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주부들 브런치 문화를 말하다

지역내일 2010-04-05 (수정 2010-04-05 오후 2:32:25)

정보공유의 장·자기계발·일상의 문화 브런치로 진화중

아침식사(breakfast)와 점심식사(lunch)의 합성어 브런치(brunch). 요즘 브런치 문화가 유행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로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견인차는 바로 주부. 브런치와 함께 정보공유의 장을 갖거나, 자기 계발을 하거나 예술과 함께하는 브런치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이제는 브런치가 소모성의 형식적인 ‘끼니’를 벗어나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은 듯하다. 

브런치 수다! 생활의 원동력이죠!
브런치 카페가 즐비해 ‘청자동’이라고도 불리는 정자동은 오전 11시가 되면 브런치를 즐기는 주부들로 활기를 띤다. 심지어 테이블이 없어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는 곳도 여럿이다. 주부들은 브런치를 즐기면서 무슨 대화를 할까? 대체로 제일 먼저 화제로 떠오는 것은 단연 ‘교육’. 학원과 학교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가끔씩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야 요즘 교육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있는지 감을 잡을 수가 있어요.”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둔 이희주씨(38·구미동)의 말이다.
테이블 너머로 흘러나오는 수다꺼리는 이 밖에도 문화, 연예계 비화, 경제, 주식은 물론 정치까지 종횡무진하다. 
“저는 아이가 셋이어서 이런 정기적인 모임만 7개 정도 되는데, 이렇게 사람들 만나면서 많은 알짜배기 정보를 얻고 좋은 아이디어도 얻죠. 엄마들이 주는 정보가 제일 정확하고 확실하거든요.” 최영희(48·수내동)씨는 “한바탕 수다를 떨고 나면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확실히 제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주부들의 오전 시간을 잡아라!
통유리가 있는 테라스에서 즐기는 것만이 브런치는 아니다. “제가 요리를 배워서 집으로 친구들을 많이 초대해요. 어떤 때는 간단한 음식 한 가지씩 가져와서 즐기기도 하고요.” 최선미(38·구미동)씨는 “만날 때 마다 밖에서 먹으면 경제적인 면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또 몇 번 먹으면 질리거든요”라며 웃는다.
꼭 양식으로 먹어야 브런치인가? 한정식으로 즐기는 브런치도 인기다. 정자동에 위치한 늘봄웰봄(031-783-2808)의 장선미 지배인은 “오전시간에 오는 주부들이 부쩍 늘어 4월 중순부터 8가지 쌈 채소와 불고기를 즐길 수 있는 ‘불고기 쌈밥정식’을 브런치 메뉴로 내 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부들의 오전시간의 브런치 문화가 확산되면서 업체에서도 이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전에 여성들만 방문할 경우 할인을 해 준다던지, 일찌감치 나선 주부를 위해 이른 아침에 오픈을 하기도 한다. 또 신발을 벗고 ‘철퍼덕’ 앉아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좌식테이블 공간도 새로운 브런치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목적 없는 모임은 No!
이진희(40·수내동)씨는 이런 브런치 모임에도 아이의 학년에 다라 내용상 단계의 변화가 있다고 한다. “초등 저학년, 아이 없이 홀가분하게 나왔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시기죠. 이때는 모든 수다가 즐겁고 10분이 아쉬워요. 그러다가 학년이 높아질수록 살짝 회의도 들면서 뭔가 생산적인 일들을 도모합니다. 운동, 취미 등 무엇인가 자기 계발을 하려고 해요. 주제를 가지고 모임을 가지는 거죠.”
요즘은 뭔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브런치를 즐기는 주부들도 많다. 맛집만 순례를 한다거나, 독서토론, 미술감상이나 영화감상도 빼 놓을 순 없다. 일주일에 한 번씩 베스트 프렌드 둘과 꼭 극장을 찾는다는 박인실(38·야탑동)씨의 말이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조조영화를 봐요. 남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영화들까지 섭렵하죠.이런 모임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취향이 서로 잘 맞는가 하는 겁니다. 여러 사람들과 같이 가면 취향이 달라서 영화 고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박씨는 “영화가 끝난 후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영화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행복하다”며 웃는다.
또 ‘브런치’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문화, 교육행사들도 있다. 내일신문이 주최하여 성황리에 마친 학부모 브런치 교육강좌나 매달 아트센터(031-783-8000)에서 열리는 마티네 콘서트가 바로 그것. 오는 4월 15일에도 어김없이 열리는 마티네 콘서트에선 성악가 김동규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 밖에 빛뜰갤러리의 음악감상, 오페라 감상도 주목할 만하다. 클래식 음악과 오페라를 감상하면서 맛깔스런 브런치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빛뜰갤러리 음악, 오페라 감상실
매주 한 번씩 갤러리에 있는 음악감상실에 모여 해설과 함께 오페라와 음악을 감상한다. 이곳의 윤성구(51) 대표가 직접 구비해 놓은 음향 시스템은 실제 공연장에 있는 착각이 들 정도. 스피커는 영국의 탄노이, 엠프는 미국의 맨리, 맥킨토시 제품들로 최고급 음향 시스템으로 생생한 현장감을 살리고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빛뜰갤러리 음악감상실에는 3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부들이 모여 예술적 감성을 충족시키고, 작품의 이해를 공유한다. 남미영(53·구미동)씨는 “친구의 추천으로 함께하게 되었는데, 흐트러지기 쉬운 오전시간에 꼬박꼬박 정해진 스케줄이 있는 것이 너무 좋아요. 오롯이 저를 위한 시간이잖아요. 평상시에 별로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도 감상하고 친목도 도모하다보면 풍요로운 느낌도 들고 에너지가 생깁니다.”라고 소감을 전한다. 간단한 와플과 음료 차 등이 제공 되며 오페라감상의 미터미션에는 정갈한 브런치 뷔페가 제공되어 더욱 인기.
문의 031-714-3707

Mini Interview - 구미동 남미영 주부
“일주일에 한번 음악감상하러 와요”

친구의 추천으로 함께하게 되었는데, 흐트러지기 쉬운 오전시간에 꼬박꼬박 정해진 스케줄이 있는 것이 너무 좋아요. 평상시에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도 감상하고 친목도 도모하다보면 풍요로운 느낌도 들고 에너지가 생깁니다. 예전에는 강남까지 브런치 공연을 보러 다니기도 했는데 집 근처에 이런 문화공간이 있어서 만족해요.
이세라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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