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화성 등 2기 신도시 아파트 용지도 외면주택경기 침체, 건설사 구조조정 등 원인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주택경기 침체와 보금자리주택 공급, 건설업계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공공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 용지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주택사업에서 택지는 빵을 만들 때 밀가루와 같은 ''원재료''다.건설사들이 땅을 사지 않는다는 것은 사업을 유보하거나 포기한다는 의미다.
김포, 화성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와 같은 인기지역의 공동주택지도 예외가 아닐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2기 신도시 땅도 안 산다 =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7~9일 주택건설사업자를 대상으로 김포한강신도시 공동주택지 7필지에 대해 분양신청을 받았으나 신청회사가 한 곳도 없었다.LH는 미분양에 대비해 땅값을 5년간 무이자로 분할상환하도록 하고 ''토지 리턴제''까지 시행했지만 건설사의 반응은 냉담했다.토지 리턴제는 계약 체결 후 일정기간(1~2년)이 경과한 뒤부터 잔금 약정일까지위약금 없이 계약해지를 허용하고 그동안 낸 토지대금에 연 5%의 이자까지 얹어주는파격 조건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놀라운 결과다.
지난 9~10일 분양한 의정부 민락지구 공동주택용지 4필지에도 역시 신청회사가 한 군데도 없었다.LH에 따르면 올 들어 의정부 녹양, 고양 행신2지구 등 7개 택지지구(신도시 포함)에서 25개 필지의 공동주택용지를 분양한 결과 화성 동탄2신도시의 3필지만 매각됐고 나머지 22필지는 모두 미분양으로 남았다.
화성 동탄2신도시도 선수공급한 총 7필지 가운데 중소형 3필지만 분양됐을 뿐 나머지 중대형 3필지와 임대아파트용 한 필지는 팔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토지 매각을 서둘러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하는 LH에도 비상이 걸렸다.
LH 관계자는 "수도권의 입지가 좋은 공동주택지마저 미분양이 장기화할 조짐"이라며 "분양 조건을 개선해도 안 팔리니 답답한 따름"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있는 땅도 팔아야 할 판"..신규 투자 위축 = 이처럼 공동주택지가 안 팔리는 것은 불투명한 주택경기와 그로 말미암은 미분양 공포 및 금융기관의 건설사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위기의식이 커졌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를 지어도 2~3년 뒤에 팔린다는 보장이 없으니땅을 사두기가 겁난다"며 "분양이 100% 보장되는 곳이 아니면 투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일반 택지지구 아파트가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들어서는 보금자리주택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없는 점도 매입을 꺼리는 요인이다.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이달 말 발표될 건설사 신용평가를 앞두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대출 규모를 줄여야 할 상황이어서 신규 투자는 엄두도 못 낸다"며 "부채비율을 낮추고 유동성이 개선될 때까지 주택사업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상당수 중견 건설사들은 토지 매입보다는 보유 중인 사업부지를 정리하는 일에 더 매달리고 있다.
D건설은 지난해부터 2~3개 사업장을 다른 건설사에 매각한 데 이어 전국에 남아있는 10여 개 사업지를 사줄 인수자를 찾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PF 규모를 줄이기 위해 사업부지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요즘 같아선 미분양 아파트 처리도 버거운 상황인 데 신규 토지 매입은 무리"라고 말했다.내년부터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도 건설사가 토지매입을 꺼리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IFRS가 도입되면 토지 매입 등을 위해 은행에서 조달한PF가 부채로 잡혀 신용평가에서 불리해진다"며 "건설사들이 택지 매입 대신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 수주에 치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말께 공급될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중대형 민간아파트 용지 외에 나머지 일반 택지지구의 땅은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sms@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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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주택경기 침체와 보금자리주택 공급, 건설업계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공공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 용지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주택사업에서 택지는 빵을 만들 때 밀가루와 같은 ''원재료''다.건설사들이 땅을 사지 않는다는 것은 사업을 유보하거나 포기한다는 의미다.
김포, 화성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와 같은 인기지역의 공동주택지도 예외가 아닐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2기 신도시 땅도 안 산다 =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7~9일 주택건설사업자를 대상으로 김포한강신도시 공동주택지 7필지에 대해 분양신청을 받았으나 신청회사가 한 곳도 없었다.LH는 미분양에 대비해 땅값을 5년간 무이자로 분할상환하도록 하고 ''토지 리턴제''까지 시행했지만 건설사의 반응은 냉담했다.토지 리턴제는 계약 체결 후 일정기간(1~2년)이 경과한 뒤부터 잔금 약정일까지위약금 없이 계약해지를 허용하고 그동안 낸 토지대금에 연 5%의 이자까지 얹어주는파격 조건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놀라운 결과다.
지난 9~10일 분양한 의정부 민락지구 공동주택용지 4필지에도 역시 신청회사가 한 군데도 없었다.LH에 따르면 올 들어 의정부 녹양, 고양 행신2지구 등 7개 택지지구(신도시 포함)에서 25개 필지의 공동주택용지를 분양한 결과 화성 동탄2신도시의 3필지만 매각됐고 나머지 22필지는 모두 미분양으로 남았다.
화성 동탄2신도시도 선수공급한 총 7필지 가운데 중소형 3필지만 분양됐을 뿐 나머지 중대형 3필지와 임대아파트용 한 필지는 팔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토지 매각을 서둘러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하는 LH에도 비상이 걸렸다.
LH 관계자는 "수도권의 입지가 좋은 공동주택지마저 미분양이 장기화할 조짐"이라며 "분양 조건을 개선해도 안 팔리니 답답한 따름"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있는 땅도 팔아야 할 판"..신규 투자 위축 = 이처럼 공동주택지가 안 팔리는 것은 불투명한 주택경기와 그로 말미암은 미분양 공포 및 금융기관의 건설사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위기의식이 커졌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를 지어도 2~3년 뒤에 팔린다는 보장이 없으니땅을 사두기가 겁난다"며 "분양이 100% 보장되는 곳이 아니면 투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일반 택지지구 아파트가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들어서는 보금자리주택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없는 점도 매입을 꺼리는 요인이다.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이달 말 발표될 건설사 신용평가를 앞두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대출 규모를 줄여야 할 상황이어서 신규 투자는 엄두도 못 낸다"며 "부채비율을 낮추고 유동성이 개선될 때까지 주택사업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상당수 중견 건설사들은 토지 매입보다는 보유 중인 사업부지를 정리하는 일에 더 매달리고 있다.
D건설은 지난해부터 2~3개 사업장을 다른 건설사에 매각한 데 이어 전국에 남아있는 10여 개 사업지를 사줄 인수자를 찾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PF 규모를 줄이기 위해 사업부지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요즘 같아선 미분양 아파트 처리도 버거운 상황인 데 신규 토지 매입은 무리"라고 말했다.내년부터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도 건설사가 토지매입을 꺼리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IFRS가 도입되면 토지 매입 등을 위해 은행에서 조달한PF가 부채로 잡혀 신용평가에서 불리해진다"며 "건설사들이 택지 매입 대신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 수주에 치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말께 공급될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중대형 민간아파트 용지 외에 나머지 일반 택지지구의 땅은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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