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44) 대전 유성구청장은 대전에서 유일한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다.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현역 구청장을 1만표 이상의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전국적으로는 반한나라당 정서가 반영됐다 하더라도 최소한 대전에서는 민주당 바람이 거셌다고 볼 수 없다. 단체장과 지방의원 절반 이상을 자유선진당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유권자들이 허 구청장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고 볼 수 있다.
허 구청장은 이런 주민들의 바람을 ‘변화에 대한 요구’로 이해하고 있다. 민주당의 정책지향성과 함께 40대의 젊은 단체장을 통한 새로운 리더십의 요구가 그가 이해하는 ‘변화에 대한 요구’다.
이런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듯 허 구창장은 취임 일성으로 “쌍방 소통의 주민참여행정 실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민창안과 정책제안을 활성화하고 주요 쟁점현안들에 대한 다양한 여론수렴을 위해 공청회와 주민투표도 제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청의 예산과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완전히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또 정책 수립 단계에서 예산편성과 운영에 이르기까지 구정 전반에 각계 전문가와 구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구정 운영 전반에서 대화와 토론을 통한 의사결정 과정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취임 후 곧바로 구청 내 각 과별로 정기적인 ‘토론식 회의’를 주문했다. 이를 통해 구청 공무원 각각에게 ‘구정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요구한 것이다.
세종시 문제나 대덕연구개발특구 문제 등 유성의 경제나 비전과 직결된 굵직한 정치현안도 허 구청장의 고민거리다. 그는 “사실 구청장이 이런 국가적 정책현안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구민들의 뜻을 정치권이나 정부에 잘 전달하고 또 상황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취임 후 가장 많이 강조한 정책은 ‘교육’이다.
우선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마을별로 작은 도서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가장 가까운 곳에, 가장 안전하게, 또한 가장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 지역의 교육문화를 바꿔놓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학교와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연결하는 과학멘토사업을 추진, 유성을 과학영재의 산실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유성장학재단 설립을 통한 인재육성에도 구청이 직접 나서겠다고 했다.
허 구청장은 일자리와 복지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 과정의 지원조직과 물류센터를 통해, 또 장애인재활사업장을 설치해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이렇게 복합행정을 통해 구정을 빠른 속도로 쇄신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축제에 대해서도 허 구청장은 “여러 지자체들이 다양한 축제를 열지만 성공한 곳은 많지 않다”며 “실패한 원인 중 하나가 축제를 단체장 업적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려고 했거나 공무원 중심의 동원 축제화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지역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축제를 만드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대전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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