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키코(KIKO)의 진실과 형사고발

지역내일 2010-02-21 (수정 2010-02-22 오전 6:13:23)
강남훈
중소기업중앙회 대외협력본부장

2월 8일 키코 소송에 대한 법원의 첫 판결은 중소기업의 완패였다. 키코피해 중소기업의 대응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필자로서는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키코(kiko)의 내용을 살펴보면 은행의 기대이익이 기업의 그것보다 최소한 2배 이상이면서 이를 숨기고 계약서에는 기대이익이 동등하다는 소위 제로프리미엄(zero premium) 또는 제로코스트(zero cost)라고 명시했다. 은행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무엇보다도 신용을 기본으로 하는 은행이 고객을 속인 것이다. 이것이 키코사태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적으로 고객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우선 사과부터 하는 게 도리가 아닐까. 수백여개의 우량 수출중소기업이 수조원의 손실을 입었는데도 어느 은행 하나 사과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없다. 은행은 오히려 키코 미납상환금 확보를 위해 기업의 예금인출을 정지하거나, 기업자산에 가압류조치를 하는 등 이익만 챙기는데 급급해 한다는 중소기업의 애타는 호소를 듣고 있다.

재판에서 드러난 은행의 거짓말
은행들은 판매과정에서 키코상품에 대해 모든 것을 설명했다고 주장한다. 설령 은행측이 키코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치더라도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제대로 알 리가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는 투기적 상품을 비용도 전혀 들지 않고(제로코스트) 환헤지 효과가 있다면서 예·적금 판촉하듯이 중소기업에게 판매한 것이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은행은 중소기업들이 투기했다고 주장한다. 사실 키코상품은 구조상 기업에게는 투기나 환헤지 효과의 여지가 없는 정말로 백해무익한 상품이라고 말하는 전문가가 많다. 따라서 투기나 환헤지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반대로 은행이 한 것이며 결과적으로 은행은 대박(?)이 났다고 한다.
가처분 소송 진행 당시 은행은 ‘제로 프리미엄’이란 기업과 은행의 기대이익이 동일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으나 은행이 제출한 자료에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후에는 당연히 마진이 포함된 것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은행은 스스로 계약서의 내용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따라서 수산중공업의 판결에 대해 실로 유감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은행은 대형로펌의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해 현란한 논리로 재판부를 현혹하고, 재판부는 키코계약의 본질을 키코상품의 복잡한 구조 또는 투기속성 탓으로 애써 외면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금감원 조사결과 조속해 발표해야
더욱이 금융감독원은 은행에 대한 조사를 몇 차례나 실시, 설명의무 위반을 비롯한 몇가지 사실이 적발했으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은행측의 로비(?)로 제재심의위원회 회의조차 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국정감사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금융감독원의 이런 행태를 질타하고 ‘금융보호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은 파생상품에 대한 감독소홀로 전세계를 경제위기로 내몬 미국의 사례를 거울삼아 조사한 결과를 조속히 발표해야 한다. 더불어 키코를 비롯한 파생상품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된다.
이와 관계없이 키코피해 중소기업들은 은행 임직원을 상대로 형사고발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법은 상식에서 출발한다. 복잡한 파생상품 구조를 파헤치는 것이 키코사태의 본질은 아니며 계약서 내용이 실제와 같은지, 다르다면 의도적인지 아닌지 등이 핵심이 될 것이며 검찰수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주역인 수출중소기업이 키코로 인한 피해와 투기꾼이라는 잘못된 차가운 눈총으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으로 거듭나길 간절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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