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지방선거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지역내일 2010-06-22
선거는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정치권은 선거결과를 승패로 따지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민심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들의 의견이 다양하고 표면적 사회갈등뿐만 아니라 잠재적 갈등이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정책평가는 물론이고 국가안보를 보는 시각의 다양성, 현재 경제에 대한 만족도, 국민들이 원하는 자유의 수준 그리고 앞으로 사회갈등의 방향 등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불행하게도 여야당은 이렇게 중요한 선거의 메시지를 간과한 채 권력재편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치권이 선거결과가 의외였다고 느낀다면 그동안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권자 개인들이 수많은 이슈들을 모두 이해하지 못했을지라도 전체로서 국민들은 현 정부의 정책방향과 향후 정치갈등에 대해 정확한 의사를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대통령의 업무평가는 긍정적이고,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가 민주당보다 높지만 이번 선거에서 야당에 대한 지지가 상당했던 것을 보고 당황하는 이들이 있다면, 국민들이 얼마나 세련된 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국정수행 능력이 상대적으로 민주당보다는 높지만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정확하게 투표를 통해 정확히 보여준 것이다.
선거를 단순화시키면 유권자들이 정부여당에 대한 평가로서, 집권당에 만족하면 여당후보를 찍고, 불만이 크다면 야당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야당의 입장에서는 여당이 당면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정책적 오류를 범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여당에 대한 보상과 처벌이라는 간단한 메커니즘으로 투표결정을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훨씬 현명하다. 야당이 여당에 대한 불만을 해결해 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만 야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보낸다. 이번 선거에서도 야당이 좀 더 능력 있는 정당으로 평가되었다면 유권자 지지는 훨씬 늘어났을 것이다. 서울시장선거만해도 민주당이 좀 더 잘 준비했다면 더 많은 득표를 할 수 있었다.
현 정부는 이전 어떤 정부보다 복지비에 많은 예산을 배정했기 때문에 복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국민들은 어려운 이들을 위해 더 많은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방송연설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일방적인 설득이 아니라 대화를 원한다는 것을 이번 선거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상당수의 국민들이 촛불집회를 광우병공포라는 사회적 혼란이 아니라 소통부재가 야기한 정치적 불만의 표출로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정치권은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번 조사에서도 지역, 세대, 이념, 계층이라는 네 가지 갈등 중 계층갈등이 가장 우려해야 할 갈등으로 지적되었다. 이번 선거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울에서도 지역적 지지의 편중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위 강남의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를 지칭하는 강남 3구가 오세훈 시장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것은 유권자의 경제적 위치가 정치의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준 것이다.
비록 경제적 양극화가 이번 선거의 중요한 이슈는 아니었지만 앞으로 대선이나 총선에서는 중심이슈가 될 가능성 있다는 것을 눈치재야 한다. 지금보다 경제적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면 양극화의 문제는 폭발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정치권은 깨달아야 한다.
총선이나 지방선거와 같은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는 집권당에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집권당이 자기성찰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들 선거를 통해 집권당은 다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정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 것인지 판단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선거는 단순히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기회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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