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남양주 진접지구에서 시작된 준공후 미입주 아파트가 경기 주요 지역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만 6000가구 가까이 입주를 앞두고 있는 용인지역이 진접지구의 다음으로 거론되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인지역 일부 아파트 단지는 입주를 앞두고 계약률이 50%에도 못 미치고 있어 ‘미입주 대란’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계약자가 모두 입주해도 절반가까이 ‘불 꺼진 아파트’로 남게 된다. 하반기에는 3000가구가 추가로 입주를 기다리고 있어 미입주 대란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1채 팔면 2천만원 = 5월 입주가 예정된 용인시 성복동 성복자이 1차(719가구)와 성복힐스테이트 2·3차(1512가구) 계약률은 50%를 밑돌고 있다. 인근 동일하이빌 역시 2블록은 계약이 완료됐으나 3블록의 경우 계약률이 50%를 겨우 넘어섰다.
성복자이와 성복힐스테이트는 동일 시행사가 GS건설과 현대건설에 도급을 준 사업장이다. 지난해 3~4월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소진될 때만해도 별다른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지 않았다. 양도세 감면혜택이 종료된 2월 11일 이후 뒤늦게 계약조건을 완화했다.
계약자는 최고 5000만원의 프리미엄(웃돈) 보장제나 중도금 2년 이자대납(최고 2000만원) 중에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파격적인 조건이지만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 이후 약발이 먹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일부 분양대행사에는 아파트 1채당 수수료를 최고 2000만원까지 주겠다는 제안이 오가고 있다. 종전까지 아파트 1채당 수수료는 1000만원 수준이다. 기존보다 두배 더 주겠다는 제안에도 분양대행사들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완화된 조건은 다른 지역이나 단지와 차별화되지 않은 것”이라며 “현재 시장 분위기로는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의 추가혜택이 없을 경우 미분양 해소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용인지역 A부동산 관계자는 “이미 기존 계약자들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분양권을 전매하겠다’며 계약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상황”이라면서 “중대형 위주로 남아 있어 미분양 해소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현재 상황이라면 시행사의 PF 대출은 시공사에 전이될 것 같다”며 “해당 사업장에서 우발채무가 생길 것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하는 삼성물산의 동천래미안(2393가구)의 경우 판교와 가까이 있고 조합아파트라는 점에서 상황은 낫다. 초기 분양에서 계약을 마무리 했고 이미 시세도 형성돼 있다. 신봉동의 동부센트레빌도 상반기 298가구만 입주가 예정돼 있어 부담은 크지 않다. 하지만 입주 시기가 같고 인근단지가 미입주로 남을 경우 그 영향은 주변 시세 하락이나 주거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건설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경기북부에서 = 이러한 미입주 대란은 올 상반기로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 진접에서 용인으로 이어진 미입주가 하반기 경기 북부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2월 입주를 시작한 남양주 진접지구의 신안인스빌, 남양휴튼 등도 미입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반기에는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에 1만7000가구 가까이 입주하게 된다. 9월 이후 고양시 식사지구와 덕이지구에만 12개단지 12만93가구가 입주하고, 파주 교하신도시에서는 삼부르네상스 등 5개단지 4921가구가 입주한다.
원당 e편한세상은 대형면적 아파트의 경우 최대 1억8000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분양가 할인에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을 통해 분양가를 대폭 낮췄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고양시와 파주시 등의 미분양은 지난해 상당부분 소진됐다. 실수요자보다는 투자자들이 양도세 감면 혜택을 노리고 움직인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 입주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남·분당과 인접한 용인은 시간이 흐를 경우 각종 호재를 등에 업고 가격이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경기북부지역의 경우 호재가 많지 않아 미분양 및 미입주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세입자를 구하려는 집주인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전망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입주가 집중되다보니 분양가가 낮아지거나 계약조건이 완화될 수 있다”며 “경기남부지역은 북부지역보다 입지면에서 유리하지만 일순간 물량이 집중돼 지역 부동산시장의 출렁임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도 “대형 면적의 대단지 미분양 적체는 지속될 것”이라며 “수요자 입장에서는 미분양 매입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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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인지역 일부 아파트 단지는 입주를 앞두고 계약률이 50%에도 못 미치고 있어 ‘미입주 대란’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계약자가 모두 입주해도 절반가까이 ‘불 꺼진 아파트’로 남게 된다. 하반기에는 3000가구가 추가로 입주를 기다리고 있어 미입주 대란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1채 팔면 2천만원 = 5월 입주가 예정된 용인시 성복동 성복자이 1차(719가구)와 성복힐스테이트 2·3차(1512가구) 계약률은 50%를 밑돌고 있다. 인근 동일하이빌 역시 2블록은 계약이 완료됐으나 3블록의 경우 계약률이 50%를 겨우 넘어섰다.
성복자이와 성복힐스테이트는 동일 시행사가 GS건설과 현대건설에 도급을 준 사업장이다. 지난해 3~4월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소진될 때만해도 별다른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지 않았다. 양도세 감면혜택이 종료된 2월 11일 이후 뒤늦게 계약조건을 완화했다.
계약자는 최고 5000만원의 프리미엄(웃돈) 보장제나 중도금 2년 이자대납(최고 2000만원) 중에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파격적인 조건이지만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 이후 약발이 먹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일부 분양대행사에는 아파트 1채당 수수료를 최고 2000만원까지 주겠다는 제안이 오가고 있다. 종전까지 아파트 1채당 수수료는 1000만원 수준이다. 기존보다 두배 더 주겠다는 제안에도 분양대행사들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완화된 조건은 다른 지역이나 단지와 차별화되지 않은 것”이라며 “현재 시장 분위기로는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의 추가혜택이 없을 경우 미분양 해소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용인지역 A부동산 관계자는 “이미 기존 계약자들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분양권을 전매하겠다’며 계약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상황”이라면서 “중대형 위주로 남아 있어 미분양 해소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현재 상황이라면 시행사의 PF 대출은 시공사에 전이될 것 같다”며 “해당 사업장에서 우발채무가 생길 것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하는 삼성물산의 동천래미안(2393가구)의 경우 판교와 가까이 있고 조합아파트라는 점에서 상황은 낫다. 초기 분양에서 계약을 마무리 했고 이미 시세도 형성돼 있다. 신봉동의 동부센트레빌도 상반기 298가구만 입주가 예정돼 있어 부담은 크지 않다. 하지만 입주 시기가 같고 인근단지가 미입주로 남을 경우 그 영향은 주변 시세 하락이나 주거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건설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경기북부에서 = 이러한 미입주 대란은 올 상반기로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 진접에서 용인으로 이어진 미입주가 하반기 경기 북부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2월 입주를 시작한 남양주 진접지구의 신안인스빌, 남양휴튼 등도 미입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반기에는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에 1만7000가구 가까이 입주하게 된다. 9월 이후 고양시 식사지구와 덕이지구에만 12개단지 12만93가구가 입주하고, 파주 교하신도시에서는 삼부르네상스 등 5개단지 4921가구가 입주한다.
원당 e편한세상은 대형면적 아파트의 경우 최대 1억8000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분양가 할인에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을 통해 분양가를 대폭 낮췄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고양시와 파주시 등의 미분양은 지난해 상당부분 소진됐다. 실수요자보다는 투자자들이 양도세 감면 혜택을 노리고 움직인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 입주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남·분당과 인접한 용인은 시간이 흐를 경우 각종 호재를 등에 업고 가격이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경기북부지역의 경우 호재가 많지 않아 미분양 및 미입주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세입자를 구하려는 집주인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전망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입주가 집중되다보니 분양가가 낮아지거나 계약조건이 완화될 수 있다”며 “경기남부지역은 북부지역보다 입지면에서 유리하지만 일순간 물량이 집중돼 지역 부동산시장의 출렁임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도 “대형 면적의 대단지 미분양 적체는 지속될 것”이라며 “수요자 입장에서는 미분양 매입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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