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

“부자동네·사교육1번지 이미지 벗는다”

지역내일 2010-08-17 (수정 2010-08-17 오후 1:40:49)



허리띠 졸라매고 경제살리기 집중 … 뒤쳐진 학교시설 개선에 우선 투자

“빨리 ‘강남 아줌마’ 돼야죠.”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 귀에는 아직도 두달여 전에 들었던 얘기가 쟁쟁하다. 한나라당에서 여성전략공천지로 강남을 낙점하고 그를 후보로 내세웠을 때 누군가 그랬단다. ‘경기도 고양에 사는 아줌마가 강남구청장으로 출마한다’고.
“이력을 보고는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고 해요.”
서울시 공무원으로 33년, 첫 여성 행정국장을 지낼 정도로 ‘일’로는 알아주는 이였고 자치구 업무에도 밝다. 신 구청장은 “행정국장 시절 25개 자치구 보조금 집행을 하면서 각 자치구 특성을 파악했고 강북구에서 부구청장으로 1년 8개월 근무하며 현장을 익혔다”고 말했다.
취임 첫날 거리에서 새벽 청소로 업무를 시작한 이후 하루 2~3개 동을 순회하며 주민들과 만났다. 하루라도 빨리 ‘강남 아줌마’가 되겠다는 움직임이었다. 서울시와 강북구 경험에 ‘강남’을 더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시간이었다”며 “몸이 힘든 만큼 강남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자신했다.
◆“과거 강남은 잊어달라” = 서울 구청장들이 오세훈 시장과 첫 대면한 다음 ‘강남 구청장이 제일 우는 소리 하더라’는 뒷얘기가 화제였다. 신연희 구청장은 “과거의 강남으로 생각하면 안된다”며 “강남구청 현상 유지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7년 88%이던 재정자립도는 올해 77.1%로 떨어졌고 올 들어 세입은 지난해보다 1200억원 가량 줄었다. 공동세 도입 후 지원되던 보전금도 내년부터는 없다. 강남구는 공동세 도입 전보다 세입이 2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임대아파트는 3번째,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는 8번째로 많아요. 주민 소득은 서초구가 가장 높습니다.”
신 구청장은 “‘부자동네’라는 과거의 이미지는 잊고 강남을 제대로 보아달라”며 “강남의 현실을 보고자 한다면 언제든 돌아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겠다”고 말했다.
우선 살림살이부터 다시 돌아보기로 했다. 그는 “주어진 예산을 알뜰하게 사용하는 것이 주민 행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불필요한 행사와 축제를 취소하고 각종 외주사업에 대해 대대적 수술에 들어간다. 9월 2차 추경에서 강남댄스페스티벌 등 행사성 예산 15억여원을 줄인다. 어린이회관이나 환경자원센터 건설 등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시설투자사업은 전면 재검토해 예산 규모를 줄이거나 사업시기를 조정한다. 외주사업은 일제점검, 폐지하거나 인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부자구’라는 별칭과 함께 벗어던질 또하나의 이름이 있다. ‘사교육1번지’다. 주민들은 그에게 ‘공교육 만족화’를 요구했다. 역대 구청장들은 풍부한 재원을 토대로 인터넷수능방송을 개설하고 학교앞과 골목길에 CCTV를 설치하면서 강남뿐 아니라 다른 자치구, 지방까지 도움을 주었다. 신 구청장은 당장 시급한 과제로 학교의 낡은 시설개선과 기자재 교체를 꼽았다. 그는 “강남이 ‘부자도시’라는 이유로 학교 환경·시설개선에서는 오히려 다른 지역에 비해 역차별을 받아왔다”며 “시설개선 부분은 최대한 신속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가 방과후학교 운영지원이다. 원어민 영어강사 채용 확대는 기본. 사교육 수요가 많은 수리·언어영역 교육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우수한 교사를 지역 내 학교에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중이다.

◆빈 건물 활용해 청년창업 지원 = 서울시 살림을 할 때 지자체 금고 중 처음으로 공개경쟁 제도를 도입, 서울신용보증기금 종잣돈을 마련했던 경험이 있다. 신연희 구청장은 그 경험을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에 접목시키기 위해 테헤란로와 강남대로 등 지역 내 주요 상업지역을 주시하고 있다. 빈 건물을 활용해 청년들이 고부가서비스분야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임대료 인하를 다각적으로 유도하고 창의적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는 찾아내 과감히 없앨 방침이다.
“강남이 명실상부한 금융 중심으로 발돋움하도록 시중은행 본점을 유치할 겁니다. 지역경제활성화라는 성과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상징적 의미는 충분합니다.”
강남의 첫 여성구청장으로 발을 내디딘지 한달하고 보름. 이웃 송파에서 2대째 여성구청장을 배출해 부담도 만만찮지만 이제 조금씩 길이 보이기 시작한단다. 벌써 절반은 ‘강남 아줌마’가 된 듯하다.
김진명 기자 jmkim@nai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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