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빅3’ 한밤의 유세
인천계양서 정동영-“대통령후보였던 그가 왔다”
27일 정동영 의원은 김희갑 후보가 뛰고 있는 인천계양에서 5번 유세전을 펼쳤다. 특별한 연고 때문이 아니다. 김희갑 후보가 그의 계파 인물도 아니다. 태백의 최종원 후보가 한번만 더 다녀가 주면 박빙전을 뒤집을 수 있다고 요청했지만, 그는 전날밤 중앙당이 계양투입을 결정하자 이에 따랐다. ‘당과 지역에서 요구하면 그대로 따라 뛴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국회의원 복귀의 과정에서 휩싸였던 ‘사심’ 논란을 극복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저녁 7시 계산역 앞. 연단에서 사회자는 “17대 민주당 대통령후보였던 정동영 의장이 오셨다”고 소개했다. 사회자는 “정 의장이 대통령이 됐더라면 남북관계가 이렇게 파탄 났겠느냐, 4대강사업이 벌어졌겠느냐”며 그를 이명박 대통령과 맞대비시켰다. “그가 대통령이 됐더라면 노령기초연금이 깎였겠느냐”며 노인정책 관련 발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8시반 계산 홈플러스 앞 사거리, 유세장 패션으로 굳힌 노타이의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선 그는 “삼복염천에 6.25 이후 최대의 군사훈련이 동해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멀쩡한 한반도의 평화를 무너뜨리고 남방3각 북방3각이 대결하는 80년대로 되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자신이 이명박 대통령과 가장 대비되는 측면을 대북정책으로 내보인 셈이다.
‘정 의장’이 뜨자 멀리 대전과 부천 등지에서 몰려온 그의 열렬지지자들이 유세장 분위기를 달구었다. 대구출신이라는 한 열성팬은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하니까 사람들 사이에서 정동영이 대통령 됐더라면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을 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의 큰 표차 때문인지 민주당은 현정부의 실정을 김대중 노무현 10년과 대비시킬 뿐 “정동영이었다면…”이라는 말은 입밖에 내지 않았다. ‘정 의장’의 핵심지지자들은 민주당의 차기당권 경쟁을 눈앞에 두고 “정동영이었다면…”이라는 ‘MB 반사효과’를 통해 그에 대한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보는 듯 했다.
그러나 다른 한 여성은 “송영길 시장이 잘해서 인천에서 대통령이 나오기를 바란다”면서 “정 의장이 저번에 주류 비주류 하는 것 보고 실망했다”고 말해 차세대 광역단체장에 대한 앞선 기대감으로 정 의장을 ‘흘러간 물’로 치부해버리려는 심리도 엿보였다.
정 의원은 시장방문길에 민주당 당원이라는 한 중년 남성으로부터 “24년 산 토박이를 빼고 한달 산 생면부지를 공천하느냐”는 등의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특히 유모차를 끌고 외출나온 엄마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멈춰서서 한참을 얘기를 나누었다.
정 의원의 한밤 유세는 저녁아홉시반에 현장을 떠남으로써 비교적 일찍 끝났다. 그는 “열두시까지 유세를 해야지 벌써 마이크를 끄느냐”고 했지만, 김희갑 후보측이 밤늦게 시끄럽다고 민원역효과만 난다며 현장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인천계양=진병기 기자 j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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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계양서 정동영-“대통령후보였던 그가 왔다”
27일 정동영 의원은 김희갑 후보가 뛰고 있는 인천계양에서 5번 유세전을 펼쳤다. 특별한 연고 때문이 아니다. 김희갑 후보가 그의 계파 인물도 아니다. 태백의 최종원 후보가 한번만 더 다녀가 주면 박빙전을 뒤집을 수 있다고 요청했지만, 그는 전날밤 중앙당이 계양투입을 결정하자 이에 따랐다. ‘당과 지역에서 요구하면 그대로 따라 뛴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국회의원 복귀의 과정에서 휩싸였던 ‘사심’ 논란을 극복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저녁 7시 계산역 앞. 연단에서 사회자는 “17대 민주당 대통령후보였던 정동영 의장이 오셨다”고 소개했다. 사회자는 “정 의장이 대통령이 됐더라면 남북관계가 이렇게 파탄 났겠느냐, 4대강사업이 벌어졌겠느냐”며 그를 이명박 대통령과 맞대비시켰다. “그가 대통령이 됐더라면 노령기초연금이 깎였겠느냐”며 노인정책 관련 발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8시반 계산 홈플러스 앞 사거리, 유세장 패션으로 굳힌 노타이의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선 그는 “삼복염천에 6.25 이후 최대의 군사훈련이 동해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멀쩡한 한반도의 평화를 무너뜨리고 남방3각 북방3각이 대결하는 80년대로 되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자신이 이명박 대통령과 가장 대비되는 측면을 대북정책으로 내보인 셈이다.
‘정 의장’이 뜨자 멀리 대전과 부천 등지에서 몰려온 그의 열렬지지자들이 유세장 분위기를 달구었다. 대구출신이라는 한 열성팬은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하니까 사람들 사이에서 정동영이 대통령 됐더라면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을 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의 큰 표차 때문인지 민주당은 현정부의 실정을 김대중 노무현 10년과 대비시킬 뿐 “정동영이었다면…”이라는 말은 입밖에 내지 않았다. ‘정 의장’의 핵심지지자들은 민주당의 차기당권 경쟁을 눈앞에 두고 “정동영이었다면…”이라는 ‘MB 반사효과’를 통해 그에 대한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보는 듯 했다.
그러나 다른 한 여성은 “송영길 시장이 잘해서 인천에서 대통령이 나오기를 바란다”면서 “정 의장이 저번에 주류 비주류 하는 것 보고 실망했다”고 말해 차세대 광역단체장에 대한 앞선 기대감으로 정 의장을 ‘흘러간 물’로 치부해버리려는 심리도 엿보였다.
정 의원은 시장방문길에 민주당 당원이라는 한 중년 남성으로부터 “24년 산 토박이를 빼고 한달 산 생면부지를 공천하느냐”는 등의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특히 유모차를 끌고 외출나온 엄마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멈춰서서 한참을 얘기를 나누었다.
정 의원의 한밤 유세는 저녁아홉시반에 현장을 떠남으로써 비교적 일찍 끝났다. 그는 “열두시까지 유세를 해야지 벌써 마이크를 끄느냐”고 했지만, 김희갑 후보측이 밤늦게 시끄럽다고 민원역효과만 난다며 현장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인천계양=진병기 기자 j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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