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사람 - 강형구 화백
9년만의 외출, '얼굴, 개인사와 사회상' 개인전 열어
"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그 사람이 어떤 세월을 살아왔는지를 상상한다. 그리고 단순한 얼굴을 그린다기 보다는 이야기가 있고 상황이 전제된 표정을 그린다. 즉, 인물의 형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의 사상과 감정을, 그리고 사회상을 표현한다."(작가노트 중)
18일부터 27일까지 분당 삼성플라자 갤러리에서 '얼굴, 개인사와 사회상'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는 강형구 화백의 얼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만감이 교차한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경우 보안사령관 전두환 소장을 그려, 12·12 구데타와 80년 5월 광주시민의 민주항쟁과 군의 진압이 순간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쳐간다.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대통령이 아니라 단식투쟁하고 있는 김영삼 총재를 그려 가장 김영삼 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고, 급변하고 있던 당시 상황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월계관을 쓰고 있는 손기정 선수의 모습에서 일제시대의 나라 잃은 슬픔을 절로 느낄 수 있다.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의 얼굴은 온화하고 넉넉한 미소로 우리를 편안하게 해 준다.
강 화백의 그림은 극사실주의 중 '포토리얼이즘'으로 분류한다. 그림속의 인물이 금방이라도 말을 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강 화백은 사람의 얼굴 피부와 세포를 그린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의 역사적 순간을 포착하고 그 순간과 표면뒤에 숨겨지고 연계된 개인과 사회의 역사적 상황을 얼굴에 모두 담아냈다.
또한 강 화백은 허구적 시간개념을 작품세계에 도입했다. 이미 죽은 인물이 세월이 흐른 현재 살아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84세된 박정희 전대통령이 '내가 사리지고 너희들이 일군 대한민국이 고작 이 정도야'하며 어디선가 우리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에서 만감이 교차한다.
76세된 마린린 먼로, 78세된 J.F 케네디의 모습 등에서 우리는 강 화백의 무한한 창조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강 화백 그림 중 30%는 자화상이다. 강 화백은 "자화상은 나를 그린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가질 수 있는 인간의 감정과 감성을 표현했다"고 한다. '강형구'라는 고유명사가 아인 강형구 대명사를 그려, 불특정 다수의 슬픔과 기쁨 고뇌 등을 대변했다고 한다.
많는 사람이 자신을 '얼굴 작가'라고 하지만 강 화백은 자신의 작업 영역을 결코 인물에 국한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화백은 9년만의 칩거를 깨고 외출을 했다. 강 화백의 작업 중 가장 힘든 일은 독창화 시킬 수 있는 특정 소재를 확정하는 것이다.
맘에 드는 기록사진이 없는 경우, 특정 소재를 조각해 그것을 사진으로 찍고 그림으로 옮긴다. 레오나드로다빈치, 손기정 선수 등이 이런 작업을 통해 완성됐다고 한다.
강 화백은 '작품에 손대지 마시오!'란 문구를 싫어한다. 감상자가 손으로 만져야만 감상에 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만지라고 한다. 예술의 주체는 작가나 작품 뿐만 아니라 대중이며 일반인이라는 것. 그는 "나는 반성의 결과 작품에 손을 대면 큰 일 날 정도의 위대한 것을 제작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예술의 전당 미술관(9월 1일~10일)과 조선일보 미술관(9월 1일~17일)에서 전시를 마친 강 화백은 분당 삼성플라자 전시회가 끝나면 미국으로 건너가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성남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9년만의 외출, '얼굴, 개인사와 사회상' 개인전 열어
"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그 사람이 어떤 세월을 살아왔는지를 상상한다. 그리고 단순한 얼굴을 그린다기 보다는 이야기가 있고 상황이 전제된 표정을 그린다. 즉, 인물의 형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의 사상과 감정을, 그리고 사회상을 표현한다."(작가노트 중)
18일부터 27일까지 분당 삼성플라자 갤러리에서 '얼굴, 개인사와 사회상'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는 강형구 화백의 얼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만감이 교차한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경우 보안사령관 전두환 소장을 그려, 12·12 구데타와 80년 5월 광주시민의 민주항쟁과 군의 진압이 순간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쳐간다.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대통령이 아니라 단식투쟁하고 있는 김영삼 총재를 그려 가장 김영삼 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고, 급변하고 있던 당시 상황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월계관을 쓰고 있는 손기정 선수의 모습에서 일제시대의 나라 잃은 슬픔을 절로 느낄 수 있다.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의 얼굴은 온화하고 넉넉한 미소로 우리를 편안하게 해 준다.
강 화백의 그림은 극사실주의 중 '포토리얼이즘'으로 분류한다. 그림속의 인물이 금방이라도 말을 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강 화백은 사람의 얼굴 피부와 세포를 그린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의 역사적 순간을 포착하고 그 순간과 표면뒤에 숨겨지고 연계된 개인과 사회의 역사적 상황을 얼굴에 모두 담아냈다.
또한 강 화백은 허구적 시간개념을 작품세계에 도입했다. 이미 죽은 인물이 세월이 흐른 현재 살아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84세된 박정희 전대통령이 '내가 사리지고 너희들이 일군 대한민국이 고작 이 정도야'하며 어디선가 우리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에서 만감이 교차한다.
76세된 마린린 먼로, 78세된 J.F 케네디의 모습 등에서 우리는 강 화백의 무한한 창조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강 화백 그림 중 30%는 자화상이다. 강 화백은 "자화상은 나를 그린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가질 수 있는 인간의 감정과 감성을 표현했다"고 한다. '강형구'라는 고유명사가 아인 강형구 대명사를 그려, 불특정 다수의 슬픔과 기쁨 고뇌 등을 대변했다고 한다.
많는 사람이 자신을 '얼굴 작가'라고 하지만 강 화백은 자신의 작업 영역을 결코 인물에 국한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화백은 9년만의 칩거를 깨고 외출을 했다. 강 화백의 작업 중 가장 힘든 일은 독창화 시킬 수 있는 특정 소재를 확정하는 것이다.
맘에 드는 기록사진이 없는 경우, 특정 소재를 조각해 그것을 사진으로 찍고 그림으로 옮긴다. 레오나드로다빈치, 손기정 선수 등이 이런 작업을 통해 완성됐다고 한다.
강 화백은 '작품에 손대지 마시오!'란 문구를 싫어한다. 감상자가 손으로 만져야만 감상에 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만지라고 한다. 예술의 주체는 작가나 작품 뿐만 아니라 대중이며 일반인이라는 것. 그는 "나는 반성의 결과 작품에 손을 대면 큰 일 날 정도의 위대한 것을 제작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예술의 전당 미술관(9월 1일~10일)과 조선일보 미술관(9월 1일~17일)에서 전시를 마친 강 화백은 분당 삼성플라자 전시회가 끝나면 미국으로 건너가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성남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