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스티커 비해 환경오염·비용낭비 줄어 … 녹색성장위 ‘자원재활용 최우수기관’ 선정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 쓰레기통에 토큰을 넣어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했는데 차츰 익숙해지니까 자연스럽게 배출량을 줄이는데 신경을 쓰게 돼요.”
서울에서 최근 대구시 동구 신암동으로 이사한 이 모(35)씨. 그가 대구생활에 적응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방법이었다. 이씨는 “가정에서 배출한 음식물쓰레기 분량만큼 요금을 내니 아이들에게 산교육도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에서 처음 시도한 새로운 음식물쓰레기 수거방법이 주민들 호평을 받고 있다. 쓰레기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인 이 제도는 다른 지자체에도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2009 생생도시’ 평가에서 음식물쓰레기 처리와 자원재활용분야 최우수기관으로 선정했다.
◆예산 아끼고 거리는 청결해지고 =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대도시 지방자치단체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하면서 1회성 스티커나 칩을 사용해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는데 비용부담과 함께 또다른 환경오염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 규모에 따라 5000만원에서 1억원 상당을 들여 매년 새로운 스티커나 칩을 인쇄·제작하는 실정이다.
120ℓ 규모인 대형 수거함을 활용, 거점별로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면서 불결한 환경문제도 제기됐고 쓰레기가 과다 발생하는 문제도 생겼다. 스티커가 떨어져나가는 경우도 많아 이 경우 쓰레기를 제 때 처리하지 못해 주민들이 항의하기도 한다.
대구 동구에서는 이같은 고민이 없다. 동구는 2007년 종량제 칩 보관장치를 부착한 쓰레기통을 자체 개발, 2008년부터 전면 시행하고 있다. 120ℓ 규모의 대형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을 거점별로 배치하는 대신 4ℓ, 20ℓ, 120ℓ 규모 수거함 3종을 각 가정에 보급·수거하는 방식이다. 가정에서는 수거함 크기에 따라 140원, 700원, 4200원짜리 토큰을 구입해 투입하면 된다.
토큰 사용방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종량제 시행 전인 2007년에는 하루 101톤 발생했으나 2년 뒤 종량제가 정착된 뒤에는 주민 스스로 음식물쓰레기 발생을 억제, 하루 65톤으로 감소했다.
새로운 음식물쓰레기 수거방식은 동구 살림살이에도 큰 보탬이 된다. 우선 쓰레기 발생량이 줄어 톤당 7만원에 달하는 처리비와 5만원인 수집·운반비가 줄었다. 동구는 연간 16억원 정도 예산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토큰은 스티커나 칩과 달리 반영구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에 따르면 지난 1년 6개월만에 3000만원 정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 연간 2700만원 가량 사용하던 납부고지·징수 체납관리 등도 아끼고 있다.
구는 앞으로 짭짤한 세외수입도 기대하고 있다. 구에서 개발한 토큰 보관함은 특허(10-784457) 등록이 돼있기 때문에 다른 지자체에서 1개를 사용할 때마다 50원씩 세외수입을 올릴 수 있다. 지금까지 수입은 450만원이다.
◆쓰레기종량제 전국시행 계기 = 동구에서 시작된 음식물 쓰레기처리방식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시행될 종량제를 시행한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 점을 인정했는지 전국 10여곳에서 동구의 방식을 배워갔다.
동구는 오는 7월부터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공동주택에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음식물 수거장치에 카드를 넣으면 분량에 따라 수수료가 자동으로 결제되는 전자카드 방식이다.
구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방식을 도입, 쓰레기와 함께 예산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2000년 3월 전국 최초로 도입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공개입찰제가 대표적이다. 쓰레기 처리비만 톤당 2만원 안팎, 연간 8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대구공한 인근 대지 8000㎡에 연면적 3498㎡ 규모로 재활용센터를 설치, 연간 1만톤 가량을 재활용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줄이고 원자재 도입비용을 아끼고 있는 셈이다.
생활 속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 활용하기도 한다.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마대 제작이 대표적이다. 거리에 흉물로 버려진 폐현수막을 철거해 공공근로자에게 맡겨 연간 1만개씩 수거용 마대를 제작해 재활용하고 있다.
류시철 동구 기획감사실장은 “행정 최일선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정책으로 시행하면서 주민생활과 밀접한 청소행정이 저비용 고효율의 행정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 쓰레기통에 토큰을 넣어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했는데 차츰 익숙해지니까 자연스럽게 배출량을 줄이는데 신경을 쓰게 돼요.”
서울에서 최근 대구시 동구 신암동으로 이사한 이 모(35)씨. 그가 대구생활에 적응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방법이었다. 이씨는 “가정에서 배출한 음식물쓰레기 분량만큼 요금을 내니 아이들에게 산교육도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에서 처음 시도한 새로운 음식물쓰레기 수거방법이 주민들 호평을 받고 있다. 쓰레기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인 이 제도는 다른 지자체에도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2009 생생도시’ 평가에서 음식물쓰레기 처리와 자원재활용분야 최우수기관으로 선정했다.
◆예산 아끼고 거리는 청결해지고 =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대도시 지방자치단체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하면서 1회성 스티커나 칩을 사용해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는데 비용부담과 함께 또다른 환경오염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 규모에 따라 5000만원에서 1억원 상당을 들여 매년 새로운 스티커나 칩을 인쇄·제작하는 실정이다.
120ℓ 규모인 대형 수거함을 활용, 거점별로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면서 불결한 환경문제도 제기됐고 쓰레기가 과다 발생하는 문제도 생겼다. 스티커가 떨어져나가는 경우도 많아 이 경우 쓰레기를 제 때 처리하지 못해 주민들이 항의하기도 한다.
대구 동구에서는 이같은 고민이 없다. 동구는 2007년 종량제 칩 보관장치를 부착한 쓰레기통을 자체 개발, 2008년부터 전면 시행하고 있다. 120ℓ 규모의 대형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을 거점별로 배치하는 대신 4ℓ, 20ℓ, 120ℓ 규모 수거함 3종을 각 가정에 보급·수거하는 방식이다. 가정에서는 수거함 크기에 따라 140원, 700원, 4200원짜리 토큰을 구입해 투입하면 된다.
토큰 사용방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종량제 시행 전인 2007년에는 하루 101톤 발생했으나 2년 뒤 종량제가 정착된 뒤에는 주민 스스로 음식물쓰레기 발생을 억제, 하루 65톤으로 감소했다.
새로운 음식물쓰레기 수거방식은 동구 살림살이에도 큰 보탬이 된다. 우선 쓰레기 발생량이 줄어 톤당 7만원에 달하는 처리비와 5만원인 수집·운반비가 줄었다. 동구는 연간 16억원 정도 예산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토큰은 스티커나 칩과 달리 반영구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에 따르면 지난 1년 6개월만에 3000만원 정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 연간 2700만원 가량 사용하던 납부고지·징수 체납관리 등도 아끼고 있다.
구는 앞으로 짭짤한 세외수입도 기대하고 있다. 구에서 개발한 토큰 보관함은 특허(10-784457) 등록이 돼있기 때문에 다른 지자체에서 1개를 사용할 때마다 50원씩 세외수입을 올릴 수 있다. 지금까지 수입은 450만원이다.
◆쓰레기종량제 전국시행 계기 = 동구에서 시작된 음식물 쓰레기처리방식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시행될 종량제를 시행한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 점을 인정했는지 전국 10여곳에서 동구의 방식을 배워갔다.
동구는 오는 7월부터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공동주택에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음식물 수거장치에 카드를 넣으면 분량에 따라 수수료가 자동으로 결제되는 전자카드 방식이다.
구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방식을 도입, 쓰레기와 함께 예산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2000년 3월 전국 최초로 도입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공개입찰제가 대표적이다. 쓰레기 처리비만 톤당 2만원 안팎, 연간 8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대구공한 인근 대지 8000㎡에 연면적 3498㎡ 규모로 재활용센터를 설치, 연간 1만톤 가량을 재활용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줄이고 원자재 도입비용을 아끼고 있는 셈이다.
생활 속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 활용하기도 한다.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마대 제작이 대표적이다. 거리에 흉물로 버려진 폐현수막을 철거해 공공근로자에게 맡겨 연간 1만개씩 수거용 마대를 제작해 재활용하고 있다.
류시철 동구 기획감사실장은 “행정 최일선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정책으로 시행하면서 주민생활과 밀접한 청소행정이 저비용 고효율의 행정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