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애도기간
슬픈 봄날이다. 천안함 ‘46용사’가 영해를 수호하다 목숨을 바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46명 가운데 6명은 아직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으나 유가족의 결단으로 이들에 대한 해군장이 시작됐다.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정부는 해군장 장례기간인 25일부터 29일까지 5일동안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영결식이 열리는 29일은 국가애도의 날이다.
정부가 ‘애도의 날’을 지정한 것은 2001년 9월 14일 미국 9,11테러 희생자를 위해 지정한 이후 처음이 아닌가. 아니 국가애도기간은 처음인 것 같다. 김현희의 KAL기 폭파사건으로 수백명이 숨졌을 때도, 미얀마 아웅산 폭파사건으로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고위직 인사가 사망했을 때도 국가애도기간 지정은 없었다.
지구촌의 국가적 대재앙에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된 사례를 우리는 기억한다. 칠레정부는 강진과 쓰나미로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하자 지난 3월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생존자 수색과 재건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웃나라인 중국도 2008년 5월 쓰촨성 대지진으로 수만명이 희생되자 사흘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한 바 있다.
“하늘나라서 편히 쉬세요” 평택 2함대 사령부는 물론 서울광장 등 전국의 시민분향소에는 추모 행렬이 줄을 이었다. 수많은 시민들은 국가를 지키다 젊은이들이 죽음을 맞은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또 상당수의 시민들은 이들의 희생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정말 국민 모두가 애도해야할 사안이 벌어진 만큼 엄숙하게 장례를 치러야 할 것 같다. 젊은 장병들이 하늘나라에서나마 평안히 영면하도록 추모해야할 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전방에서 근무하다 육군 병장으로 제대한 나 뿐 아닐 것이다. 장병으로 병역의 의무를 마친 대한민국 아버지들과 아들을 군대에 보내거나 보내야하는 우리의 어머니들은 모두 엄청나게 화가 났을 것이다.
조국의 바다를 지키던 우리의 해군 장병은 왜, 어떻게 떼죽음을 당한 것인가. 이명박 정부는 세계 7대강국이 되겠다고 공약하고 출범했는데 무슨 잘못으로 젊은 수병 46인은 바다에서 희생됐는가.
군의 생명은 신속성과 정확성인데 군의 초기 대응은 어떠했는가. 사고 발생시간은 몇차례나 바뀌었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대통령보다 늦게 상황보고를 받았다 한다. 과연 국군 보고체계는 이렇게 무너진 것인지 국민은 분노한다. 군은 수시로 국방 선진화를 부르짖었지만 누군가의 ‘타격’에 젊은 46인은 스러져갔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청와대 대통령실장 국가정보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현역미필이니’라는 자조도 나온다.
정부의 암시와 일부의 발언처럼 북한의 소행이었다면. 우리의 놀라움은 더한다. 북한의 소행이라면 천인공노할 것으로, 평화통일을 바라는 우리로서는 너무나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김영삼 전 대통령 말처럼 “천안함 사고는 100% 북의 소행”이라면 우리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첨단장비로도 포착이 안되는가. 특히 이 기간은 한미합동군사훈련기간이 아니었는가. 우리의 우방이라는 미국은 세계 최강군대라는데 북의 잠수함이 접근해 어뢰를 쏘는데 무엇을 했는가. 암담해진다.
국가애도기간. 이 기간 우리는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의 안보태세는 문제가 있음이 드러난 만큼 콘트롤 타워를 재정비해야 한다. 그리하여 제2의 천안함 사태는 결단코 방지해야 한다. 천안함 희생자들이 영면할 수 있도록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천안함 사고는 우리 군의 현주소를 명백히 드러낸 만큼 합조단 조사가 끝난 뒤 위기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군 지휘부의 책임소재를 엄중하게 규명해야 한다.
2010년 4월. 우리가 애도해야 할 것은 물론 ‘천안함 46용사’만은 아니다. 천안함에 잠시 가려지는 듯도 했지만 이명박 정부들어 이념간 지역간 세대간 갈등과 대립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분열과 갈등에 애도를 표시하고 통합을 생각해야 한다.
2010년 4월 27일. 우리는 여권의 리더십 부재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야당에 대해서도 애도를 표하고자 한다. 특히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민주복지사회이건만 빈부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현실이다. 언론출판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 등 민주시민의 권리가 제한 받는 등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다수 국민의 지적에 우리는 우울하다.
T S 엘리오트의 시처럼 4월은 잔인한 달인가. 그러나 수십년전 신동엽 시인이 외친 것처럼 4월의 애도기간이 끝나면 껍데기는 가야 한다. 그리하여 5월은 꽃피고 노래하는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테러와 전쟁, 갈등과 불화는 가고 평화와 통합 그리고 자유와 녹색의 5월이 되었으면 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슬픈 봄날이다. 천안함 ‘46용사’가 영해를 수호하다 목숨을 바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46명 가운데 6명은 아직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으나 유가족의 결단으로 이들에 대한 해군장이 시작됐다.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정부는 해군장 장례기간인 25일부터 29일까지 5일동안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영결식이 열리는 29일은 국가애도의 날이다.
정부가 ‘애도의 날’을 지정한 것은 2001년 9월 14일 미국 9,11테러 희생자를 위해 지정한 이후 처음이 아닌가. 아니 국가애도기간은 처음인 것 같다. 김현희의 KAL기 폭파사건으로 수백명이 숨졌을 때도, 미얀마 아웅산 폭파사건으로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고위직 인사가 사망했을 때도 국가애도기간 지정은 없었다.
지구촌의 국가적 대재앙에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된 사례를 우리는 기억한다. 칠레정부는 강진과 쓰나미로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하자 지난 3월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생존자 수색과 재건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웃나라인 중국도 2008년 5월 쓰촨성 대지진으로 수만명이 희생되자 사흘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한 바 있다.
“하늘나라서 편히 쉬세요” 평택 2함대 사령부는 물론 서울광장 등 전국의 시민분향소에는 추모 행렬이 줄을 이었다. 수많은 시민들은 국가를 지키다 젊은이들이 죽음을 맞은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또 상당수의 시민들은 이들의 희생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정말 국민 모두가 애도해야할 사안이 벌어진 만큼 엄숙하게 장례를 치러야 할 것 같다. 젊은 장병들이 하늘나라에서나마 평안히 영면하도록 추모해야할 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전방에서 근무하다 육군 병장으로 제대한 나 뿐 아닐 것이다. 장병으로 병역의 의무를 마친 대한민국 아버지들과 아들을 군대에 보내거나 보내야하는 우리의 어머니들은 모두 엄청나게 화가 났을 것이다.
조국의 바다를 지키던 우리의 해군 장병은 왜, 어떻게 떼죽음을 당한 것인가. 이명박 정부는 세계 7대강국이 되겠다고 공약하고 출범했는데 무슨 잘못으로 젊은 수병 46인은 바다에서 희생됐는가.
군의 생명은 신속성과 정확성인데 군의 초기 대응은 어떠했는가. 사고 발생시간은 몇차례나 바뀌었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대통령보다 늦게 상황보고를 받았다 한다. 과연 국군 보고체계는 이렇게 무너진 것인지 국민은 분노한다. 군은 수시로 국방 선진화를 부르짖었지만 누군가의 ‘타격’에 젊은 46인은 스러져갔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청와대 대통령실장 국가정보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현역미필이니’라는 자조도 나온다.
정부의 암시와 일부의 발언처럼 북한의 소행이었다면. 우리의 놀라움은 더한다. 북한의 소행이라면 천인공노할 것으로, 평화통일을 바라는 우리로서는 너무나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김영삼 전 대통령 말처럼 “천안함 사고는 100% 북의 소행”이라면 우리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첨단장비로도 포착이 안되는가. 특히 이 기간은 한미합동군사훈련기간이 아니었는가. 우리의 우방이라는 미국은 세계 최강군대라는데 북의 잠수함이 접근해 어뢰를 쏘는데 무엇을 했는가. 암담해진다.
국가애도기간. 이 기간 우리는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의 안보태세는 문제가 있음이 드러난 만큼 콘트롤 타워를 재정비해야 한다. 그리하여 제2의 천안함 사태는 결단코 방지해야 한다. 천안함 희생자들이 영면할 수 있도록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천안함 사고는 우리 군의 현주소를 명백히 드러낸 만큼 합조단 조사가 끝난 뒤 위기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군 지휘부의 책임소재를 엄중하게 규명해야 한다.
2010년 4월. 우리가 애도해야 할 것은 물론 ‘천안함 46용사’만은 아니다. 천안함에 잠시 가려지는 듯도 했지만 이명박 정부들어 이념간 지역간 세대간 갈등과 대립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분열과 갈등에 애도를 표시하고 통합을 생각해야 한다.
2010년 4월 27일. 우리는 여권의 리더십 부재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야당에 대해서도 애도를 표하고자 한다. 특히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민주복지사회이건만 빈부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현실이다. 언론출판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 등 민주시민의 권리가 제한 받는 등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다수 국민의 지적에 우리는 우울하다.
T S 엘리오트의 시처럼 4월은 잔인한 달인가. 그러나 수십년전 신동엽 시인이 외친 것처럼 4월의 애도기간이 끝나면 껍데기는 가야 한다. 그리하여 5월은 꽃피고 노래하는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테러와 전쟁, 갈등과 불화는 가고 평화와 통합 그리고 자유와 녹색의 5월이 되었으면 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