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포집저장기술은 고비용·비현실적”

영국 금융사 보고서 발표 … 신기술 의존보다 에너지 과소비 줄여야

지역내일 2010-01-25
사진명 온실가스 토론회
사진설명
2010년 1월 22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정부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후변화시대, 석탄과 고황유가 기업경쟁력일까’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울산시에서 연료규제를 완화하려는 기업 움직임에 대한 사례를 중심으로, 산업계의 연료전환에 따른 대기환경과 온실가스 배출 문제점이 지적되고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사진 환경운동연합 제공

탄소포집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은 고비용이자 비현실적 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월22일 김재윤(민주당) 권선택(자유선진당) 조승수(진보신당) 홍희덕(민주노동당) 의원이 공동주최한 ‘기후변화시대, 석탄·고황유가 기업 경쟁력일까’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같이 주장했다.

◆오일샌드 생산위해 CCS 적용 = 영국표준협회(BSI) 전문위원인 황상규 박사는 “석탄을 연료로 이용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제거하기 위해 CCS기술을 이용하면 된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현실을 잘 모르는 소리”라며 “최근 영국의 금융서비스 회사인 CFS와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이 캐나다 알버타에 퇴적돼 있는 오일샌드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CCS를 적용해 제거한다는 것은 ‘완전한 허구’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오일샌드(타르샌드라고도 한다)는 캐나다가 오래 전부터 석유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해왔던 물질이다. 일반적으로 오일샌드를 생산하는 공정은 석유를 채굴할 때보다 이산화탄소를 3배나 많이 배출한다. 오일샌드에서 석유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뜨거운 증기를 주입해 석유성분을 녹여야 하는데, 증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오일샌드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로, 확인된 매장량만 1730억 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매장량에 이어 석유생산 잠재량으로 보면 세계 두 번째 규모에 해당된다. 캐나다는 2008년 한 해에만 오일샌드로부터 하루 평균 1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었다. 2020년에는 하루 최대 450만 배럴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적 시나리오 적용해도 역부족” = 황 박사는 “하지만 오일샌드 생산 공정에서 CCS의 이산화탄소 제거능력을 실험한 결과,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30%, 2050년 30~50%밖에 줄일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그것도 가장 효율성이 높은 최신 기술을 사용했을 경우”라고 밝혔다.
오일샌드는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5%가량 줄일 수 있어야 그 효과가 석유와 비슷해진다. 하지만 앞의 CFS사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CCS를 통해 줄일 수 있는 오일샌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이 권고한 캐나다가 2050년까지 줄여야 하는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많다.
황 박사는 “CFS의 폴 모나험은 작년에 캐나다의 오일샌드가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10ppm 이상 증가시켰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며 “폴은 ‘산업계는 CCS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었지만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CCS는 최적의 시나리오를 적용한다하더라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기에는 부족하다는 교훈을 일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WWF 영국지부의 데이비드 노먼 캠페인국장도 “CCS기술은 적용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리고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며 “캐나다는 확인되지 않은 CCS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탄소 기술에 투자하고 오일샌드의 확장을 막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압축 저장할 곳이 없다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준관 선임연구원도 “한국의 경우는 여기에 한 가지 더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설령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까지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저장할 장소가 없다”고 지적했다. 보통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석유를 채굴했던 지하 깊숙한 곳에 다시 저장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곳이 없어 결국 포집하고 압축한 이산화탄소를 배로 해외에 수송하는 방법 밖에 없다.
안 연구원은 “2007년 있었던 유조선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를 기억한다면 이러한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 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라며 “수송 중에 사고가 일어나 압축저장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방출된다면 기름유출보다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렇듯 입증되지 않은 기술에 많은 국가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이유는 여전히 화석연료를 고집하려는 석탄·석유산업계의 영향 때문”이라며 “화석연료로 인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집단은 국가를 동원해 에너지체제의 전환을 기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CCS기술의 문제점을 △지하 저장의 위험성 △고비용과 에너지 낭비 초래 △지속가능한 에너지 발전방해로 요약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믿음이 커가고 있지만, 기술의존적인 방식의 문제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수요관리,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확대 등을 방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기술을 통한 이산화탄소 저감보다는 현재의 에너지 과소비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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