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편중 심화될 수도”

2014학년도 수능 20년만에 대수술

지역내일 2010-08-20 (수정 2010-08-20 오후 2:03:23)

수능 2회 응시·과목수 축소 추진 … “부담은 그대로” 우려 목소리

현재 중학교 3학년생이 치르는 2014학년도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응시횟수를 2회로 늘리고, 응시과목을 축소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떨어지고, 자칫 국·영·수 편중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장기대입선진화연구회’는 19일 서울 신문로 역사박물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수능체제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수능 시험 보름간격 실시 = 개편안에 따르면 2014학년도부터 수능 응시횟수가 현재 1회에서 2회로 늘어난다. 수년간 학습한 내용을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평가해 진로를 결정하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란 것이 연구회의 설명이다. 시험은 11월에 보름 간격으로 시행된다.
응시과목은 현재의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이 각각 국어, 수학, 영어로 이름이 바뀐다. 또 난이도에 따라 국어 A/B형, 수학 A/B형, 영어 A/B형으로 구분된다. B형은 현행 수능 수준의 난이도이며 A형은 기존 수능보다 출제 범위가 좁고 훨씬 쉬워진다. 수험생은 자신의 학력수준과 진학할 대학의 계열 등에 따라 A형과 B형 중 선택해 응시하면 된다.
탐구영역은 유사 분야끼리 시험과목이 통합되고 응시과목수도 줄어든다. 사회탐구의 경우, 현재 윤리, 국사, 한국지리, 경제지리, 세계지리, 한국근현대사, 세계사, 법과사회,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과목수가 11개나 되고 이 중 최대 4개 과목을 선택하게 되어있다. 개편안은 11개 과목을 지리, 일반사회, 한국사, 세계사, 경제, 윤리 등 6개 과목으로 통합한 후 이 중 1개 과목에 응시토록 했다.
과학탐구도 현재 물리I, 물리II, 화학I, 화학II, 생물I, 생물II, 지구과학I, 지구과학II 등 8개 과목에서 최대 4개 과목을 선택하지만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 4개로 통합해 이 중 1개를 선택하게 할 계획이다.
산술적으로는 현재 최대 4과목에서 1과목 선택으로 줄어드는 것이지만 2~3개 과목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4과목에서 2과목 정도로 줄어드는 셈이다.
특히 중장기 대입 선진화 연구회는 제2외국어·한문영역을 수능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과목의 대입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읽기 중심의 수능으로는 실질적인 제2외국어 교육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사교육 확대 초래할 수도” = 이날 발표된 수능개편안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은 차갑다. 교육단체들은 이번 수능 개편안이 ‘실효성이 없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교총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학습부담 완화, 사교육비 경감, 고교 교육 정상화라는 총론에는 공감한다”며 “그러나 각론에서는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또 “탐구 선택과목이 통합되고 응시과목이 제한됨에 따라 특정 과목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 일부 과목은 수업 자체가 어려워져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제2외국어·한문영역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무책임하고 졸속인 방안”이라며 “수능을 15일 간격으로 두 차례 시행하면 보름짜리 수능대비 전략상품이 나오는 등 오히려 사교육 시장의 확대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또 “국어, 영어, 수학의 난이도 차별화 방안은 대학이 대입전형에서 난도가 높은 B형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며 “사회·과학탐구 과목수를 줄이는 방안도 시험범위는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학생들의 학습부담 완화는 과목수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내용의 문제"라며 "국영수가 아닌 탐구과목의 부분적 축소를 통해서는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일부 수능과목 중심의 교과 편법운영과 학교현장의 혼란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입학원서 일원화 등 일부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학습 고통을 가중하고 국·영·수 교과의 편중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일부 영역에서는 오히려 입시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입시전문가들은 대부분 “입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약해지겠지만 수험생이 느끼는 부담은 엇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장기 대입 선진회 연구회는 이날 세미나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이달 말까지 교과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권역별 공청회를 한 번 더 열기로 했다. 교과부는 이를 토대로 10월 말 정부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교과부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수능 출제과목을 조정할 필요가 있고 현행 수능이 수험생에게 과도한 학습부담을 준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10월 각계 전문가로 대입 선진화 연구회를 구성해 수능 개편안을 연구해 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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