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 없는 이웃 꼴불견 백태

지역내일 2010-04-21
평소에는 좌우명을 앞세워 ‘에티켓’을 지키려고 하지만, 마음과 몸이 따로 놀아  ‘매너 없는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혹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몸에 밴 행동으로 ‘진상 이웃’이 되지는 않나요? 평범한 이웃들이 말하는 ‘매너 없는 이웃의 유형’을 통해 나의 에티켓 실태를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못 들은 척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 누르는 4층 남자
지난 2월, 같은 라인 4층에 저희와 비슷한 가족이 이사를 왔어요. 일면식이 없으니 당분간 인사하고 지내는 것은 어렵겠다고 생각했지요. 문제는 그 집의 남편입니다. 자전거를 싣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일이 많더군요. 자전거 하나 실으면 엘리베이터 꽉 차는 거 알지만, 한두 사람은 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 남자는 늘 떡하니 엘리베이터 가운데 자전거를 세우고 다른 사람이 타든 말든 앞만 보고 있어요. 얼마 전의 일로 저는 이 남자를 ‘진상 이웃’으로 분류했답니다. 제가 한쪽 어깨에 무거운 장바구니를 메고 다른 한 손엔 달걀 한 판을 들고 겨우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는데, 4층 남자가 역시나 자전거를 싣고 엘리베이터에 서 있더군요. 너무 짐이 무거워 빨리 올라가고 싶은 생각에 “저기 잠깐만요!” 하고 소리를 쳤는데 글쎄 그 남자, 엘리베이터를 잡아주기는커녕 닫힘 버튼을 누르고 휑하니 올라가더라고요. 더욱 화나는 것은 1층 버튼을 눌러주지 않아 제가 짐을 내려놓고 올라가는 버튼을 눌렀다는 겁니다. 이런 이웃 정말 황당하지 않나요?
최정애(39·서울 도봉구 창2동)씨 

병원 대기실에서 큰 소리로
동화책 읽어주는 엄마
소아과에 가면 매너 없는 이웃 꼭 있어요. 병원 대기실에서 뛰어다니고 의자 밟고 올라서는 아이들 혼내지 않는 엄마들도 이해 안 가지만, 병원을 자기 집으로 착각하고 교육에 열 올리는 엄마가 최고 ‘진상 이웃’인 것 같아요. 지난주 토요일에 아이가 열이 있어 동네 소아과에 갔습니다. 역시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더군요. 여기서 울고 저기서 뛰어다니고… 아이 키우는 엄마로 ‘이쯤이야 이해해야지’ 하며 숨을 고르는데, 어디선가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전화 통화치고는 조금 어색한 듯했는데, 자신의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거였어요. 책 읽어주는 거야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병원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 들릴 정도로 큰 소리를 내는 건 보기 싫었어요. 더욱이 아이는 책에 관심이 없었고요. 소아과에는 신생아도 있고 우는 아이도 있고, 아픈 아이들로 복잡하고 시끄러운데… 다들 쳐다봐도 아랑곳하지 않더군요. 저런 매너 없는 엄마 밑에서 아이가 뭘 배우겠나 싶더군요.
윤지혜(37·경기 성남시 정자동)씨

은행 자동화 코너 전세 낸 이웃
월말이 되면 은행에는 공과금을 내려는 사람들로 북적대죠. 저도 지난 3월 아파트 관리비를 내기 위해 은행에 갔어요. 은행 창구는 물론 자동화 코너에도 줄이 길더군요. 10분 넘게 기다렸을까? 제 앞의 40대 아주머니만 기다리면 되었어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준비 태세를 갖췄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이 아줌마 몇 건의 업무를 보는지 끝날 줄을 모르더군요. ‘이제 끝나려나?’ 하면 다시 다른 통장을 집어넣고, 그것도 모자라 휴대폰으로 계좌번호를 묻고 적고… 덕분에 저는 옆줄에 있는 사람들이 차례차례 업무를 보고 은행을 나갈 때까지 그 아줌마 뒤에서 화를 참고 있었습니다. 저는 둘째치고 바로 뒤에 서 계신 할아버지가 끝내 노여움을 참지 못하시더라고요. “아주머니 이번에는 양보하고 우리 먼저 합시다”라고 소리를 치니까 그 아줌마 적반하장으로 “내 차례에 내가 하는데 왜 그러냐”며 오히려 큰소리치네요. 아뿔사! 그런데 그 안하무인 아줌마 저희 딸과 같은 반 엄마더군요.
박주희(40·서울 광진구 광장동)씨

친하지도 않은데
남편 직업 묻는 그녀
7층에 사는 이웃집 엄마는 동네 파발 역할을 할 정도로 인맥이 넓기로 유명합니다. 전 직장을 다니느라 바빠 차 한 잔 마신 일도 없고, 엘리베이터에서 인사만 나누는 사이였죠. 그런데 지난주에 월차를 내고 낮에 시장에 다녀오는데 그 엄마를 만났어요. 평소처럼 인사를 나누고 엘리베이터에 오르는데, 뜬금없이 “댁의 아빠는 무슨 일 하세요?”라고 묻더라고요. “왜요? 무슨 용건이라도….” 사실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굳이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 엄마는 “만날 늦게 출근하시는 것 같아서요. 보통 샐러리맨이랑 다른 듯해서…” 하며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는 거예요. 남편 직업이 창피한 건 아니지만, 저는  “그냥 사업하세요”라고 말을 흐렸답니다. 질문이 순수하지 않아 보였거든요. 이웃이라는 이유로 도가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거부감을 준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요.
문정선(36·경기 의정부시 호원동)씨

심정민 리포터 request863@naver.com
일러스트 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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