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가 뛴다] ⑨ 학벌없는 사회

입시전쟁 그만! 인간을 가르친다

지역내일 2010-03-12
공교육 떠난 청소년에게 인문학 강좌
대학서열화 등 학벌사회 깨는 첫걸음

시민사회단체는 여러 영역에서 시민의식을 개선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정치 경제 환경 교육 장애인 여성 등 그 범주는 넓고도 다양하다. 하지만 중요도와 역할에 비해 시민들의 관심은 높지 않다.
정부 지원이나 기업 시민 후원이 넉넉하지 않아 재정적으로도 열악하다. 그럼에도 정부 손길이 닿지 않는 사회 약자층을 돕는 시민단체는 많다. 내일신문은 작지만 큰일을 하는 시민사회단체를 발굴·소개한다.

‘찌질이가 되지 않기, 주인공이 되기’
‘살색은 무슨 색?’
‘또 하나의 마을, 인터넷’
‘살아남는 것과 살아가는 것’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나?’

‘학벌없는 사회’가 12일부터 마련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교실’ 강좌 주제들이다.
‘학벌없는 사회’는 올해 주된 사업으로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과 공동으로 대안학교를 선택한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칠 예정이다.
강좌는 미인가 대안학교 두 곳과 저소득층 학생 대상 방과 후 수업 학교 두 곳에서 이뤄진다. 인문학을 전공한 대학 교수와 연구자들이 10대 청소년들과 배움과 삶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사실 청소년기는 인문학적 감수성이 가장 발달하는 시기인데도 입시전쟁터가 된 학교에서는 ‘참된 사람의 길’을 묻는 인문학 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미 한해 7만명의 청소년들이 ‘입시전쟁터’인 학교를 떠나는 실정. 이들이 스스로 배움의 길을 찾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인문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학벌 없는 사회의 판단이다.
이철호 사무처장(배문중학교 국어 교사)은 “강좌에서는 ‘내가 누구인가’ ‘우리 사회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스스로 삶의 주인이 돼 살 수 있는 삶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강좌는 지난해 대안학교 ‘더불어 가는 배움터 길’에서 5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것이 바탕이 됐다.
일각에서는 학벌없는 사회에서 왜 청소년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지 의아해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학벌없는 사회’가 펼쳐왔던 ‘입시 폐지’ ‘대학 평준화’를 위한 토론회 등의 활동과 언뜻 거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엔 지난 2년 동안 ‘학벌없는 사회’가 해 온 고민이 담겨 있다.
이 사무처장은 “예전엔 가난한 학생들도 서울대에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철저히 개인이 지닌 부, 소유의 양에 따라 배움의 길이 열리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귀족 고등학교가 생겨나면서 대학 서열은 더욱 공고화됐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에서 펼치는 자율형 사립고 등 여러 교육 정책들을 보면 입시 폐지 등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졌다는 것.
이 사무처장은 “현실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안들을 계속 주장할 것인지 현실에서 가능한 사업을 펼칠 것인지 고민했다”면서 “우리의 안이 당장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볼 때 현재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청소년들과 함께 새로운 방식의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학벌없는 사회’는 올해 사업을 운영한 후 부족한 점을 보완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무슨일 하나
“국공립대 네트워크로 대학 평준화”

학벌없는 사회는 현 교육 체계에서 가장 문제는 ‘학벌’이라는 데 뜻을 같이 한 이들이 모여 1999년 처음 만들었다.
이 사무처장은 “학생들을 자살로 내몰기까지 하는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삶을 통해 얻는 것은 학문이 아니라 학벌”이라고 말했다.
2003년 학벌없는 사회의 주장에 공감한 전교조가 입시 폐지, 대학 평준화를 주요 의제로 받아들이면서 토론회 등 관련 활동은 더욱 활발해졌다.
특히 2004년엔 진보적 교육단체들이 가입된 범국민교육연대에서 1년이 넘는 준비 기간 끝에 공교육을 개혁하고 입시 체제를 새로 짜는 안을 담은 ‘공교육개편안’을 내 일정 정도 사회적 지지를 얻기도 했다.
같은해 ‘학벌없는 사회’의 주장에 공감한 홍세화씨가 대표직을 맡으면서 ‘학벌없는 사회’의 주장은 보다 널리 알려졌다.
입시 폐지와 대학 평준화를 위한 ‘학벌없는 사회’의 안은 서울대를 포함한 모든 국공립대는 함께 학생을 선발하자는 것.
이 사무처장은 “국공립대나 교대 등은 서열이 없게 일종의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안”이라면서 “현재 국공립대가 전체 대학 학생 수인 50여만명 중 17여만명을 선발하는 만큼 국공립대가 학생들을 이렇게 선발하면 사립대도 네트워크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벌없는 사회’는 국공립대를 늘리고 서울대를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전환하는 등의 안도 제시하고 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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