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그룹 실태와 전망⑪ 두산그룹

식음료에서 중공업 중심기업 변신

지역내일 2001-09-24 (수정 2001-09-26 오후 3:48:24)
“적자사업의 매출은 의미 없는 일.”
두산그룹은 ‘숙원사업이었던 핵심사업을 바꾼’ 새로운 구조조정 사례를 만들었다.
만년 2위였던 하이트맥주의 공세에 몰린 두산이 주력사업인 OB맥주의 지분을 매각하고 대신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는 모험을 단행했다.

◇주력업종 바꿔치기=지난 6월 두산은 네덜란드 투자회사인 홉스사에 5600억원을 받고 OB맥주의 보유지분 45%를 주식양도 형태로 매각했다. 두산은 대신 올 1월에 산업은행과 한국전력이 보유했던 한국중공업 주식 3750만주(지분율 36.0%)를 주당 8150원에 사들였다.
1896년 설립돼 105년째 식음료 중심의 기업군을 지켜온 두산의 주력업종 탈바꿈은 충격적이었다.
매각된 OB맥주는 지난 52년 설립된 이후 50여년간 두산그룹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해온 핵심 주력회사였다.
두산의 구조조정은 그동안 구조조정의 모범 공식이었던 ‘알짜만 남기고 다 판다’는 정설을 엎고, 소위 ‘주력업종마저 바꿔치기’ 함으로써 새로운 구조조정 사례를 만들었다는 평을 얻었다.

◇식음료산업에서 산업재 중심기업으로=두산은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기존 식음료 중심의 기업에서 중간·산업재 중심기업으로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얻었다.
두산이 추진했던 구조조정작업은 1차적으로 비주력 사업을 과감한 정리였고, 그 뒤 계열사의 핵심경쟁력을 강화하고 제조원가를 절감하는 체질개선으로 이어졌다.
생산공정상의 낭비요소에 초점을 맞춰 이를 제거하는 데 주력했다. 이에 따라 98년 9월부터 두산전자를 시작으로 두산사료 두산포장 두산전분당 등의 사업장에 대대적인 비용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두산 관계자는 “95년 당시 이자비용이 늘었고, 차입금 증가와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며 “이를 마케팅을 통해 극복해야 했는데 마케팅, 영업에서의 경쟁력 약화와 대규모 설비투자로 자금 및 코스트의 부담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부채비율 획기적 감축=두산은 96년 이후 99년까지 구조조정 기간 중 자산매각과 사업정리를 통해 6230억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확보했고, 또 지분매각, 사업매각, 전략적인 제휴를 통한 외자유치를 추진해 자본조달로만 13억5000만달러를 확보하는 등 모두 2조770억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두산은 또 95년 한 때 9080억원에 이르는 유동성 부담을 안았으나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99년에는 오히려 5620억원에 이르는 현금흐름을 보유할 수 있는 우량한 회사로 바뀌었다.
95년과 96년에 각각 625%와 688%에 이른 부채비율을 99년에는 159%로 과감하게 줄였다.
두산은 사업구조와 매출구조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가졌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할 때 발전설비와 담수설비를 주 업종으로 하는 두산중공업이 핵심사업으로 부상했다.
두산중공업은 그룹 전체매출 비중에서 대략 48%가량을 차지한다. 이밖에 (주)두산 두산건설 두산테크팩이 각각 28%, 15%, 5.8%의 매출기여를 하고 있다.

◇영업이익률 11%대로 끌어 올려=두산의 구조조정 작업은 사업에만 그치지 않고 원가구조와 구매단계를 대폭 개선했다.
생산활동 등을 개선해 사업 부문별로 총 원가 대비 2.8~6.9%에 이르는 원가를 절감했고, 구매단가에서도 부문별로 최고 31%까지 줄였다.
두산의 이런 구조조정 노력은 공기업 민영화의 모범사례로 두산중공업을 꼽기도 했다.
구조조정 작업의 효과는 확실히 드러났다. 두산은 96년, 97년 98년에 각각 4.9%, 4.9%, 5.1%에 머물러 있던 영업이익률을 99년에 무려 배가 넘는 11.5%로 끌어 올렸다. 이 같은 성과는 국내기업 중 삼성(13.7%)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다른 기업들(LG 5.8%, SK 6.3%, 롯데 5.6%)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95년과 99년을 비교할 때 두산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성과는 뚜렷하다. 두산이 강렬한 구조조정을 추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95년 2만1400명이었던 종업원 수를 99년에는 8200명으로 줄였다. 그러나 95년 1인당 1억8700만원에 머물렀던 매출액을 99년에는 오히려 4억5100만원으로 늘렸다.
두산은 최근에도 구조조정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인수한 두산중공업의 경우만 해도 두 차례에 걸쳐 전체직원의 14%에 해당하는 1100명의 임직원을 줄였다.
물론 이런 구조조정 과정에서 반발과 상당한 진통도 따랐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은 구조조정 과정에 인원을 줄이고, 경비를 줄이거나 부동산을 매각하기도 했다”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구성원의 희생이 따랐다”고 말했다.

/ 이선우·양성현기자 sh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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