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위건 부두로 가는 길’

1936년, 조지 오웰 글을 바꾸다

지역내일 2010-01-22
영국 북부 탄광지대 체험 계기 사회주의자로 전환, ‘위건 부두…’에 담아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로 다시 주목받은 조지 오웰. 그의 ‘1984’가 각색된 현대에서 강하게 투영되는 것은 ‘빅 브라더’의 대척점이 사회 곳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조지 오웰의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다. 사회주의자 조지 오웰은 1903년 영국의 식민지 인도에서 태어났다. 그 스스로가 표현하듯 ‘하급 상류 중산층’에 속한 그는 영국 사립 최고 명문인 이튼 학교를 마치고 명문 대학이 아닌 미얀마로 향한다. 식민 통치기구인 ‘인도 제국 경찰’에서 일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양심의 가책 때문에 영국으로 돌아와 런던과 파리에서 자발적인 부랑자 생활을 하고, 이 체험을 바탕으로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1933)을 펴내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나선다. 조지 오웰이라는 필명도 이때부터 쓰기 시작한다.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의 글쓰기 습관을 봐야한다. 그는 글을 쓰기 위해 상황 속으로 들어간다.
작가로서 인정받은 오웰은 1936년 한 진보단체로부터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들의 실상을 취재해 글을 써달라는 제의를 받고, 두 달에 걸쳐 위건, 리버풀, 셰필드, 반즐리 등 랭커셔와 요크셔 지방 일대의 탄광 지대에서 광부의 집이나 노동자들이 묵는 싸구려 하숙집에 머물며 면밀한 조사를 한다. 바로 이 취재의 결과물이 ‘위건 부두로 가는 길’(1937)이다. 같은 해 일어난 스페인 내전을 주시하던 그는 이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겨주고 ‘파시즘에 맞서 싸우러’ 스페인으로 떠났고, 이후 이 전쟁 체험을 ‘카탈로니아 찬가’(1938)를 통해 전한다.
영국 북부 탄광 지대와 스페인 내전에서의 경험은 조지 오웰의 지향점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고 이후 ‘동물농장’(1945)과 ‘1984‘(1949)를 구상하는 밑거름이 된다.
우리는 그의 작품 중 특히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주목해야 한다. 20세기 문학을 통틀어 가장 선명하게 ‘비판적 개인’의 위치를 고수해 온 오웰이 죽을 때까지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했던 것은, 이 세상의 모든 사회주의자들에게 하나의 희망으로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영국 북부 탄광 지대에서 겪은 생생한 체험담이자 ‘세미다큐멘터리’의 고전으로 알려진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한국의 70년대 공장과 21세기 주택 재개발 현장을 예언이라도 하듯 비판의 칼날을 들이댔다.
그래서 1937년에 쓴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오웰이 스스로 “1936년부터 내가 쓴 작품들은 그 어느 한 줄이건 ‘전체주의’에 맞서기 위해, 내가 아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위해 쓴 것이다”고 할 정도로 정치성을 띈 르포르타주다.
1월 21일은 조지 오웰 사망 60주년이다. 다시 한 번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돌아보기엔, 1936년 자신의 글쓰기가 전환을 맞이한 바로 그 해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위건 부두로 가는 길’만한 작품이 없다.
박노자 오슬로국립대 교수는 “오웰의 사회주의를 이해하자면 ‘위건 부두로 가늘 길’은 필독서다. 오웰은 이 책에서 노동자에게 인간적 존엄성을 허락하지 않는 비참한 노동과 생활의 여건을 묘사할 뿐 아니라 노동자에게 인간다운 삶을 가져올 사회주의의 요체도 잘 설명한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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