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100배 즐기기 - 전혁림 미술관 & 동피랑 마을

‘바다의 화가’ 전혁림과 동피랑 벽화마을

지역내일 2010-05-04

 
 통영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어떤 이는 충무김밥과 쫄복국을 어떤 이는 ‘동양의 나폴리’를 생각 할 것이다. 맞다, 거기다 통영은 문화의 도시다. 통영은 유치환, 유치진, 김상옥, 김춘수, 박경리, 윤이상의 고향이다.
 그리고 또 한 분. ‘한국이 낳은 피카소’라 불리는 전혁림 화백의 고향이기도 하다. 전혁림 화백은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는데 30년간 작품활동을 하던 곳을 개축해 2003년 미술관으로 개방했다. 그곳이 ‘전혁림 미술관’이다.


“가장 통영적인 것이 세계적” 전통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해석


 전혁림 미술관은 통영 미륵산케이블카 근처로 고현에서 차로 30여분 걸린다. 좁은 골목길 다른 집 사이로 흰 외벽을 7500개의 타일로 모자이크한 아담한 미술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입구 쪽 강렬한 타일로 꾸며놓은 건물은 아트샵이고 전시실은 안쪽 3층 건물이다. 전시실에 들어서자 코발트색을 주로 쓴 정물화가 눈에 뛴다. 통영에서 바다를 보고 자라선가 그의 그림은 바다를 연상시킨다. 화백이 통영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2층으로 올라가는 모퉁이에 ‘통영항’이 있다. 청와대에서 국빈을 접대할 때 쓴다는 인왕실에 소장됐다는 작품이다. 실제 작품이 아닌데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훈훈해 진다. 다채로운 해안선에 배가 들고 나고 사람들이 바삐 살아가는 그 통영항이다. 짙은 푸른빛이 통영항의 생명력을 말해 준다. 거제에 5년 째 살고 있는 내가 이러 할진데 남해 바다를 보고 자란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자랑하고픈 고향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3층은 바깥 계단을 통해 올라간다. 하늘과 파란 계단, 타일에 새겨진 그림, 화백이 의도한 장면일까? 금방이라도 수백마리의 나비가 하늘을 향해 사뿐 날아오를 것 같다. 그 나비들을 타고 나도 같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상상을 해본다. 나비는 새와 물고기와 같이 화백이 평소에 좋아하는 것이라 한다. 그러고보니 등대처럼 생긴 탑에도 나비가 양각 돼 있다. 3층 계단 맞은편에 수십개의 도기에 그려진 아들 전영근 화백의 ‘통영풍물도’를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재밌다.


아기자기 벽화로 치장한 동피랑 마을


 
미술관 화단의 한 폭의 그림같이 활짝 핀 모란꽃과 바삐 움직이는 벌을 뒤로하고 동피랑 마을로 발걸음을 돌린다. 동피랑은 중앙시장 뒤쪽에 있는 언덕배기다. 지난 4월 ‘동피랑부루스’ 행사를 열며 새 옷을 입었단다. 남망산 조각공원에서 보면 말간 얼굴을 빠꼼히 내놓은 모습이 수줍어 보인다. 요즘은 공공디자인이 중요하다는 데 동피랑 벽화야말로 좋은 공공디자인의 예일 것이다. 통영시의 철거계획에 시민들이 직접 벽화를 꾸민 것이니 더욱 그러하다. 골목골목마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그 재잘거림에 즐겁다. 막다른 골목인가 싶으면 새로운 골목이 시작되고 어떤 그림을 만나게 될지 상상하는 것도 설레는 일이다. 사람들은 벽화 앞에서 저마다 다른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에 추억을 담느라 분주하다. 아이는 물고기 이름 맞추기에 열심이고 미로같은 골목길을 뛰어다니느라 바쁘다. 그림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언덕 꼭대기에 올랐다. 하늘과 맞닿은 그 곳에 작은 가게가 하나 있다. 무엇을 팔까? 하늘행 기차 티켓을 파는 게 어울릴 것 같은 곳이다. 실제로는 음료와 간식거리를 판다. 꼭대기에 서자 통영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까 봤던 전혁림 화백의 ‘통영항’이다. 풍경도 멋지지만 많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고 쉼터인 이곳이 아름답다.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벼운데 나는 자주 숨을 고른다. 잠시 쉬며 자꾸 돌아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동피랑 언덕 소개를 마치며 당부하고 싶은 것이 하나있다. 동피랑은 어르신들이 생활하는 곳이니 언덕 입구까지 차가 올라갈 수는 있지만 걷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김경옥 리포터 oxygen0801@naver.com


Tip 전혁림 미술관은 월, 화요일 휴관이고 오전 10시~오후5시 까지 문을 연다. 관람료는 무료. 통영시 봉평동 189-2번지, 전화 645-7349. http://www.jeonhyucklim.org/
전혁림 미술관 앞 길가에 2년 전 가정집을 개조한 ‘정원’이라는 식당이 있다. 식당이름처럼 마당을 갖가지 꽃들로 꾸몄는데 장관이다. 주메뉴는 비빔밥. 전화 64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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