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진단>테러 폭풍 후 경제 대처방안은 (김기수 2001.09.13)
김기수 금융팀장
미국 심장부에 대한 자살테러 공격이후 경제적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테러의 공포는 다우존스는 물론이고 세계증시에 찬물을 끼얹고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12일 세계증시는 일제히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1만선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도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64.97포인트나 빠진 475.60을 기록했다.
민간소비지출이 크게 위축될 경우 미 경제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미국경제가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은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97년 IMF 통화위기 이후 다시 한번 심각한 경제난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IMF 이후 눈덩이처럼 늘어난 가계부채가 화근이 될 것이다.
내년 상반기 경제호전 전망은 물건너 갔다
초저금리 속에 은행의 가계대출은 눈덩이처럼 늘었다. 올 한해 동안 증가규모가 무려 3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8월 중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22조 7000억원에 달해 지난 1년 동안의 증가액 22조 5000억원을 이미 초과했다고 한다. 이는 같은 기간에 은행권 수신 증가액 39조 4477억원의 57%에 이르는 것이다. 은행권 수신의 절반 이상이 가계대출로 나간 셈이다.
최근 은행은 경기부진으로 기업자금 수요가 크게 위축되자 회수가 쉬운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최저금리를 내세우며 ‘바겐세일공세’를 퍼붓고 있다. 심지어 급전시장에까지 진출하는 형편이다.
올 들어 8월말까지 기업대출 증가액은 가계대출의 절반 수준인 11조2000억원에 머물고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세는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가 줄고 경기가 불황에 빠지면 실업률이 높아지고 소비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순환이 구조화될 경우 가계대출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된다. IMF 직후 금융기관들은 퇴출을 모면하기 위해 기업대출금을 무차별적으로 회수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단기 유동성 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부도처리됐다.
만약 경제가 다시 어려워져 금융기관이 퇴출위기에 놓인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은행은 대출금 비중이 높은 개인과 가계를 상대로 자금회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자와 원금을 갚지 못할 경우 담보로 잡힌 아파트는 경매처리되고, 보증을 선 사람들의 월급은 차압을 당하게 된다. 개인파산자가 늘어나고 가족은 해체될 것이다. 노숙자가 늘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크다.
그동안 정부는 개인이나 가계의 금융부채가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또 주 5일제 도입 등을 통한 소비진작을 유도하고 있다. 제조업보다 문화 관광사업 등 서비스산업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과 가계의 빚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미 테러의 여파로 세계경제가 대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경제대응에 대한 발상을 전환하고 궤도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은행빚을 통해 소비를 늘리는 고전적 방식보다 시중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인해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높여야 한다. 주식시장 폭락이 계속되면 세계경제는 공황으로 추락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면 세계경제는 회복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공적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고, 금융기관 지분 매각을 통해 시장경제의 기틀도 마련할 수 있다. 주가 상승으로 개인 가처분소득이 늘어 정부가 원하는 소비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초 저금리로 배당투자 관심높아 배당제도 활용해야
이를 위해 정부는 당장 배당제도부터 손질해야 한다. 초저금리로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오히려 손해보는 상황이 되자 배당투자를 결심한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은행정기예금보다 두배 가량 높은 배당금을 지급한다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기업들은 쥐꼬리 배당을 계속해 왔다. 평균배당성향이 22%로 미국(41%)과 일본(40%)에 비해 너무나 낮다. 평균배당수익률도 공금리(1년만기 정기예금금리)의 10~20% 수준으로 미국(36%) 영국(58%) 일본(53%)에 비해 턱없이 낮다.
배당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은 배당률을 높이고 과감한 현금배당을 해야 한다. 분기별 반기별 배당을 통해 투자자들이 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액면배당에서 현재 주가를 바탕으로 한 시가배당제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배당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등 관련 제도도 시급히 정비해야 할 것이다.
김기수 금융팀장
내일진단>
김기수 금융팀장
미국 심장부에 대한 자살테러 공격이후 경제적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테러의 공포는 다우존스는 물론이고 세계증시에 찬물을 끼얹고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12일 세계증시는 일제히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1만선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도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64.97포인트나 빠진 475.60을 기록했다.
민간소비지출이 크게 위축될 경우 미 경제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미국경제가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은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97년 IMF 통화위기 이후 다시 한번 심각한 경제난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IMF 이후 눈덩이처럼 늘어난 가계부채가 화근이 될 것이다.
내년 상반기 경제호전 전망은 물건너 갔다
초저금리 속에 은행의 가계대출은 눈덩이처럼 늘었다. 올 한해 동안 증가규모가 무려 3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8월 중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22조 7000억원에 달해 지난 1년 동안의 증가액 22조 5000억원을 이미 초과했다고 한다. 이는 같은 기간에 은행권 수신 증가액 39조 4477억원의 57%에 이르는 것이다. 은행권 수신의 절반 이상이 가계대출로 나간 셈이다.
최근 은행은 경기부진으로 기업자금 수요가 크게 위축되자 회수가 쉬운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최저금리를 내세우며 ‘바겐세일공세’를 퍼붓고 있다. 심지어 급전시장에까지 진출하는 형편이다.
올 들어 8월말까지 기업대출 증가액은 가계대출의 절반 수준인 11조2000억원에 머물고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세는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가 줄고 경기가 불황에 빠지면 실업률이 높아지고 소비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순환이 구조화될 경우 가계대출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된다. IMF 직후 금융기관들은 퇴출을 모면하기 위해 기업대출금을 무차별적으로 회수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단기 유동성 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부도처리됐다.
만약 경제가 다시 어려워져 금융기관이 퇴출위기에 놓인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은행은 대출금 비중이 높은 개인과 가계를 상대로 자금회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자와 원금을 갚지 못할 경우 담보로 잡힌 아파트는 경매처리되고, 보증을 선 사람들의 월급은 차압을 당하게 된다. 개인파산자가 늘어나고 가족은 해체될 것이다. 노숙자가 늘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크다.
그동안 정부는 개인이나 가계의 금융부채가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또 주 5일제 도입 등을 통한 소비진작을 유도하고 있다. 제조업보다 문화 관광사업 등 서비스산업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과 가계의 빚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미 테러의 여파로 세계경제가 대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경제대응에 대한 발상을 전환하고 궤도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은행빚을 통해 소비를 늘리는 고전적 방식보다 시중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인해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높여야 한다. 주식시장 폭락이 계속되면 세계경제는 공황으로 추락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면 세계경제는 회복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공적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고, 금융기관 지분 매각을 통해 시장경제의 기틀도 마련할 수 있다. 주가 상승으로 개인 가처분소득이 늘어 정부가 원하는 소비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초 저금리로 배당투자 관심높아 배당제도 활용해야
이를 위해 정부는 당장 배당제도부터 손질해야 한다. 초저금리로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오히려 손해보는 상황이 되자 배당투자를 결심한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은행정기예금보다 두배 가량 높은 배당금을 지급한다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기업들은 쥐꼬리 배당을 계속해 왔다. 평균배당성향이 22%로 미국(41%)과 일본(40%)에 비해 너무나 낮다. 평균배당수익률도 공금리(1년만기 정기예금금리)의 10~20% 수준으로 미국(36%) 영국(58%) 일본(53%)에 비해 턱없이 낮다.
배당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은 배당률을 높이고 과감한 현금배당을 해야 한다. 분기별 반기별 배당을 통해 투자자들이 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액면배당에서 현재 주가를 바탕으로 한 시가배당제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배당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등 관련 제도도 시급히 정비해야 할 것이다.
김기수 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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