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지역내일 2010-06-04
유권자들은 정당의 변화를 원한다



김용호(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방선거에 패배한 한나라당은 초상집인데 반해 승리한 민주당은 함박 웃음이 그칠 줄 모른다. 이미 한나라당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사퇴한 후 비상대책위로 당을 꾸려가기로 했고, 대통령실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집권세력이 발 빠른 행보를 시작했다. 한편 민주당은 여유가 많지만 승리에 취해 있을 정도로 정치적 장래가 보장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시기에 양당이 앞으로 정당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성찰해 보자.

먼저 민주당의 경우 이번 선거의 승리에 도취하지 않고 차분히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위한 정치적 포석을 해나가야 한다.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 주는 메시지는 “야권이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는 것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없었다면 좋은 선거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후보단일화가 민주당의 호남정당 이미지를 크게 완화시켜 주었다. 앞으로 민주당이 국민참여당, 평화민주당 등과 합당함으로써 정치적 장래가 더욱 탄탄해 질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의 경우 기초단체장 선거를 거의 휩쓸었으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인천에서만 승리한 점을 곰곰이 되새겨 보아야 한다. 이제 유권자들은 광역, 기초 등을 가리지 않고 특정 정당에 몰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매우 전략적인 투표를 하고 있다. 많은 유권자들이 기초단체장은 민주당에게, 광역단체장은 한나라당에게 투표하였다. 따라서 중앙과 지방, 광역과 기초 등을 구별하지 않고 천편일률적으로 정책을 제시하거나 조직을 육성해서는 안 된다. 결국 민주당이 이러한 유권자의 투표 행태에 대비하지 않으면 2012년 선거에서 패배할 우려가 있다. 이번 선거의 승리가 나중에 독약이 되지 않도록 민주당이 신발 끈을 풀어서는 안 된다.

이제 한나라당은 인물, 정책, 지지기반, 전략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보아야 한다. 노인네 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40대, 50대의 참신한 인물을 발굴하여 당의 간판으로 내세워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새로운 스타로 등장한 송영길, 김두관, 이광재, 안희정 등과 경쟁하려면 한나라당도 지도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우리들이 새로운 지도자를 원하는 이유는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이명박대통령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실용중도 노선을 채택한 후 지지도가 많이 상승하였는데,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인해 안보에 너무 의존하였다. 유권자들은 무상 급식을 비롯한 복지, 교육, 보육, 건강, 사람답게 사는 것, 여가 등을 중시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이런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나라당 당원협의회가 솔선하여 유아원,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신설하는 캠페인을 벌려야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또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젊은층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었다. 한나라당은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유권자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 같다. 이들의 열정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당을 새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대처-메이저수상 시절 영국 노동당은 18년의 야당생활에서 탈피하기 위해 토니 블레어를 앞장세워 젊은 유권자를 끌어들이고, 또 노조 대신 이들을 앞장세워 당을 재건하였다. 미국의 오바마대통령이 젊은 유권자의 자발적인지지 덕택에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선두자인 힐러리 클린턴을 물리칠 수 있었다. 한나라당은 영국과 미국 정당의 경험을 교훈 삼아 젊은 유권자를 끌어 들일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의 발굴과 함께 이들이 원하는 정치적 상징이나 화두를 만들어내야 한다. 특히 한나라당을 찾은 젊은이들이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자신의 텃밭인 인천, 경남, 강원을 민주당에게 내 주었다는 것은 한국정치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한나라당도 영남정당에서 벗어나 전국 정당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적진에서 고군분투하다가 장렬히 전사한 호남지역의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선거후 적절한 정치적 역할을 주지 않으면 다시는 한나라당을 위해 희생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이것이 반복되면 한나라당은 영원히 영남 정당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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