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생환소식에 애 태워

지역내일 2010-03-30 (수정 2010-03-30 오전 9:08:12)
백령도 주민 “맥없이 침몰 했다는 게 이해안돼” … 장기화되면 지역경제 타격 우려

바깥의 천안함 침몰사고 현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달리 백령도 주민들은 평온했다. 물론 마음은 매 한가지였다. 온 국민들이 실종 장병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것처럼 백령도 주민들도 살아 있기만을 바랬다. 하지만 천안함이 백령도 장촌포구까지 출현한 것에는 의아해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천안함 같은 대형 초계함(1200톤급)이 백령도 앞 1마일(1.8km)까지 접근해 활동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주민 손 모(60)씨는 “천안함 같은 큰 배가 백령도 멀리서 작전한 적은 있지만 바로 앞까지 온 적은 없다”며 “그렇게 큰 배가 맥없이 침몰했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9일 국회에 출석해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 항로를 15번 이상 기동했다고 한 언급과는 배치되는 부분이다.
그렇게 큰 배가 나타나 침몰한 것이 처음인 백령도 장촌 포구에는 하루 종일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근에서 봄 농사를 준비하다 들렀다는 주민부터 면사무소 소재지에서 장사를 한다는 사람까지 다양했다.
류 모(56 여)씨는 “심청이가 생환한 연봉바위 앞에 침몰된 배가 있다고 하니 가슴이 매인다”고 말을 흐렸다. 농사 준비를 하다말고 온 김 모(70)씨는 “한 평생 백령도에서 태어나 살아오면서 이번 일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주민들 모두가 장병들 걱정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걱정 한편으로는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업에 지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도 묻어 있다. 백령도는 일반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농업을 주로 하는 농촌마을이다.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마을도 있기는 하지만 그 비율이 높지는 않다.
경제활동의 중심이 농업이라면, 천안함 침몰사고와 백령도 지역경제는 큰 관련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백령도 농업은 다르다. 군인들이 농사의 절반을 짓고 있다. 기계화됐다고 하더라도 군인들의 봉사활동이 없으면 아예 엄두를 내기 어려운 형편이다. 면사무소 모 공무원은 “주민들이 불안해하기 보다는 생업에 타격을 입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농사철에는 군이 대민지원을 해왔는데, 이번 침몰 사고로 그게 막힐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군인들이 대민지원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백령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대부분을 군부대에서 사용하기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에도 영향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벌써 침몰 사고가 터지자마자 예약이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겨울철 문 닫았던 횟집이 하나 둘 영업을 하고 있지만, 그 수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었다. 만약 침몰 사고가 장기화되면 어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이 침몰한 장촌 포구 앞 바다는 4월이면 까니리가 터를 잡는 곳이다. 그물을 던져야 할 곳에 수십척의 군함들이 기동하면 어로 활동은 할 수가 없다. 예전에는 백령도에서 멀리까지 나가 홍어나 갈치, 조기 등을 잡았지만, 현재는 근해 어업을 주로 하고 있다. 까니리와 멸치를 잡아야 할 시기에 두 손 놓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김 모(63)씨는 “함정들이 정박한 곳이 까나리 그물을 놓을 곳이라 천안함을 인양할 때까지 어로 활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대청도 사건으로 인해 줄어든 관광객이 더 감소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는 29일 구호품 500개를 해군 잠수요원과 해병대원들에게 전달했고 백령도 파출소는 인천 중부경찰서로부터 13명을 지원받아 주민불안감 해소와 교통통제에 나섰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