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치연구소-내일신문 공동기획

지역내일 2010-05-19
사라진 개발 … 늘어난 일자리공약


④ 서울시 구청장후보 부동산·일자리 분야 공약 분석


부동산 가격의 전반적인 하향안정화 탓일까, 아니면 용산참사로 대표되는 도시재정비사업의 부작용 탓일까. 도시개발이나 지역재정비사업에 대해 실질적인 인허가권을 지닌 구청장을 선출하는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구청장 후보들의 공약에서 개발 확대보단 복지나 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제시된 개발공약도 대부분 현직 구청장들이 기존에 추진 중이던 재개발사업이나 뉴타운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정도이지, 신규로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은 손꼽을 정도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다. 복지와 교육분야에 공약이 집중되는 가운데서도 그동안 관심이 크지 않았던 재정비사업 추진방식의 수정이나 지역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공약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주민참여형 재정비사업
지금까지 추진되었던 재정비사업은 수익성 위주의 민간조합주도로 추진되어 원주민의 재정착률이 낮으며 아파트 위주의 획일적 공간을 양산해내는 문제점이 있었다. 재정비사업에 대한 구청장 후보들의 공약에서는 대안적인 개발방식으로 주민참여형 재개발(강북구 박겸수 민주당후보)이나 저에너지 친환경 재건축가이드라인 작성(강동구 이해식 민주당후보)을 제안했다.
도시재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주택의 유형을 다양화하겠다는 공약도 획일적으로 대형 아파트를 선호하던 종전의 방식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접근이다. 대학생 레지던스 공급(성북구 김영배 민주당후보), 다가구 다주택매입을 통한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마포구 박홍섭 민주당후보), 88만원 세대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1인 가구용 임대주택 확충(관악구 이봉화 진보신당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일자리 지역할당제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 부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면서 관할 지역내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청장 후보의 공약이 증가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지원을 위해 일자리추진과 관련된 부서나 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이나 관할 지역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이나 지역주민 고용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공약은 주목할 만하다. 중구의 민주당 박형상, 구로구 민주당 이성 후보 등이 제시한 방안이다. 그러나 구청이 이러한 공약을 집행할 정도의 재정적인 여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자영업·재래시장 보호
OECD 국가 중 멕시코를 제외하고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특징을 고려할 때 자영업자의 위기는 자치단체장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특히 경제침체기에는 가장 심하게 타격을 받는 것도 바로 자영업자들과 이들이 집적된 재래시장이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여 이번 선거에서는 자영업자를 보호육성하고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많이 제시되었다.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공임대식 아파트형 공장을 건립하거나(성북구 김영배 민주당후보), 소규모 영세상인을 위한 물류창고를 유치 (강동구 최용호 한나라당후보) 등의 인프라 건설 구상에서부터 직접 영농법인을 설립하거나 친환경 농산물의 직거래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은평구 김우영, 강동구 이해식 민주당후보의 공약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다.

창조산업 육성
이번에 발표된 지역경제 분야 공약 중에서는 지역의 전통적인 자원을 활용하여 상품을 개발하고 중소기업이나 재래상권을 활성화시키며 관광산업과 연계시키고자 하는 구상들이 많았다. 보석제품의 생산-유통-판매를 결합하고 우수작가와 큐레이터를 발굴하겠다는 종로구 정창희 한나라당 후보, 서울약령시와 카센터를 특화하겠다는 동대문구 유덕열 민주당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창의적인 인력을 육성하거나 지원하기 위한 문화예술지원센터나 창작지원센터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동대문구 방태원 한나라당 후보, 성북 예술창작센터를 건립하게겠다는 성북구 서찬교 한나라당 후보, 공연예술·음악·패션 등 1인 창조기업이나 창조벤처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성북구 김영배 민주당 후보, 가산디지털단지를 패션·만화영화산업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금천구 차성수 민주당 후보 등은 매우 신선하였다.
아파트 위주의 획일적인 개발과 대규모 자본을 유치를 통해 지역을 발전시키고자 했던 과거와 달리 개발과 일자리 분야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일자리와 도시재정비를 연계하고 지역의 내생적인 자원과 인력을 활용하여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이 앞다투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검증이 없었던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장기적으로 도시의 경쟁력 제고와 다양성 증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변창흠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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