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단단한 신협.’
새울신협(이사장 송재학)의 이정표다.
몸집크기만 고집하고 허장성세에 익숙한 우리 나라 대다수 기업의 운영방식과 비교하면 신선한 충격이다. 우리 나라 30대 기업 중 16개 기업이 IMF 이후 퇴출된 것을 보면 이러한 기업구조의 허수를 절감케 한다.
대전광역시 식장산 자락(용운동)에 둥지를 튼 새울신협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72년 창립당시 조합원 60명이 6만2500원의 출자금으로 시작, 현재 자산규모 280억원, 조합원 6000여명으로 성장했다.
자산규모나 조합원수 등 외형만 보면 작은 신협의 하나로 평가될 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지역적 특성과 발전과정을 경시한 평가다.
대전의 제일 동쪽에 위치한 새울신협은 최근 10년간 서부지역의 대규모 개발로 공동화 현상
이 우려되는 지역. 불과 10년∼20년 전만 하더라도 비오는 날 ‘장화’ 없이는 못 다닐 정도로 낙후된 곳이었다.
현재도 10여평형대 아파트가 밀집한 서민들의 주거무대다. 이러한 주변여건에서 새울신협이
올린 성과를 감안하면 평가는 달라진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난 2월만 하더라도 자산이 240억원이었으나 송재학(46) 이사장 취임이
후 6개월만에 40억원이 증가했고, 올해 들어 3억2000만원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 부실
채권도 거의 없어 대전지역 신협 가운데 가장 건실한 조합 중 하나로 손꼽힌다.
신협중앙회가 매년 실시하는 경영평가에서 5년 연속 A등급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중앙회장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40대 젊은 이사장의 패기와 지역밀착형 사업 전략에 기인한다.
송 이사장은 “신협은 서민들과 함께 간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지역개발 및 조합원 편익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례로 새울신협은 △주말농장 운영 △상가 동전 교환차량 운행 △가족과 함께 여치집 만들
기 △엄마와 함께 유적지 답사 캠프 △국악교실 및 스포츠댄스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
대전대 한의대와 공동으로 실시하는 한방무료진료 △경로당 난방기름 지원 △중·고등학생
장학사업 등도 벌여왔다.
특히 주말농장의 경우 임동균 이사가 마을어귀 약수터 밑에 700평 부지를 무상제공, 조합원
들의 색다른 기쁨을 제공하고 있다.
조성환 상무는 “도심에 위치한 신협이나 타 기관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우리 신협의 대표적인 사업”이라며 “이곳은 본점에서 2㎞ 인근에 위치, 가족들이 자녀들과 함께 자연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또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오는 10월에는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 대표선수를 초청, 조합원
자녀를 대상으로 어린이 축구교실 개최도 준비중에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금융기관인 만큼 이에 대한 상품성이 있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송 이사장은 “신협 등 제2금융권은 규모가 적다보니 사실 제1금융권과 비교해 금융상품에서 뒤졌던 게 사실”이라며 “예금금리가 타 금융과 비교해 턱없이 낮고, 대출금리는 높다면 성장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9∼9.5%하는 대출금리도 차등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신용있는 우수고객에게는
그만큼 탄력적인 운영을 하겠다는 것.
서민밀착형으로 주민과 함께 하되 금융상품의 강화로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하겠다는 야심이
다.
대전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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