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단둘이 떠나는 먼~여행

홍콩·마카오! 문명의 극치를 만나다

홍콩의 리펄스베이 야시장에서 마카오의 성바울성당 세라도광장 베네시안까지

지역내일 2010-03-05 (수정 2010-03-05 오전 9:57:29)


리펄스베이


딸과 엄마가 단둘이 떠나는 해외여행! 드디어 2박 4일의 꿈만 같은 일정이 잡혔다. 초등학교 1학년 서투른 학교생활, 둘째 육아로 바쁜 일과 속에서 다정히 이야기 나눌 시간도 없었던 모녀. 일상을 다 던지고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
일정은 짧아도 두 여자가 챙길 짐은 많다. 카메라에 옷가지, 만약을 대비한 간단한 간식까지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더 분주하다. 딸아이도 아끼는 인형 하나에 동화책 한 권, 필기구까지 자기만의 필수품이 있다.
토요일 밤 10시 30분 김해공항을 출발해 3시간 50분만에 도착한 곳은 홍콩의 쳅락콕 국제공항! 해외여행 치고는 짧은 거리지만 늦은 밤이라 아이에게는 무리한 스케줄이 아닐까? 그러나 엄마보다 생생하다. 여행은 역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해야 한다. 자기 가방 챙기고 혼자서 입국수속을 밟는 아이의 얼굴에 설렘 반, 호기심 반이다.  


오션파크로 들어가는 케이블카에서


설레는 첫날은 홍콩

새벽에 호텔에 투숙해 4시에 잠들고 다시 눈을 뜬 것은 아침 8시. 아침식사는 간단한 호텔식이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거라는 주위 사람들의 충고가 무색하게 맛있는 아침식사였다. 모닝커피로 마무리 하고 나선 첫 여행지는 홍콩 최대의 도교사원인 웡타이신사원이다. 30일간의 긴 구정의 마지막 일요일이라 사원은 인파로 장관이다.
26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홍콩은 부산의 4배 정도 크기인데 홍콩 사람들과 관광객이 다 몰렸는지 줄을 지어 걸어야 했다. 홍콩 사람의 70%는 도교신자라고 한다. 일본의 신사처럼 시내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어 교통이 편리했다. 향냄새가 코를 찌른다. 사원에서는 향을 들고 있거나 산통을 흔들어 점을 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홍콩의 원래 이름은 향기가 있는 항구, ‘향항’인데 향나무가 많았기 때문이란다.


 점보레스토랑 해물요리



케이블카 타고 들어가는 오션파크

점심은 홍콩의 얌차식이다. 보이차가 먼저 나오고 중국식 만두와 국수 등이 나왔다. 딸아이는 고기가 얹힌 국수를 잘 먹었다. 간장과 기름에 볶은 국수도 있었다. 특유한 향은 여전히 느낄 수가 없었다. 두 모녀 홍콩 체질인가??
식사 후 신사츄이 거리의 쇼핑몰을 간단히 구경하고 조성모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유명한 리펄스베이에 도착했다. 바다냄새와 파도가 전혀 없는 특이한 해변이었다. 물론 횟집도 없었다. 그러나 역시 작은 사원과 조각상 앞에서 소원을 비는 모습들이 보였다. 홍콩은 미신이 강한 나라였다.
딸아이를 가장 흥분시킨 것은 해양공원으로 들어가는 케이블카. 모든 관광객이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넘어 들어가는 오션파크는 수족관과 놀이공원이다. 부산아쿠아리움 규모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멀리 보이는 섬들과 고요한 바다, 그리고 내려올 때 타는 기차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밀랍인형과 함께 찰칵


실물 크기 밀랍인형 배용준과 찰칵!

말로만 듣던 그 유명한 점보레스토랑은 배를 타야 들어갈 수 있다. 여러 가지 해산물 요리에 고기 튀김이 나왔다. 왕새우가 단연 인기였다. 보이차를 계속 마셨더니 하나같이 화장실이 급하다. 거리와 화장실 모두 깨끗해 불편함은 없었다. 그러나 화장실에서 팁을 요구하는 서비스가 있으니 살짝 유의하자.
저녁식사 후 홍콩섬 최고도에 위치한 빅토리아 피크에서 백만불 야경을 즐겼다. 홍콩은 3개월이 겨울이고 나머지는 모두 여름인 더운 나라이다. 식민지 시절 영국인들이 습하고 더운 홍콩의 기후 때문에 산 위에 살아 높은 산꼭대기에 고급주택이 형성되어 있다. 빅토리아 피크에서는 홍콩의 스카이라인과 유람선, 정크선들이 유유히 떠다니는 야경을 만날 수 있다.
기대했던 야경보다 더 아이를 즐겁게 만든 것은 아시아 최고의 ‘마담 투소 밀랍 인형 박물관’이었다. 홍콩 유명배우는 물론 헐리우드, 우리나라 배우까지 실제 크기와 모양을 그대로 본뜬 인형들이 있었다. 팔짱 끼고 찰칵찰칵 사진 찍기에 모두들 정신이 없다. 아이들보다 더 신난 엄마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영국사람들이 출퇴근용으로 만든 기차를 타고 산을 내려왔다. 이런 경사면에 기차를 만든 발상도 대단하지만 식민지 흔적 같아 조금은 씁쓸한 마음이다.


홍콩의 백만불 야경


야시장에선 “팽 디라~”

시간은 저녁 8시가 넘었다. 몸은 이미 피곤하지만 홍콩 금융가인 센트럴지구에서 2층버스를 탄다는 소리에 딸아이는 신이 났다. 홍콩에는 2층 버스가 대부분이다. 색다른 눈높이에서 거리를 달리고 스타베리라는 교통수단인 배를 타고 침사츄이로 이동해 몽콕야시장을 구경했다.
자유무역도시인 홍콩에서 유일하게 가격 흥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일단 절반 가격으로 깎고 시작하면 된다. 재미로 작은 기념품을 흥정하니 정말 반값에 살 수 있었다. 영어는 거의 통하지 않았다. 현지에서 배운 “팽 디라~”(깎아 주세요) 정도면 충분하다. 거기다 “쪼산~”(안녕하세요) “음꼬이~”(고맙습니다) “음싸이~”(천만에요) 정도면 훌륭하다.
땅이 좁아 집값이 비싼 것만 빼면 여자가 살기에 천국이라는 홍콩. “여자는 왕! 남자는 꽝!”이란다.



 이층버스에서 본 홍콩거리




마카오 성바울성당




따뜻한 애그포우타



탄력 붙은 다음날은 마카오


맘껏 시식할 수 있는 육포


홍콩에 왔다 마카오에 가지 않으면 후회한다. 홍콩은 볼 것은 많지만 오래 머물 곳은 없다. 쾌속선을 타고 1시간이면 16세기부터 포르투갈 식민지였다 반환된 마카오에 갈 수 있다. 마카오도 홍콩과 마찬가지로 1국가 2체제이다. 중국의 작은 어촌에서 무역항의 요지를 거쳐 이제는 도박과 휴양지로 급성장한 지역이다. 유럽과 동양의 융화로 독특한 마카오만의 분위기가 도시전체에서 풍긴다.


베네시안 인공하늘


맘껏 시식하는 육포에 애그포우타, 망고 하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성바울성당이다. 굴곡의 역사 속에서 불타고 석조로 된 앞면만 남아있는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성당 앞 계단에서 기념사진 촬영은 필수이다. 마카오를 찾은 여행객이 모두 모이는 장소 같다. 성바울성당에서 세라도광장으로 이어지는 길은 또 다른 재미가 가득하다. 마카오 특유의 육포를 시식하고 유명한 애그포우타를 사먹었다. 사탕수수로 만든 음료수와 잘 익은 망고도 꼭 사먹어야 한다. 망고가 이렇게 맛있는 과일인지 이제야 알았다. 인파와 새로운 미각, 낯선 언어들이 뒤섞인 이국적인 거리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다음은 베네시안 호텔이다. 거대한 건물 속에 인공하늘은 놀라움 그 자체. 밤이 사라진 세계는 쇼핑과 카지노의 천국이다. 인류의 문명이 어디까지 왔나 실감하는 곳이 아닐까.
홍콩의 야경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마카오의 엄청난 규모의 건물과 불빛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자연 아니면 차라리 거대한 문명이라는 극단의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동서양의 역사와 현대 문명의 극치를 만났다. 딸아이는 여전히 지치지도 않는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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