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

지역내일 2010-05-17
2010년 5월의 단상

박익수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장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어버이 날, 입양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날들의 연속이다. 어디 이 뿐이랴. 근로자의 날, 스승의 날, 석가탄신일, 바다의 날 등 온갖 기념일로 이어진다. 벽에 걸린 달력을 보노라면 나만 알 수 있는 기호로 표식을 해 두었건만 본래 생각했던 의도에 맞게 제대로 챙기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효와 불효 사이
5월이라 더욱 가슴에 와 닿는 두 가지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이야기다. 며칠 전 부산의 모 경찰서에 당신의 아들을 고소하려는 부모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자식이 어떤 못된 짓을 하였기에 그랬을까 하는 호기심에 길지 않은 기사라 끝까지 읽어 보았다. 자식을 고소하려는 사연인즉 아들이 노후 품위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용돈도 제공하지 않았단다. 늙어서 돈이 어떤 의미를 가지길래 금쪽같이 키운 아들을 고소하려는 것일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았던 아들이었고 있는 것 다 퍼 주어도 아깝지 않았던 자식이었는데 무엇이 부모의 발걸음을 경찰서로 향하게 했을까?
두 번째는 세상과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다. 올해 어버이 날은 주말과 겹쳤다. 그래서인지 귀가길 고속도로는 거북이 주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상춘 인파에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 뵌 효자(?)들이 뒤섞인 휴게소는 인산인해를 이뤄 심한 몸살을 앓았단다. 몸은 고달프나 부모님을 뵌 포근한 마음은 얼굴에 비쳐진다. 올 봄은 이상저온으로 카네이션 한 송이에 5천원을 호가한다는 보도가 잇달았다. 비싼 꽃값과 교통체증으론 부모님에 대한 공경과 사랑을 막지 못한다.
위의 두 이야기에 등장하는 두 부류는 효와 불효의 대칭점이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선 어느 하나라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멀리 떨어져 있거니와 부모세대도 같이 사는 걸 원치 않아 모시기도 어렵다. 평범한 삶조차도 쉽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입신양명은 커녕 늘 부모의 걱정거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요즘 자식들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무탈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효도라는 조금 과장된 말도 들리는 모양이다.

사회적 효가 필요한 시점
이런 까닭에 전통적인 효보다 사회적인 효가 더 필요하고 강조되는 시점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 그리고 IT기술을 활용한 인터넷이나 화상전화 등이 전통적 효를 대신하여 사회적 효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심신이 병약해진다. 천하를 주름잡았던 역사속의 인물들도 그러했고 현시대를 살아가는 범인들도 마찬가지다. 또한 경제활동도 소원해질 수밖에 없어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게 된다. 궁한 마음은 있지만 자식에게 대놓고 손 벌리기는 어려운 일이다. 아프고 돈 없으니 자연스레 사회활동이 움츠려 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아프고 가난하고 외로운 것이 노인의 3고라 불리는 것이다. 노인 3고를 해소하기보다 그 고충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다. 해마다 5월이면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노부모가 살아 계셔 어버이 날이 각별하거니와 천직이라 여기고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얻은 직업병 때문일 게다. 내년 5월엔 이런 고민의 무게가 줄어들 길 바랄 뿐이다. 2010년 5월이 이렇게 지나간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