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일병 구하기’의 심정으로
백령도 서남쪽 해상에서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로 46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탑승자 104명 중 함장을 비롯한 58명이 겨우 구조되고 46명이 실종된 상태다. 사고 6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가슴을 졸이고 있다. 군과 정부도 실종자가 살아 있을 가능성을 버리지 않고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군은 초동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고시간과 침몰 지점을 놓고도 오락가락했다. 29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한 김태영 국방장관은 여야 의원들의 ‘초기대응 미흡’ 질타에 고개를 숙였다. 청와대 안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초기대응은 잘했다”는 발언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여야 정치권은 천안함 침몰원인과 초기대응과정을 놓고 공방전을 벌이며 4월국회에서 한판 전쟁을 치를 분위기다. 사고 4일째인 29일에야 경남 거제에서 출발한 인양 크레인선은 주말쯤에야 사고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실종자 가족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상황판단 미숙으로 구조함 1대만 현장에 투입한 것도 군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해양사고 위기대응 능력 떨어진다는 지적 되풀이
현재 군은 실종자 46명 중 32명이 함미쪽 침실과 보수공작실 등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소식에 나머지 14명의 행방에 의혹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사고 당일 시간대가 썰물이어서 북한 해역이나 먼바다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어선을 타고 나가 그물이라도 쳐야 한다며 애를 태우는 쪽은 어민들이다.
해양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 정부의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사고현장을 방문한 30일 오후 3시 30분쯤 구조작업을 하던 해군 UDT 대원 한주호 준위가 숨졌다. 국민들은 군과 정부가 무리한 구조작업을 강행했기 때문이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지금도 사고 현장에서는 UDT(해군 특수전)와 SSU(해난구조대)등 154명의 대원들과 심해잠수사들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 지역은 세계에서 3번째로 조류가 빠른 곳으로(유속 5.3노트) 수온은 3℃, 시계는 제로에 가깝다. 더구나 30일이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가장 심한 사리 때여서 구조상황은 최악이었다.
구조현장에 잠수병을 치료하는 감압장비(챔버)는 1대 뿐이었다. 광양함에 있는 챔버 사용인원은 1회 2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게다가 해군은 일반 수중장비로 40미터가 넘는 깊은 수심에서 안전수칙을 어겨가면서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급할수록 잠수 안전수칙에 따라 구조작업에 임해야 한다. 여론에 떠밀려 조급하게 진행되는 구조작업은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군은 한 준위가 숨을 거둔 후에야 진해에 있던 청해진함을 출동시켰다. 청해진함은 잠수함을 구조하는 구조함으로 한꺼번에 9명까지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챔버를 보유하고 있다. 심해에서 작업이 가능한 특수잠수장비(SSDS)도 늑장출동시켜 총체적인 사고수습 부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국을 사랑하며 조국은 나를 보호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이번 실종자 구조작업은 ‘라이언일병 구하기’와 같은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6·25 미군 전사자 유해를 찾는 ‘미국 실종자 확인사령부(JPAC)’의 열정과 집착에 감동한다. JPAC는 미군의 유해를 찾기 위해 강원도 산골에서 한강 물속까지 탐사한다. 유해발굴에 실패해도 그들은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를 건져올린다.
우리 해군은 창설 이후 장비와 전투력에서 급상승하고 있다. 무인잠수정을 비롯한 해양과학장비 역시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다. 군과 정부는 이런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무인탐사와 정밀초음파 탐지장치, 적외선 감지장치 등을 갖추고 빠른 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한국형 재난방지 및 구조시스템과 사고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만들고 평소에 훈련해야 한다.
실종된 46명의 장병들이 매일밤 암기했던 군인의 길과 군인수칙. “나는 대한민국 군인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다 … 나는 조국을 사랑하며 조국은 나를 보호하고 있음을 확신한다”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바다 속에 묻힌 군의 사기를 회복할 수 있다. 각종 해양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재난대비 능력, 이번 기회에 확 바꾸어야 한다.
전호성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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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서남쪽 해상에서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로 46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탑승자 104명 중 함장을 비롯한 58명이 겨우 구조되고 46명이 실종된 상태다. 사고 6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가슴을 졸이고 있다. 군과 정부도 실종자가 살아 있을 가능성을 버리지 않고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군은 초동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고시간과 침몰 지점을 놓고도 오락가락했다. 29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한 김태영 국방장관은 여야 의원들의 ‘초기대응 미흡’ 질타에 고개를 숙였다. 청와대 안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초기대응은 잘했다”는 발언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여야 정치권은 천안함 침몰원인과 초기대응과정을 놓고 공방전을 벌이며 4월국회에서 한판 전쟁을 치를 분위기다. 사고 4일째인 29일에야 경남 거제에서 출발한 인양 크레인선은 주말쯤에야 사고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실종자 가족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상황판단 미숙으로 구조함 1대만 현장에 투입한 것도 군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해양사고 위기대응 능력 떨어진다는 지적 되풀이
현재 군은 실종자 46명 중 32명이 함미쪽 침실과 보수공작실 등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소식에 나머지 14명의 행방에 의혹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사고 당일 시간대가 썰물이어서 북한 해역이나 먼바다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어선을 타고 나가 그물이라도 쳐야 한다며 애를 태우는 쪽은 어민들이다.
해양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 정부의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사고현장을 방문한 30일 오후 3시 30분쯤 구조작업을 하던 해군 UDT 대원 한주호 준위가 숨졌다. 국민들은 군과 정부가 무리한 구조작업을 강행했기 때문이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지금도 사고 현장에서는 UDT(해군 특수전)와 SSU(해난구조대)등 154명의 대원들과 심해잠수사들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 지역은 세계에서 3번째로 조류가 빠른 곳으로(유속 5.3노트) 수온은 3℃, 시계는 제로에 가깝다. 더구나 30일이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가장 심한 사리 때여서 구조상황은 최악이었다.
구조현장에 잠수병을 치료하는 감압장비(챔버)는 1대 뿐이었다. 광양함에 있는 챔버 사용인원은 1회 2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게다가 해군은 일반 수중장비로 40미터가 넘는 깊은 수심에서 안전수칙을 어겨가면서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급할수록 잠수 안전수칙에 따라 구조작업에 임해야 한다. 여론에 떠밀려 조급하게 진행되는 구조작업은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군은 한 준위가 숨을 거둔 후에야 진해에 있던 청해진함을 출동시켰다. 청해진함은 잠수함을 구조하는 구조함으로 한꺼번에 9명까지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챔버를 보유하고 있다. 심해에서 작업이 가능한 특수잠수장비(SSDS)도 늑장출동시켜 총체적인 사고수습 부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국을 사랑하며 조국은 나를 보호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이번 실종자 구조작업은 ‘라이언일병 구하기’와 같은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6·25 미군 전사자 유해를 찾는 ‘미국 실종자 확인사령부(JPAC)’의 열정과 집착에 감동한다. JPAC는 미군의 유해를 찾기 위해 강원도 산골에서 한강 물속까지 탐사한다. 유해발굴에 실패해도 그들은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를 건져올린다.
우리 해군은 창설 이후 장비와 전투력에서 급상승하고 있다. 무인잠수정을 비롯한 해양과학장비 역시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다. 군과 정부는 이런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무인탐사와 정밀초음파 탐지장치, 적외선 감지장치 등을 갖추고 빠른 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한국형 재난방지 및 구조시스템과 사고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만들고 평소에 훈련해야 한다.
실종된 46명의 장병들이 매일밤 암기했던 군인의 길과 군인수칙. “나는 대한민국 군인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다 … 나는 조국을 사랑하며 조국은 나를 보호하고 있음을 확신한다”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바다 속에 묻힌 군의 사기를 회복할 수 있다. 각종 해양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재난대비 능력, 이번 기회에 확 바꾸어야 한다.
전호성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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