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말바꾼 이들이 먼저 해야 할 일

지역내일 2010-01-18
지난연말 이후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등 여권이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충청의 미래를 위해 수정안이 훨씬 낫다”는 논리다.
사실 수정안을 내건 상당수 정치인은 한때 원안을 지지했다. 이 대통령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10여차례 넘게 원안 이행을 약속했다.
정 대표도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미국에서 오랜 세월 유학했었고 세계에 안 가본 나라가 별로 없지만 행정수도 건설로 기존의 도시가 손해 봤다거나 집값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오마이뉴스 2007년 12월 16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측근인 전여옥 의원은 2007년 세종시를 반대하면서 의원직사퇴를 내걸었던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말에 책임지고 (의원직을) 당연히 사퇴해야한다”고 몰아세운 바 있다.
이들 정치인이 지금은 수정안을 앞장서 외치고 있다. 정 대표가 인용한 미생지신(尾生之信)이 틀린 얘기는 아니다. 익사의 위험에 처했는데 다리 밑에서 약속 지킨다고 버티는게 최선일 수는 없다.
문제는 그들의 태도다. 말 바꾼 사람이 더 의기양양해선 수정안을 던져놓고 “이래도 안 받을거냐”는 식으로 윽박지르는 분위기다. “(충청민심이) 이해가 안된다. 선물보따리를 쌓아놓고 안겨주겠다는데 왜 싫다는거냐”(익명을 요구한 정부관계자)고 말한다. 말을 지키려는 사람을 ‘미생’으로 비유해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충청민심을 놓고 많은 분석이 있지만, 기자가 주목한 대목은 ‘신뢰 중시’다. 대전출신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충청민심은 행정부처가 이전하지 않는다고해서 화났다기보단 이전할 마음이 전혀 없으면서 말로만 빙빙 돌리다가 결국 뒤집으니까 화난 것”이라며 신뢰문제를 거론했다. 김 의원은 신뢰의 회복이 급선무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권 상당수는 여전히 자신들이 말바꾼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엎드려 ‘신뢰’를 되찾기보단 더 좋은 선물로 충청의 환심을 사겠다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시간을 끌면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으로 고조된 수정안 반대여론이 사그라들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아직도 세종시 수정 논란의 본질을, 충청이 왜 화 났는지를 정확히 모르는 것 같다.

정치팀 엄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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