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박근혜 흠집내기 작용
박정희 전 대통령은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에서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다. 그런 한나라당의 주류인 친이계 핵심인사들이 최근 열흘새 박 전 대통령을 폄하하는 발언에 잇달아 가세하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친이-친박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심상치 않다.
이명박정부 최고의 실세이자 친이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 20일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계속의 한국’이라는 강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세 번 감옥에 갔고, 군사정권이 끝날 때까지 감옥에 다섯 번 가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행복하게 살고, 보람 있게 살려면 정의롭지 못한 사회, 정치적 환경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민주화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해 박정희 정권 때를 정의롭지 못한 사회로 규정했다.
이날 이 위원장의 발언은 비록 고위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반부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말한 것이지만 강의내용 곳곳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드러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 19일 한나라당 대전시당 국정보고대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과천청사를 만든 것은 잘못”이라며 행정부처 이전에 대한 원죄를 박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친박계 당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퇴장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안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 최고위원회에서 “박 전 대통령은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뤄내 우리 민족을 가난에서 해방시키고 경제기적이라는 불멸의 공적을 세웠다”고 말해 박 전 대통령을 추켜세웠던 적이 있어 이날 발언이 작심하고 나온 것임을 짐작케 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대열에 동참했다. 정 의원은 27일 ‘MBN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정희 대통령도 5·16 군사혁명후 민정이양 약속을 안 지켰고, 3선 개헌 때도 약속을 안 지켰다”고 했다.
정 의원의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은 “국익을 위해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3선 개헌을 해서 중화학공업 육성하고 우리나라를 이렇게 반석에 올려놨다”며 약속과 신뢰보다 국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말이다.
친이계 핵심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나온 데는 세종시를 둘러싼 당내 갈등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외길 수순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두언 의원은 29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비난한 것이 아니라 박 전 대표가 현재 보이고 있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문제를 있는 그대로 말한 것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친이계 핵심의 이러한 움직임이 박근혜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장기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상당수 친이진영 의원들은 박 전 대표로는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이 핵심의원은 “박 전 대표쪽은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폐쇄적 조직문화가 팽배해 있다”며 “두 차례 대선에서 실패한 이회창 전 총재의 전철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친박계 의원은 “국민들은 박 전 대표를 더 이상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있는 정치인이 아니라 독립적인 지도자로 바라보고 있다”며 “박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어떤 시도도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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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은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에서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다. 그런 한나라당의 주류인 친이계 핵심인사들이 최근 열흘새 박 전 대통령을 폄하하는 발언에 잇달아 가세하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친이-친박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심상치 않다.
이명박정부 최고의 실세이자 친이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 20일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계속의 한국’이라는 강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세 번 감옥에 갔고, 군사정권이 끝날 때까지 감옥에 다섯 번 가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행복하게 살고, 보람 있게 살려면 정의롭지 못한 사회, 정치적 환경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민주화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해 박정희 정권 때를 정의롭지 못한 사회로 규정했다.
이날 이 위원장의 발언은 비록 고위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반부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말한 것이지만 강의내용 곳곳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드러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 19일 한나라당 대전시당 국정보고대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과천청사를 만든 것은 잘못”이라며 행정부처 이전에 대한 원죄를 박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친박계 당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퇴장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안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 최고위원회에서 “박 전 대통령은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뤄내 우리 민족을 가난에서 해방시키고 경제기적이라는 불멸의 공적을 세웠다”고 말해 박 전 대통령을 추켜세웠던 적이 있어 이날 발언이 작심하고 나온 것임을 짐작케 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대열에 동참했다. 정 의원은 27일 ‘MBN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정희 대통령도 5·16 군사혁명후 민정이양 약속을 안 지켰고, 3선 개헌 때도 약속을 안 지켰다”고 했다.
정 의원의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은 “국익을 위해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3선 개헌을 해서 중화학공업 육성하고 우리나라를 이렇게 반석에 올려놨다”며 약속과 신뢰보다 국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말이다.
친이계 핵심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나온 데는 세종시를 둘러싼 당내 갈등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외길 수순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두언 의원은 29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비난한 것이 아니라 박 전 대표가 현재 보이고 있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문제를 있는 그대로 말한 것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친이계 핵심의 이러한 움직임이 박근혜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장기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상당수 친이진영 의원들은 박 전 대표로는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이 핵심의원은 “박 전 대표쪽은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폐쇄적 조직문화가 팽배해 있다”며 “두 차례 대선에서 실패한 이회창 전 총재의 전철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친박계 의원은 “국민들은 박 전 대표를 더 이상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있는 정치인이 아니라 독립적인 지도자로 바라보고 있다”며 “박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어떤 시도도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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