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동 칼럼]출구전략 딜레마

지역내일 2010-01-28
출구전략 딜레마
김진동 (본지 논설고문)

80년대까지나 통하던 경구가 다시 생명력을 얻고 살아나는 듯하다. 한국이 후발 개도국 수준일 때,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한국경제는 몸살을 앓아 눕는다고 했다. 한국경제가 세계 15위권 경제국에 들어서면서 잊혀지는 듯했던 이 경구가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다는 올해 박물관에서 살아나온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더하여 이제는 거인으로 성장한 중국이 심호흡을 하면 한국경제의 지붕이 날아가는 형국이 된 듯하다.
금융시장이 G2 리스크에 떨고 있다. 연초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데 이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고강도 은행개혁안을 내놓으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번 주 들어서는 중국이 추가 긴축정책을 발동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또 한번 폭락했다. 올들어 1월 한 달 사이에 3번이나 요동쳤다.
미국과 중국이 기침을 할 때마다 증시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대만 일본 증시도 급락했다. 환율은 급등했다. 달러당 1120원대까지 하락하던 환율이 G2 콧김에 1160원대까지 다시 치솟았다.

나막신과 우산장사 부모 신세
오바마의 은행개혁 쇼크보다 중국의 긴축 쇼크파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추가 인상하고 신규대출을 사실상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시는 한동안 준패닉상태로 빠져들기도 했다.
이 같은 G2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될 것같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중국은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10%를 넘어 과열과 거품이 우려되고 있어 출구조치의 강도가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도 오바마 대통령이 “평범하게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보다 훌륭한 단임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 할만큼 강한 의지로 은행개혁을 밀어붙일 태세인데다 금리인상 카드를 뽑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실상 출구전략을 발동했으며 그 강도를 갈수록 높여갈 전망이다.
이러한 대외 불안요인에 국내 불안요인이 오버랩되면서 출구전략은 딜레마에 빠진 꼴이다.
출구전략을 쓰자니 성장과 더블딥이 걱정이고 그렇다고 기약 없이 미루자니 자산거품과 인플레이션 같은 후유증이 걱정이다. 나막신과 우산 장사를 아들로 둔 부모 꼴이다.
그동안 안정투자처에 대피 중이던 시중 부동자금이 고수익을 쫓아 움직인다는 소식이 들린다. 시중 부동자금 규모는 8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자금이 헤집고 다니면 거품 같은 문제를 일으키기 십상이다.
벌써 그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돈이 증시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거래대금이 폭증하고 개인도 몰려들고 있다. 공모주 시장은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은행에도 고금리 상품에 돈이 몰리고 부동상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고위험 투자의 대명사격인 재건축 아파트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유례없는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시중 부동자금이 안전자산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제는 서서히 고수익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자산 거품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물가는 해동기를 맞은 듯하다. 식료품을 비롯한 생필품 가격이 오른 데 이어 전기 가스 버스 고속도통행료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상하수도 쓰레기봉투요금까지 인상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성장위주 정책의 그늘에서 고물가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거품과 인플레이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선제 대응으로 금리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출구전략을 발동할 적기가 온 것이 아니냐는 논의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 중국처럼 자산거품으로 이어지는 사태를 미리 막기 위해 유동성 흡수에 나서야 할 때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반면 정부를 중심으로 한 출구전략 시기에 대한 유예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거시정책 방향은 물가 대신 성장에 맞춰진 채 요지부동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성장하면서 거품 잡을 수 있나
MB도 최근 인도 방문 길에서까지 시기상조론을 거듭 강조했다. 이로 미뤄보아 적어도 상반기 중에는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지 않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회복세를 탄 경기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자칫 더블딥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바닥에 깔려 있다. G2리스크 같은 대외 불확실성과 위기요인도 널려 있다. 출구젼략을 발동하기에는 겁나는 부분도 없지 않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고용과 내수확충을 위해서도 성장은 지체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가 출구전략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이유다. 거품과 물가도 잡고 성장 열매도 맛보는 윈윈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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