시한 셈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이명박 대통령은 "상반기에 출구전략은 없다"란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하고 있다. 한때 한국은행이 이와 다른 뉘앙스의 발언을 했으나, 최근 기획재정부차관이 한은 금융통화위 회의에 전격 참가한 데에서도 알 수 있듯 상반기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금리인상을 막겠다는 정부 의지는 단호하다. 실제로 최근 은행들은 시중금리는 오르고 있으나, 이와 반대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앞다퉈 낮추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시중금리가 올라도 은행들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치루기 전에는 금리인상이 힘들 것"이란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5%대 성장을 자신하는 우리나라가 2%대 금리를 유지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보나마나 거품이다. 이미 우리나라 부동산은 세계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강남 등은 그 이상으로 오른 상태다. 여기에다 연초부터 강남 재건축과 전세값이 들썩이는 등 조짐이 심상찮다.
또한 우리나라가 출구전략을 늦춘다고 해도 한국경제에 얼마나 득이 될지도 미지수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출구전략이 한국 수출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고 주장한다. 출구전략 여파로 중국 위안화가 한국 원화보다 강세를 띠면서 중국제품과의 경쟁력이 생겨 한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단견이다. 지금 국제무대에서는 중국과 한국을 동일 패키지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스스로가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자랑해왔다. 그 결과 중국의 출구전략은 필연적으로 위안화 강세로 이어지고, 이는 가뜩이나 연초부터 급속히 진행중인 원화 강세를 한층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외환시장과 증시에서는 이런 흐름이 뚜렷히 읽히고 있다.
한 CEO는 최근 사석에서 "올해까지는 그럭저럭 잘 나갈 것이나, 내년부터가 걱정"이라며 "환율효과가 소멸되면서 수출에 제동이 걸리고 그 여파로 국내에서 부동산거품 등이 꺼지면 상당한 고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칭 ''더블 딥'' 우려다. 어쩌면 그때쯤 되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가 모두 같은 위기에 직면하면서, 앞에서 말했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박태견(<뷰스앤뉴스>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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