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고향 부천에서 파주까지 강행군
여론조사 우위에 여유 보이면서도 긴장
25일 오후 4시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천역 광장 앞 역사계단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과 시민을 상대로 유세를 했다. 그는 “아직도 나의 집은 소사 3동 한신아파트 그대로 이고, 도지사로 수원에서 4년을 살면서도 늘 마음속으로 소사구민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내가 한 때 고향인 경상도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고심할 때 집사람이 ‘당신은 소사구민을 버리고 지역을 바꾸면 마누라도 바꾸겠다는 거냐’고 혼내더라.”
김 후보는 마치 가까운 이웃에게 말하듯 시민들을 상대로 30분 가까이 유세를 이어갔다. 연설 중간 중간 지지자들은 “김문수, 김문수”를 외치며 그를 반갑게 맞았다. 이날 유세에 참여한 김 후보의 후배인 부천시 의원 정영태씨는 “김 지사님은 국회의원 때부터 동네의 크고 작은 일을 모두 챙겨서 주민들이 절대적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하고 있는 최성표(44)씨는 “젊은 사람들 중에는 민주당으로 확 바꿔야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쪽에서는 김문수씨에 대한 지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부천시 중동에 산다는 택시기사 한 모(65)씨는 “김 문수 지사가 경기도를 많이 살려놨고, 이번에도 지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씨는 “천안함은 빨리 좀 수그러졌으면 좋겠다”면서 “손님들이 경제가 안좋아지는 것 아니냐면서 걱정을 많이하더라”고 시중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유세의 상당부분을 천안함 내용으로 채웠다. 부천유세는 물론이고 한강을 넘어 고양과 파주로 이어진 연설에서도 천안함에 시간을 많이 할해했다. 부천에서 시간을 지체해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늦어진 고양시 마두역 앞 유세에서도 그는 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북한의 천안함 피격을 공격하고, 야당후보들을 싸잡아 몰아세웠다.
하지만 부천에서와 같은 시민들의 강력한 지지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마두역 인근에서 제과점을 하는 이 모(58)씨는 “투표를 할지부터 아직 결정을 못했다”며 “사람 이름도 모르고 하는 투표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연설을 벤치에 앉아서 듣고 있던 동네 주민 강 모(64) 할머니는 “아직 누구를 찍을지 마음을 못정했다”며 “며느리가 세 명인데 서로들 다른 당 사람을 지지 하더라”고 했다.
한편 이날 오후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유시민 심상정 후보와의 경인TV(OBS) 주최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신경전을 벌였다.
유 후보가 “(김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것과 관련) 돈지갑이 든든하면 여유가 있는데 요즘 괜찮은 것 같다”고 하자, 김 후보는 “여론은 민심인데 하던대로 열심히 할 뿐”이라며 다소 느긋함을 보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17일째 경기도 모든 시군을 돌면서 ‘24박 25일 현장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날도 토론회가 끝난후 수행비서에게 “어디서 세수 할만한 데 없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정신없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 후보 선대위 한 관계자는 “지난번 도지사 선거는 여유있게 선거운동을 했지만 이번을 다르다”며 “김 후보의 깡다구가 그대로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부천 고양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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