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여는 책-<지구의미래>

지역내일 2010-07-29 (수정 2010-07-30 오전 8:35:25)
안종주
환경·보건 칼럼니스트


프란츠알트 지음. 모명숙 옮김
민음인. 1만5천원.


지난 겨울은 무척 추웠다. 요즘 기상청은 기상관측 이래 최고라는 말을 자주 쓴다. 아직 남아 있는 여름 더위는 어떨지 궁금하다. 무덥고 추운 날씨는 특히 서민들을 힘들게 한다. 냉난방비 등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제 지구 온난화나 에너지 문제는 정치인이나 에너지 전문가, 정부, 환경운동가만의 관심거리가 아니다. 모든 지구인, 지구촌에 살고 있는 한국인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고 또 점차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 문제이다. 요즘 에너지, 생태, 기후변화, 지구환경 문제를 다루는 책이 출판가에 자주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프란츠 알트의 <지구의 미래="">는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재생 에너지, 그 가운데서도 태양 에너지 이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구환경 문제나 에너지 문제를 고루 다루다 보니 이 분야에 상당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 이에게는 깊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정책을 펴야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며, 또 어떤 사고를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길잡이 구실을 하는 책이다. 좋게 한마디로 평한다면 ‘녹색성경’(그린 바이블)이나 ‘녹색불경’이라고나 할까.
1938년 독일 태생인 프란츠 알트는 40년 넘게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주로 정치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를 맡아 오면서 환경보호 운동도 꾸준히 해와 독일 환경상, 유럽 태양상 등을 수상했으며 <태양은 우리에게="" 계산서를="" 보내지="" 않는다=""> <생태주의자 예수=""> <생태적 경제="" 기적=""> 등 많은 저서를 펴냈다. 그의 이력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이 책은 쉽게 쓰여 누구나가 술술 읽을 수 있다. 특히 지구환경이나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이나 공무원, 정치인, 대학생 등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비전 없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20년 전만 해도 태양열, 풍력, 조력, 지열 등의 재생 에너지는 소수의 꿈이었지만 오늘날은 수많은 사람에게 희망이고 내일은 모든 사람에게 꼭 있어야 하는 필수품이다. 재생에너지로 우리는 지속적이고 새로운 경제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가 진단한 지구의 오늘 모습은 이렇다. “공업 국가들은 자연이 50만 일 동안 연소시킨 만큼의 석탄과 석유를 오늘날 단 하루 만에 연소시킨다. 이로써 날마다 전 세계적으로 1억 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온실효과 때문에 우리의 행성에서는 사막이 날마다 3만 헥타르씩 늘고 있다. 또한 침식으로 인해 8600만 톤의 비옥한 땅을 잃고 있다. 우리가 날마다 4만2천 헥타르의 숲을 벌목함으로써, 동식물이 150종씩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의 토대를 파괴하고 있다. 2만6천명의 사람이 날마다 굶주림과 물 부족 때문에 죽어간다. 지구가 현재 인구보다 두 배나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인간들이 없으면 지구는 더 나을 겁니다.”라는 달라이 라마의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저자는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이 모두 석유나 천연가스를 둘러싼 자원 쟁탈전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가 그토록 바라는 태양에너지를 비롯한 각종 재생에너지는 서로 싸우고 뺏고 할 필요가 없는 평화에너지이다. 그의 재생에너지 예찬론을 들어보자.
“태양은 현재 65억의 인간이 모두 소비하는 것보다 1만5천배나 많은 에너지를 지구에 보내 준다. 바람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것보다 208배나 많은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다. 세계의 에너지를 전부 얻기 위해 필요한 것보다 열다섯 배나 많은 바이오매스가 자라고 있다. 파도 및 조수 에너지는 우리가 소비하는 것보다 약 여든 배나 많은 에너지를 제공한다.”
알트는 우리가 고기를 덜 먹고,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즐겨 타고, 단열 효율이 높은 주택이나 난방이 아예 필요 없는 패시브 주택에서 산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건강해지고 환경오염을 덜 시키며 에너지에 들어가는 지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는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문명이기에 너무나 의존하고 있다. 그는 이를 두고 “나는 자동차를 탄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말로 비꼬며 자동차가 없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현대인들을 비판한다. 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철도를 중심으로 한 공공교통의 확충, 자전거도로 확대, 보행자 구역의 확대 등이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동물에 대한 애정도 드러내 보인다. 대량동물 사육, 잔인한 동물학대 등은 인간의 광기가 빚어낸 것이며 돼지 페스트, 광우병 등도 그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동물보호는 인간보호이고 동물에 대한 존엄을 존중해야만 인간의 존엄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세계는 물 오염과 물 부족에 고통을 겪고 있다. ‘강이 산다면 국민도 산다. 이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한 알트는 최근 4대강 사업을 두고 벌이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야당·환경단체 간의 극한 대립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라고 조언할까. 그는 생태가 모든 것에 우선하며 자연을 지배하겠다는 미친 짓은 빨리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예수의 삶, 예수의 가르침에서 생태적 종교를 보았다. 그래서 <생태주의자 예수="">를 펴냈다. 이 책을 선물로 받은 달라이 라마는 “다음 책에는 생태적 붓다에 대해 쓰시겠네요. 붓다는 예수처럼 무척 생태적이었답니다.”라고 알트에게 말했다. 저자는 “우리 공동의 지구는 우리가 파괴하지만 않는다면 미래가 있다”는 말로 책을 끝맺는다.
이 책은 단순히 독일이나 주요 선진국의 에너지 정책이나 지구 환경문제의 현황을 알리고, 비판하고, 대안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왜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 철학까지 담고 있다. 그래서 이 분야 전공자가 아닌 옮긴이의 실수-미국 남부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을 태풍으로(27쪽), 나무톱밥을 압축한 알갱이인 펠릿을 원자로에 쓰는 핵연료 덩어리로(28쪽), 10의 18승을 뜻하는 Exa를 1018로 (80쪽)한 등등의 역주와 번역-로 빚어진 옥에 티에도 불구하고 필자처럼 주말에 단숨에 읽는 책으로 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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