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다른 글로벌 금융위기
최호상 (국회 입법조사처 금융외환팀 입법조사관·경제학박사)
2007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 문제는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같은 해 10월 세계 증시의 동반 급락을 거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심화되었다. 발생 초기만 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는 과거 1920년대 세계경제를 장기간 수렁에 빠뜨린 대공황에 비견될 정도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선진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신속한 금융정책 공조를 통해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09년 말 두바이 충격에 이어 동유럽 국가 등에 잠재된 금융기관의 추가 부실 여부, 더블 딥 논란 등으로 세계경제가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할 수 있다.
금융위기 해소는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좌우
글로벌 금융위기의 해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과 영국이 어느 시점에서 성장 복원력을 보유하느냐가 관건이다. 과거 세계 대공황과 1990년대 초반 부동산 버블 붕괴로 장기 불황을 겪은 미국과 일본의 회복 과정을 보면, 심각한 금융위기 상황 속에서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으로 주가 등 자산 가격을 다시 상승세로 전환시켰고, 이를 통해 실물경제가 회복되는 한편 시중의 자금수요를 확대시켜 금융 시스템이 복원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적극적인 금융완화정책에 의해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008년 말 이후 점차 상승기조로 전환하고 있으며, 주가도 2009년 3월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생산 활동은 2009년 6월 이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같은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도 플러스로 전환되었다.
이들 지표로만 보면, 세계 최대 소비국가인 미국의 경제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조사에 의하면, 최근 기업 및 개인의 자금수요는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시중의 자금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이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을 알리는 신호가 될 전망이다.
영국의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율과 주가의 상승세는 미국과 비슷한 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생산 활동은 상대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표로 보면 미국이 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금융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4분기 이후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는 적극적인 금융완화정책과 재정의 조기 집행 등을 통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세계 증시와 실물경제의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수요가 부진하면서, 세계 교역량은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미국을 대체할 국가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세계경제가 여전히 불균형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각국의 금융정책 공조는 위기 확산 방지에 기여
메릴랜드 대학의 카먼 라인하트 교수와 하버드 대학의 케네스 로거프 교수는 ‘이번은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에서 2008년 하반기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과거 금융위기와 유사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현 위기가 주택시장 침체와 주가 하락을 각각 6년, 3년 6개월간 이어지게 하고, 고용상황 악화와 1인당 실질 GDP 감소를 각각 4년, 2년간 지속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과거 대공황과 달리 각국의 금융정책 공조 효과 등에 힘입어 최악의 시나리오는 도래하지 않을 전망이다. 2008년 10월 이후 G-20 등을 통해 각국의 금리인하와 함께 금융시스템 정비, 보호무역주의 확산 억제 등에 주력했고, 각국의 실물경제가 신속한 복원력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각국의 출구전략, 재정지출에 따른 국가채무 확대 등이 세계경제의 경기 회복세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각국의 효과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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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상 (국회 입법조사처 금융외환팀 입법조사관·경제학박사)
2007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 문제는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같은 해 10월 세계 증시의 동반 급락을 거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심화되었다. 발생 초기만 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는 과거 1920년대 세계경제를 장기간 수렁에 빠뜨린 대공황에 비견될 정도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선진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신속한 금융정책 공조를 통해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09년 말 두바이 충격에 이어 동유럽 국가 등에 잠재된 금융기관의 추가 부실 여부, 더블 딥 논란 등으로 세계경제가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할 수 있다.
금융위기 해소는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좌우
글로벌 금융위기의 해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과 영국이 어느 시점에서 성장 복원력을 보유하느냐가 관건이다. 과거 세계 대공황과 1990년대 초반 부동산 버블 붕괴로 장기 불황을 겪은 미국과 일본의 회복 과정을 보면, 심각한 금융위기 상황 속에서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으로 주가 등 자산 가격을 다시 상승세로 전환시켰고, 이를 통해 실물경제가 회복되는 한편 시중의 자금수요를 확대시켜 금융 시스템이 복원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적극적인 금융완화정책에 의해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008년 말 이후 점차 상승기조로 전환하고 있으며, 주가도 2009년 3월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생산 활동은 2009년 6월 이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같은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도 플러스로 전환되었다.
이들 지표로만 보면, 세계 최대 소비국가인 미국의 경제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조사에 의하면, 최근 기업 및 개인의 자금수요는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시중의 자금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이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을 알리는 신호가 될 전망이다.
영국의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율과 주가의 상승세는 미국과 비슷한 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생산 활동은 상대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표로 보면 미국이 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금융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4분기 이후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는 적극적인 금융완화정책과 재정의 조기 집행 등을 통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세계 증시와 실물경제의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수요가 부진하면서, 세계 교역량은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미국을 대체할 국가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세계경제가 여전히 불균형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각국의 금융정책 공조는 위기 확산 방지에 기여
메릴랜드 대학의 카먼 라인하트 교수와 하버드 대학의 케네스 로거프 교수는 ‘이번은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에서 2008년 하반기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과거 금융위기와 유사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현 위기가 주택시장 침체와 주가 하락을 각각 6년, 3년 6개월간 이어지게 하고, 고용상황 악화와 1인당 실질 GDP 감소를 각각 4년, 2년간 지속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과거 대공황과 달리 각국의 금융정책 공조 효과 등에 힘입어 최악의 시나리오는 도래하지 않을 전망이다. 2008년 10월 이후 G-20 등을 통해 각국의 금리인하와 함께 금융시스템 정비, 보호무역주의 확산 억제 등에 주력했고, 각국의 실물경제가 신속한 복원력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각국의 출구전략, 재정지출에 따른 국가채무 확대 등이 세계경제의 경기 회복세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각국의 효과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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