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내년 가야 회복 가능성” … 시장안정·거래활성화 모두 잡기 어려워
분양가상한제 완화·양도세 감면 등 기대 … “활성화대책 불필요” 의견도부동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부동산시장 침체국면이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대책이 기대심리를 일으켜 오히려 침체기간을 늘리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도 부동산 시장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정부가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담보인정비율)에 직접적으로 손대기보다는 분양가상한제를 푸는 정도로 약한 활성화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은 견딜만한 침체 국면 =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재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에 들어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미래에셋부동산연구소(부동산114) 김혜현 이사는 “거래가 안되고 가격도 떨어져 침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양해근 자산컨설팅부 차장은 “침체기”라고 단정하며 “지난 5월에 수도권 지역에서 모두 가격하락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고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 차장은 침체이유로 △LTV DTI 등 대출규제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 △대규모 미분양 물량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 △민간경제연구소들의 부정적 리포트 등을 들었다.
삼성증권 김재언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은 “거래량과 가격이 동시에 침체된 상황”이라면서도 “가격 하락폭이 매우 작고 거래량이 줄면서도 시장이 잘 견뎌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최은영 전임연구원은 “조정국면”이라면서 “아직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아 장기침체 하락국면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반기도 지지부진 = 부동산 시장이 하반기에도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삼성증권 김 연구위원은 “침체상황이 좀 더 갈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 금리인상은 침체의 골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 양 차장은 “하반기엔 하락폭이 상반기보다 크진 않겠지만 약보합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 활성화대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금리인상도 예정돼 있는데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활성화되기도 어렵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최 전임연구원은 “하반기엔 약보합세를 유지하다 내년 상반기에는 반등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큰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고 전국적으로 집값이 동반 상승하거나 하락하기보다는 지역적으로 차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 김 이사는 “하반기에 추가적인 가격조정을 받은 후 4분기부터는 거래가 좀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가격도 회복되는 추세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부의 활성화대책은 앞으로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지금 같은 침체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어떤 대책 필요할까 = 부동산 거래와 공급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우리투자증권 양 차장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분양가 상한제 부분 폐지 △DTI와 LTV의 일부 지역 완화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기간 연장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 △지방 미분양 물량에 대한 리츠 세제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메리츠종금증권 최 전임연구원은 거래활성화를 위해 미분양 주택관련 지원책을 수도권까지 확대하고 공급활성화를 위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미래에셋 김 이사는 “정부가 내놓을 대책이 사실상 거의 없는데다 무리하게 내놓게 되면 조정되려는 시장을 다시 묶어둘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오히려 지켜보는 게 낫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정부가 내놓을 카드는 = 부동산시장 안정과 거래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정부 입장에서는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우리투자증권 양 차장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면서 거래를 활성화할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서 “집이 팔리지 않아 분양받은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관리처분신탁이나 부동산 투자신탁회사에 현물출자할 수 있는 대책을 생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파괴력이 큰 DTI나 LTV는 제외될 가능성이 크며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세제혜택과 분양가 상한제의 부분폐지 등도 나올 만 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김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가 연착륙한다고 보면 이는 정부가 원하는 방향”이라면서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많은 상황에서 정부가 DTI규제를 전면적으로 푸는 것은 어렵고 DTI규제를 일부 완화하고 분양가 상한제를 푸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 김 이사는 “대출을 좀더 원활하게 받을 수 있는 안이 나올 것”이라며 DTI나 LTV규제 완화를 예상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최 전임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 조정이나 폐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택구입자가 기존주택을 팔지 못해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된 사람에게 양도세 혜택을 주는 방안도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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