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 이번 달 기준금리를 결정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11일 금통위는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총재가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회의다.
금융시장의 예측은 이미 굳어져 있다. 금통위가 현행 2%인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할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투자협회가 8일 공개한 채권시장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가 93.9%에 달했다. ▶관련기사 9면
이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아직은 금리를 인상할 시기가 아니라는 게 정부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금리인상은 시기상조”, “금리인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던 그간의 발언이 보다 강해졌다. 금통위의 독자적인 통화정책 결정에 큰 부담을 지운 셈이다.
이 총재 주재의 마지막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은 이런 점을 더 고려한 판세읽기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과 자산거품에 누구보다 강한 입장을 보여 ‘인플레 파이터’로 불리는 이 총재이지만 정부와의 시각차가 날로 커지던 작년 10월 이후 한걸음씩 물러서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부동산 가격과 주택담보대출의 이상 징후를 짚어내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수개월이 지나서도 기준금리는 제자리에 머물렀다. “금리인상은 선제적 조치로 이뤄져야 한다”는 이 총재의 소신과 다른 결과이고, “금리를 조기에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한은 집행부의 판단과도 거리가 있다.
특히 지난 달 금통위의 금리동결 이후 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정부의 벽을 넘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2% 기준금리가 최소한 상반기, 길면 연말까지도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총재는 그 뒤 국회 업무보고에서 “금리인상 시기가 그리 멀지 않을 것” “금리는 앞으로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해 발언의 뉘앙스를 달리했다. 한은의 한 간부는 이에 대해 “모두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할 때는 이미 시기가 늦는다는 점에서 경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점에서 11일 금통위는 금리결정 자체보다 출구전략과 금리인상에 대한 이 총재의 소신 발언이 나올지, 침묵으로 끝을 맺을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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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예측은 이미 굳어져 있다. 금통위가 현행 2%인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할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투자협회가 8일 공개한 채권시장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가 93.9%에 달했다. ▶관련기사 9면
이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아직은 금리를 인상할 시기가 아니라는 게 정부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금리인상은 시기상조”, “금리인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던 그간의 발언이 보다 강해졌다. 금통위의 독자적인 통화정책 결정에 큰 부담을 지운 셈이다.
이 총재 주재의 마지막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은 이런 점을 더 고려한 판세읽기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과 자산거품에 누구보다 강한 입장을 보여 ‘인플레 파이터’로 불리는 이 총재이지만 정부와의 시각차가 날로 커지던 작년 10월 이후 한걸음씩 물러서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부동산 가격과 주택담보대출의 이상 징후를 짚어내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수개월이 지나서도 기준금리는 제자리에 머물렀다. “금리인상은 선제적 조치로 이뤄져야 한다”는 이 총재의 소신과 다른 결과이고, “금리를 조기에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한은 집행부의 판단과도 거리가 있다.
특히 지난 달 금통위의 금리동결 이후 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정부의 벽을 넘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2% 기준금리가 최소한 상반기, 길면 연말까지도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총재는 그 뒤 국회 업무보고에서 “금리인상 시기가 그리 멀지 않을 것” “금리는 앞으로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해 발언의 뉘앙스를 달리했다. 한은의 한 간부는 이에 대해 “모두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할 때는 이미 시기가 늦는다는 점에서 경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점에서 11일 금통위는 금리결정 자체보다 출구전략과 금리인상에 대한 이 총재의 소신 발언이 나올지, 침묵으로 끝을 맺을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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