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주민 “맥없이 침몰 했다는 게 이해안돼” … 장기화되면 지역경제 타격 우려
바깥의 천안함 침몰사고 현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달리 백령도 주민들은 평온했다. 물론 마음은 매 한가지였다. 온 국민들이 실종 장병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것처럼 백령도 주민들도 살아 있기만을 바랬다. 하지만 천안함이 백령도 장촌포구까지 출현한 것에는 의아해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천안함 같은 대형 초계함(1200톤급)이 백령도 앞 1마일(1.8km)까지 접근해 활동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주민 손 모(60)씨는 “천안함 같은 큰 배가 백령도 멀리서 작전한 적은 있지만 바로 앞까지 온 적은 없다”며 “그렇게 큰 배가 맥없이 침몰했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9일 국회에 출석해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 항로를 15번 이상 기동했다고 한 언급과는 배치되는 부분이다.
그렇게 큰 배가 나타나 침몰한 것이 처음인 백령도 장촌 포구에는 하루 종일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근에서 봄 농사를 준비하다 들렀다는 주민부터 면사무소 소재지에서 장사를 한다는 사람까지 다양했다.
류 모(56 여)씨는 “심청이가 생환한 연봉바위 앞에 침몰된 배가 있다고 하니 가슴이 매인다”고 말을 흐렸다. 농사 준비를 하다말고 온 김 모(70)씨는 “한 평생 백령도에서 태어나 살아오면서 이번 일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주민들 모두가 장병들 걱정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걱정 한편으로는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업에 지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도 묻어 있다. 백령도는 일반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농업을 주로 하는 농촌마을이다.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마을도 있기는 하지만 그 비율이 높지는 않다.
경제활동의 중심이 농업이라면, 천안함 침몰사고와 백령도 지역경제는 큰 관련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백령도 농업은 다르다. 군인들이 농사의 절반을 짓고 있다. 기계화됐다고 하더라도 군인들의 봉사활동이 없으면 아예 엄두를 내기 어려운 형편이다. 면사무소 모 공무원은 “주민들이 불안해하기 보다는 생업에 타격을 입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농사철에는 군이 대민지원을 해왔는데, 이번 침몰 사고로 그게 막힐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군인들이 대민지원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백령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대부분을 군부대에서 사용하기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에도 영향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벌써 침몰 사고가 터지자마자 예약이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겨울철 문 닫았던 횟집이 하나 둘 영업을 하고 있지만, 그 수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었다. 만약 침몰 사고가 장기화되면 어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이 침몰한 장촌 포구 앞 바다는 4월이면 까니리가 터를 잡는 곳이다. 그물을 던져야 할 곳에 수십척의 군함들이 기동하면 어로 활동은 할 수가 없다. 예전에는 백령도에서 멀리까지 나가 홍어나 갈치, 조기 등을 잡았지만, 현재는 근해 어업을 주로 하고 있다. 까니리와 멸치를 잡아야 할 시기에 두 손 놓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김 모(63)씨는 “함정들이 정박한 곳이 까나리 그물을 놓을 곳이라 천안함을 인양할 때까지 어로 활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대청도 사건으로 인해 줄어든 관광객이 더 감소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는 29일 구호품 500개를 해군 잠수요원과 해병대원들에게 전달했고 백령도 파출소는 인천 중부경찰서로부터 13명을 지원받아 주민불안감 해소와 교통통제에 나섰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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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의 천안함 침몰사고 현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달리 백령도 주민들은 평온했다. 물론 마음은 매 한가지였다. 온 국민들이 실종 장병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것처럼 백령도 주민들도 살아 있기만을 바랬다. 하지만 천안함이 백령도 장촌포구까지 출현한 것에는 의아해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천안함 같은 대형 초계함(1200톤급)이 백령도 앞 1마일(1.8km)까지 접근해 활동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주민 손 모(60)씨는 “천안함 같은 큰 배가 백령도 멀리서 작전한 적은 있지만 바로 앞까지 온 적은 없다”며 “그렇게 큰 배가 맥없이 침몰했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9일 국회에 출석해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 항로를 15번 이상 기동했다고 한 언급과는 배치되는 부분이다.
그렇게 큰 배가 나타나 침몰한 것이 처음인 백령도 장촌 포구에는 하루 종일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근에서 봄 농사를 준비하다 들렀다는 주민부터 면사무소 소재지에서 장사를 한다는 사람까지 다양했다.
류 모(56 여)씨는 “심청이가 생환한 연봉바위 앞에 침몰된 배가 있다고 하니 가슴이 매인다”고 말을 흐렸다. 농사 준비를 하다말고 온 김 모(70)씨는 “한 평생 백령도에서 태어나 살아오면서 이번 일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주민들 모두가 장병들 걱정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걱정 한편으로는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업에 지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도 묻어 있다. 백령도는 일반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농업을 주로 하는 농촌마을이다.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마을도 있기는 하지만 그 비율이 높지는 않다.
경제활동의 중심이 농업이라면, 천안함 침몰사고와 백령도 지역경제는 큰 관련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백령도 농업은 다르다. 군인들이 농사의 절반을 짓고 있다. 기계화됐다고 하더라도 군인들의 봉사활동이 없으면 아예 엄두를 내기 어려운 형편이다. 면사무소 모 공무원은 “주민들이 불안해하기 보다는 생업에 타격을 입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농사철에는 군이 대민지원을 해왔는데, 이번 침몰 사고로 그게 막힐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군인들이 대민지원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백령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대부분을 군부대에서 사용하기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에도 영향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벌써 침몰 사고가 터지자마자 예약이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겨울철 문 닫았던 횟집이 하나 둘 영업을 하고 있지만, 그 수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었다. 만약 침몰 사고가 장기화되면 어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이 침몰한 장촌 포구 앞 바다는 4월이면 까니리가 터를 잡는 곳이다. 그물을 던져야 할 곳에 수십척의 군함들이 기동하면 어로 활동은 할 수가 없다. 예전에는 백령도에서 멀리까지 나가 홍어나 갈치, 조기 등을 잡았지만, 현재는 근해 어업을 주로 하고 있다. 까니리와 멸치를 잡아야 할 시기에 두 손 놓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김 모(63)씨는 “함정들이 정박한 곳이 까나리 그물을 놓을 곳이라 천안함을 인양할 때까지 어로 활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대청도 사건으로 인해 줄어든 관광객이 더 감소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는 29일 구호품 500개를 해군 잠수요원과 해병대원들에게 전달했고 백령도 파출소는 인천 중부경찰서로부터 13명을 지원받아 주민불안감 해소와 교통통제에 나섰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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