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서 하는 입양문화가 ''아동수출국'' 오명의 주범 "지원책 효과없나"..국내입양 몇년째 제자리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가 해외 입양 쿼터제를 통해 해외 입양을 줄이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는 우리가 책임지고 기른다는 문제의식과 국제사회에서 ''아동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자는 것이다.
정부는 국내 입양을 늘리려고 2007년 입양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입양기관이 아동을 입양할 때 70만-220만 원의 입양 수수료를 대납해주기로 했다. 입양가정에 매달 10만 원의 양육 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입양은 늘지 않고 있다.
국내 입양을 늘릴 방법에 대한 고민과 함께 무조건 해외 입양을 제한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입양 > 해외입양'' 통계의 허구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2007년 국내입양 1천388명, 해외입양 1천264명으로 국내입양이 처음 해외입양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이런 역전은 해외입양 쿼터제와 입양기관에 맡겨진 아이는 5개월 동안 국내 입양을 우선 추진한 뒤 실패하면 해외입양을 진행하는 5개월 유보제 때문이다.하지만, 이들 제도는 국내입양 증가보다는 해외입양 감소에 더 큰 힘을 발휘했다. 해외입양은 전년 1천889명보다 30% 이상 급감했고 국내입양은 전년 1천332명보다 불과 4% 증가하는데 그쳤다.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통계상으로 국내입양이 해외입양보다 앞선 나라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국내 입양은 2008년 1천306명으로 다시 떨어졌고 작년엔 1천314명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해외입양은 쿼터제를 통한 복지부의 규제로 2008년 1천250명, 2009년 1천125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에도 국내입양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복지부가 해외입양을 쿼터제로제한하자 해외 입양아들이 적체돼 아이들 일부가 해를 넘겨야 출국해야 하는 사례가늘고 있다.
입양기관 A 복지회 담당자는 "2010년 새해로 접어들면서 2009년에 쿼터가 넘쳐 해외 입양을 진행하지 못했던 아이들의 입국허가를 받으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다른 입양기관들도 마찬가지 상황"라고 전했다.
해외입양 5개월 유보제로 인해 아이가 해외의 부모를 만날쯤엔 너무 커버려 새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B 복지회 관계자는 "국내에서 한두 달 안에 입양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 5개월을 기다려도 국내 입양이 결국 힘들다. 이 경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아이를 해외로 입양시키는 게 아이를 위해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며 "5개월이 지나 해외 입양을 준비하면 아이가 너무 커버렸을 때 부모를 만나게 돼 낯을 가리는 등 새 가정에 적응하기 어려움을 겪는다"라고 말했다.
◇장애아동 입양.미혼모 양육 늘어야정부는 지난 2007년 장애아동을 입양하는 가정에 매달 55만 1천 원의 양육보조금을 지급하고 연간 252만 원의 의료비를 지급하는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지원을 늘렸지만, 우리의 장애아동 입양에 대한 의식 수준은 낮다.
보건복지가족부 자료를 보면 2001년부터 2008년까지 8년 동안 국내 입양된 장애아동은 165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장애 입양아의 3.2%에 불과하지만 해외로 입양된 장애 아동은 4천998명으로 9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입양정보센터가 국내 입양 대기 예비 양부모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도 응답자 334명 중 ''장애아도 입양할 수 있다''는 사람은 3명에 불과해 아직 장애아 입양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A 복지회 다른 관계자는 "아이를 위한 좋은 부모가 돼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입양하는 분들보다는 불임 등의 이유로 내가 아이가 필요해 입양하는 경우가 많은 게 우리의 현실"이라면서 "입양할 때 성별, 혈액형, 생김새, 생모의 학력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하길 원하는 부모들의 가림이 심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아 선호 현상이 뚜렷해 남자아이는 4개월이면 입양할 수 있지만, 여자아이는 1년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2008년 입양정보센터 설문에서도 ''여자아이를 원한다''는 응답이 69%에 달했다.
복지부는 올해 미혼모를 위한 예산 121억 원을 확보해 미혼모 양육 지원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는 친부모 밑에서 자라는 게 가장 좋다는 점에서 미혼모가 자기 아이를 책임지고 양육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10대~20대 초반의 미혼모들은 대부분 아직 아이를 기를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입양기관 관계자는 "많은 미혼모가 아이를 입양 보내는 게 현실"이라며 "나이가어린 미혼모들은 경제적으로 아이를 키워낼 자신이 없는 경우가 많고, 미혼모의 부모들도 딸의 미래를 위한다며 입양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그는 "그래도 자기가 낳은 아이를 끝까지 키우겠다고 의지를 보이는 미혼모들이늘고 있어 정부와 관련기관들이 양육비와 육아용품을 지원하는 등 지원을 늘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양 문화.의식 성숙해야한림대 사회복지학과 허남순 교수는 "입양을 생각하는 부모들이 아직 입양한 아이가 크면서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큰 것 같다"면서 "입양의 만족도가 꽤 높다고 알려졌는데, 입양 후 행복하게 지내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많이 본다면 이런 두려움과 걱정은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혈연주의 등 전반적인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데 이는 홍보와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지적했다.C 입양기관 관계자는 "유럽 등 선진국도 입양할 때 국가에서 특별한 지원을 한다기보다 원래 복지가 잘 돼 있어 아이를 키우는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아이들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보육.탁아시설 등이 마련되고 사교육 부담 이 줄어드는 등 사회가 전반적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이 된다면 입양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당당하게 입양했다고 밝히기 어려운 사회적 시선과 문화가 존재한다"면서 "입양 사실을 당당히 밝히고 생활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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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가 해외 입양 쿼터제를 통해 해외 입양을 줄이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는 우리가 책임지고 기른다는 문제의식과 국제사회에서 ''아동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자는 것이다.
정부는 국내 입양을 늘리려고 2007년 입양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입양기관이 아동을 입양할 때 70만-220만 원의 입양 수수료를 대납해주기로 했다. 입양가정에 매달 10만 원의 양육 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입양은 늘지 않고 있다.
국내 입양을 늘릴 방법에 대한 고민과 함께 무조건 해외 입양을 제한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입양 > 해외입양'' 통계의 허구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2007년 국내입양 1천388명, 해외입양 1천264명으로 국내입양이 처음 해외입양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이런 역전은 해외입양 쿼터제와 입양기관에 맡겨진 아이는 5개월 동안 국내 입양을 우선 추진한 뒤 실패하면 해외입양을 진행하는 5개월 유보제 때문이다.하지만, 이들 제도는 국내입양 증가보다는 해외입양 감소에 더 큰 힘을 발휘했다. 해외입양은 전년 1천889명보다 30% 이상 급감했고 국내입양은 전년 1천332명보다 불과 4% 증가하는데 그쳤다.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통계상으로 국내입양이 해외입양보다 앞선 나라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국내 입양은 2008년 1천306명으로 다시 떨어졌고 작년엔 1천314명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해외입양은 쿼터제를 통한 복지부의 규제로 2008년 1천250명, 2009년 1천125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에도 국내입양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복지부가 해외입양을 쿼터제로제한하자 해외 입양아들이 적체돼 아이들 일부가 해를 넘겨야 출국해야 하는 사례가늘고 있다.
입양기관 A 복지회 담당자는 "2010년 새해로 접어들면서 2009년에 쿼터가 넘쳐 해외 입양을 진행하지 못했던 아이들의 입국허가를 받으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다른 입양기관들도 마찬가지 상황"라고 전했다.
해외입양 5개월 유보제로 인해 아이가 해외의 부모를 만날쯤엔 너무 커버려 새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B 복지회 관계자는 "국내에서 한두 달 안에 입양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 5개월을 기다려도 국내 입양이 결국 힘들다. 이 경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아이를 해외로 입양시키는 게 아이를 위해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며 "5개월이 지나 해외 입양을 준비하면 아이가 너무 커버렸을 때 부모를 만나게 돼 낯을 가리는 등 새 가정에 적응하기 어려움을 겪는다"라고 말했다.
◇장애아동 입양.미혼모 양육 늘어야정부는 지난 2007년 장애아동을 입양하는 가정에 매달 55만 1천 원의 양육보조금을 지급하고 연간 252만 원의 의료비를 지급하는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지원을 늘렸지만, 우리의 장애아동 입양에 대한 의식 수준은 낮다.
보건복지가족부 자료를 보면 2001년부터 2008년까지 8년 동안 국내 입양된 장애아동은 165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장애 입양아의 3.2%에 불과하지만 해외로 입양된 장애 아동은 4천998명으로 9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입양정보센터가 국내 입양 대기 예비 양부모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도 응답자 334명 중 ''장애아도 입양할 수 있다''는 사람은 3명에 불과해 아직 장애아 입양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A 복지회 다른 관계자는 "아이를 위한 좋은 부모가 돼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입양하는 분들보다는 불임 등의 이유로 내가 아이가 필요해 입양하는 경우가 많은 게 우리의 현실"이라면서 "입양할 때 성별, 혈액형, 생김새, 생모의 학력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하길 원하는 부모들의 가림이 심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아 선호 현상이 뚜렷해 남자아이는 4개월이면 입양할 수 있지만, 여자아이는 1년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2008년 입양정보센터 설문에서도 ''여자아이를 원한다''는 응답이 69%에 달했다.
복지부는 올해 미혼모를 위한 예산 121억 원을 확보해 미혼모 양육 지원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는 친부모 밑에서 자라는 게 가장 좋다는 점에서 미혼모가 자기 아이를 책임지고 양육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10대~20대 초반의 미혼모들은 대부분 아직 아이를 기를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입양기관 관계자는 "많은 미혼모가 아이를 입양 보내는 게 현실"이라며 "나이가어린 미혼모들은 경제적으로 아이를 키워낼 자신이 없는 경우가 많고, 미혼모의 부모들도 딸의 미래를 위한다며 입양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그는 "그래도 자기가 낳은 아이를 끝까지 키우겠다고 의지를 보이는 미혼모들이늘고 있어 정부와 관련기관들이 양육비와 육아용품을 지원하는 등 지원을 늘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양 문화.의식 성숙해야한림대 사회복지학과 허남순 교수는 "입양을 생각하는 부모들이 아직 입양한 아이가 크면서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큰 것 같다"면서 "입양의 만족도가 꽤 높다고 알려졌는데, 입양 후 행복하게 지내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많이 본다면 이런 두려움과 걱정은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혈연주의 등 전반적인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데 이는 홍보와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지적했다.C 입양기관 관계자는 "유럽 등 선진국도 입양할 때 국가에서 특별한 지원을 한다기보다 원래 복지가 잘 돼 있어 아이를 키우는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아이들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보육.탁아시설 등이 마련되고 사교육 부담 이 줄어드는 등 사회가 전반적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이 된다면 입양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당당하게 입양했다고 밝히기 어려운 사회적 시선과 문화가 존재한다"면서 "입양 사실을 당당히 밝히고 생활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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