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정책의 성공 조건
지금 서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은 참으로 깊고도 크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위기라는 한파를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부의 적절한 대응으로 조기에 성공적으로 위기를 벗어나고 있고 다양한 경제지표들이 증명해 주기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별만 다를 것이 없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고용 없는 성장이 원인이다. 서민들은 실직 등 불황의 한파를 맞으면서도 경기가 회복될 때의 온기는 가장 나중에 도달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을 때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불황기에 단행한 구조조정의 결과라는 해석도 있고 보면 아이러니컬하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해 기준 실업자 수는 88만9천명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21일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취업애로계층이 182만 3천명이라고 밝혀 이들이 실질적 실업자인 점을 감안한다면 통계청이 밝힌 실업자의 두 배에 이르러 6-7%에 달한다. 여기에 구직단념자 16만 2천명과 취업준비생 59만 1천명, 쉬었음 147만 5천명,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96만 3천명을 합하면 사실상 백수는 4백만을 훌쩍 넘는다. 더욱 어두운 소식은 올해를 시작으로 베이비붐 세대인 55년생부터 63년생의 정년이 시작되면 50-60대 실업문제가 점차 대두될 것이다. 아직 일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떠나야 하는 그들로써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자 할 것이다. 한편 일용직과 자영업자의 규모는 2008년대비 각각 15만8천명과 25만9천명 줄어든 반면 안정적인 상용직 근로자는 38만3천명 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의 실업문제는 고용없는 성장으로 심화되어 모든 연령대로 확산되고 있으며 양극화 경향을 보인다.
우리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연초부터 일자리창출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 21일 대통령 주재로 제1차 국가고용전략회의가 개최된 것만 보아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짐작이 간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가 내 놓은 정책은 대부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정책들을 다시 한 번 내놓았거나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으로 폐기되었던 정책도 섞여있어서 무성한 느낌이다. 물론 사회적 환경이나 경제상황이 바뀌었고 그래서 이제는 실효성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불순한 생각이 드는 것은 현재 우리사회의 실업이 안고 있는 본질적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일자리창출 문제가 나올 때마다 대기업 회장들을 만나 투자를 부탁하거나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맞장구치듯 삼성, 현대 등 30대 대기업들이 올해 87조원을 투자하여 8만명을 신규로 채용하겠다지만 전혀 감동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이는 고용 없는 성장이 실업증가의 주요한 원인임을 이하지 못한 것 같기 때문이다. 2008년 고용실태를 살펴보면 대기업이 거의 고용 없는 성장을 하는 동안 중소기업이 고용의 87.5%차지할 정도의 일자리를 창출하였다. 실제로 통계청의 발표자료에서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고용시장은 중소기업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벤처기업 등 중소제조업들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애로를 청취하고 해결해주는데 온 정성을 기우려야 옳다. 기업의 생리로 보았을 때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여건만 된다면 투자하지 말래도 투자할 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대기업에게 투자를 구걸하면 그 대가로 세제혜택 등 재정적 지원을 요구할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지만 고용 또한 그에 비례하여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생산공정 개선을 통해 고용 없는 성장도 가능하기 때문에 미덥지 못하다. 세금만 헛되이 날리는 것이다.
청년실업대책으로 대학생인턴고용제를 도입했으나 실패하였다. 그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 이 정책을 제안한 당사자 같으면 정식직원으로 채용되지도 않을 일자리에서 1년씩이나 허송세월 하겠는가. 하던 공부를 계속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게 훨씬 이익이다. 그 이유를 객관적으로 웅변해주는 자료가 있다. 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월급여총액을 학력별로 비교해 보면 고졸 취업자는 189만원, 전문대 198만원이고 대졸이상 취업자는 295만원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인구조사(2008년 8월)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교육년수나 근속년수의 증가와 임금상승과의 관계에서는 교육년수가 1년 늘어나면 임금이 4.1-6.3% 상승하는 반면 근속년수가 1년 늘어나면 임금은 불과 2.8-3.9%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숙련공의 장인정신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고, 그 나라 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중소기업은 구인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이제 실업문제는 경제활동인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모든 연령대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우리의 문제이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시오노 나나미는 실업자란 단순히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에 생활수단을 잃은 자들이 아니라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이유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라 했다. 따라서 실업문제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존심의 회복에 관한 문제로 단순히 복지대책으로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만이 최선이다. 일자리를 찾고 있는 그들은 의미 없는 서류를 복사하면서 상당한 보상을 받기 보다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면서 치열하게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으로 받는 몇 푼에 더 가치를 부여한다. 그들은 그런 일자리를 원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지금 서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은 참으로 깊고도 크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위기라는 한파를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부의 적절한 대응으로 조기에 성공적으로 위기를 벗어나고 있고 다양한 경제지표들이 증명해 주기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별만 다를 것이 없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고용 없는 성장이 원인이다. 서민들은 실직 등 불황의 한파를 맞으면서도 경기가 회복될 때의 온기는 가장 나중에 도달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을 때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불황기에 단행한 구조조정의 결과라는 해석도 있고 보면 아이러니컬하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해 기준 실업자 수는 88만9천명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21일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취업애로계층이 182만 3천명이라고 밝혀 이들이 실질적 실업자인 점을 감안한다면 통계청이 밝힌 실업자의 두 배에 이르러 6-7%에 달한다. 여기에 구직단념자 16만 2천명과 취업준비생 59만 1천명, 쉬었음 147만 5천명,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96만 3천명을 합하면 사실상 백수는 4백만을 훌쩍 넘는다. 더욱 어두운 소식은 올해를 시작으로 베이비붐 세대인 55년생부터 63년생의 정년이 시작되면 50-60대 실업문제가 점차 대두될 것이다. 아직 일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떠나야 하는 그들로써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자 할 것이다. 한편 일용직과 자영업자의 규모는 2008년대비 각각 15만8천명과 25만9천명 줄어든 반면 안정적인 상용직 근로자는 38만3천명 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의 실업문제는 고용없는 성장으로 심화되어 모든 연령대로 확산되고 있으며 양극화 경향을 보인다.
우리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연초부터 일자리창출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 21일 대통령 주재로 제1차 국가고용전략회의가 개최된 것만 보아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짐작이 간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가 내 놓은 정책은 대부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정책들을 다시 한 번 내놓았거나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으로 폐기되었던 정책도 섞여있어서 무성한 느낌이다. 물론 사회적 환경이나 경제상황이 바뀌었고 그래서 이제는 실효성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불순한 생각이 드는 것은 현재 우리사회의 실업이 안고 있는 본질적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일자리창출 문제가 나올 때마다 대기업 회장들을 만나 투자를 부탁하거나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맞장구치듯 삼성, 현대 등 30대 대기업들이 올해 87조원을 투자하여 8만명을 신규로 채용하겠다지만 전혀 감동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이는 고용 없는 성장이 실업증가의 주요한 원인임을 이하지 못한 것 같기 때문이다. 2008년 고용실태를 살펴보면 대기업이 거의 고용 없는 성장을 하는 동안 중소기업이 고용의 87.5%차지할 정도의 일자리를 창출하였다. 실제로 통계청의 발표자료에서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고용시장은 중소기업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벤처기업 등 중소제조업들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애로를 청취하고 해결해주는데 온 정성을 기우려야 옳다. 기업의 생리로 보았을 때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여건만 된다면 투자하지 말래도 투자할 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대기업에게 투자를 구걸하면 그 대가로 세제혜택 등 재정적 지원을 요구할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지만 고용 또한 그에 비례하여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생산공정 개선을 통해 고용 없는 성장도 가능하기 때문에 미덥지 못하다. 세금만 헛되이 날리는 것이다.
청년실업대책으로 대학생인턴고용제를 도입했으나 실패하였다. 그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 이 정책을 제안한 당사자 같으면 정식직원으로 채용되지도 않을 일자리에서 1년씩이나 허송세월 하겠는가. 하던 공부를 계속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게 훨씬 이익이다. 그 이유를 객관적으로 웅변해주는 자료가 있다. 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월급여총액을 학력별로 비교해 보면 고졸 취업자는 189만원, 전문대 198만원이고 대졸이상 취업자는 295만원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인구조사(2008년 8월)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교육년수나 근속년수의 증가와 임금상승과의 관계에서는 교육년수가 1년 늘어나면 임금이 4.1-6.3% 상승하는 반면 근속년수가 1년 늘어나면 임금은 불과 2.8-3.9%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숙련공의 장인정신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고, 그 나라 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중소기업은 구인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이제 실업문제는 경제활동인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모든 연령대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우리의 문제이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시오노 나나미는 실업자란 단순히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에 생활수단을 잃은 자들이 아니라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이유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라 했다. 따라서 실업문제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존심의 회복에 관한 문제로 단순히 복지대책으로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만이 최선이다. 일자리를 찾고 있는 그들은 의미 없는 서류를 복사하면서 상당한 보상을 받기 보다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면서 치열하게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으로 받는 몇 푼에 더 가치를 부여한다. 그들은 그런 일자리를 원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