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김진동

지역내일 2010-03-04
(2010.03.03)출구전략-내일시론
고개 든 글로벌 출구전략

호주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이 금리와 재할인율,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발동했거나 출구전략을 위한 수순 밟기에 나섰다. 주요국들이 각개약진으로 출고전략에 나선 것은 경기회복세를 유지하면서 시중에 공급된 천문학적인 유동성을 회수하는데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언제 어떤 방법, 어느 정도의 강도로 출구전략에 나설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구전략을 앞서 발동한 나라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는 대비를 서둘러야 하고 적기에 시행하지 않으면 외톨이로 경제적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호주가 출구전략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석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린 데 이어 2일 또 0.25%p 인상하여 4.0%로 결정했다. 고용시장 개선, 주택가격 급등, 기업활동 호조 등 새로운 호황을 맞고 있어 경제정상화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4개월 동결해온 재할인율을 0.75%로 0.25%p 인상했다. 버냉키 FRB의장이 이미 예고한 것이어서 의외는 아니지만 금융위기 출구전략의 전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더디고 고용사정도 나쁘지만 재할인율 인상을 통해 시장의 면역력을 키운 다음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버냉키 의장도 출구전략을 시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한 두달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은행 지급준비율을 1%p 인상한 데 이어 추가로 0.5%p 올렸다. 중국의 GDP성장률이 작년 4분기 10.7%로 과열의 기준선인 10%를 훌쩍 넘었으며 연간으로도 8.7%에 달해 목표치 8%를 초과 달성했다. 그 과정에서 유동성 과잉이 걱정될 정도로 돈이 많이 풀려 인플레이션과 자산거품이 심각한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이해된다.
인도도 지준율을 인상했다. 인도는 작년 1분기 5.8%까지 내려갔던 GDP성장률이 하반기 들어 7.9%까지 회복되는 등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압박이 높아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와 영란은행(BOE) 등도 출구전략과 관련된 청사진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주요국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출구전략 카드를 꺼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출구전략에 대한 불안감 사이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신중론에 묶여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해 어려운 시기는 잘 넘겼지만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문제 등 대외 환경이 녹록치 않다면서 아직 출구전략을 시행하기엔 이르다고 거듭 주장했다. 국내 경제사정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현실은 어둡다. 실업률은 5%에 이를만큼 악화일로를 걷고 투자와 성장도 확신이 안 간다.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어가고 정부와 가계 모두 빚 투성이다. 출구전략을 쓰기엔 겁이 날만도 하다.
국제공조에 대한 미련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6월 캐나다 G20정상회의에서 세계와 함께 출구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중론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그러나 국제공조는 사실상 깨졌다. 기대할 일도 아니다. 나라마다 사정과 여건이 다르다. 출구전략도 차별화되고 개별적이어야 하는 이유다. 우리도 이미 깨져버린 국제공조 틀을 고집할 게 아니라 우리 상황에 맞게 독자적으로 구사해야 한다. 국제결제은행도 그렇게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시행 적기가 언제냐이다.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는 하반기로 잡고 있는 듯하나 시장은 상반기 중에 시행되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인상이 출구전략의 핵심이기는 하나 금리인상만이 출구전략의 전부는 아니다. 금리인상 전에 사전 정지작업이 필요하다. 국내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부자감세정책의 철회, 재정집행의 속도조절, 부동산 등 자산거품 방지책, 물가억제책 등 간접적인 출구전략을 펴서 시장의 면역력을 길러 본격 시행에 따른 충격을 완충해야 한다.
적기 시행에 지방선거와 정치권의 정쟁, 세종시 문제가 변수가 되어서는 안된다. 출구전략은 쓴 약이다. 선거와 포퓰리즘은 쓴 약을 밀어내고 달콤한 정책만 강요한다. 정부는 경제만 생각하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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